"The length of our days is seventy years-- or eighty, if we have the strength; yet their span is but trouble and sorrow, for they quickly pass, and we fly away."(Psalms 90:10)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빠르게 지나가니, 마치 날아가는 것 같습니다."(시 90:10)
* 묵상 : 어제 고모님께서 92세의 일기로 별세하셨습니다. 분당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다녀오면서, 고모님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습니다. 제가 중학교 2학년 겨울방학이 막 시작될 무렵, 혼자 서울로 전학을 왔을 때 고모님 집에서 만 1년 반 정도를 살았기 때문에, 제게 고모님은 단순한 '고모' 이상의 의미가 있는 분이었습니다.
저의 아버지와 고모님은 서로 가장 잘 이해하고 또 이야기가 통했던 사이였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께서 살아생전 답답한 일이 있으면 언제나 고모님과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셨고, 또 고모님도 아버지가 계신 우리 집을 친정으로 생각하고 자주 들르셨지요. 아버지 어머니가 모두 돌아가신 후에도, 외롭고 또 고향 생각이 나실 때에는 어린 조카인 저의 집이 친정이라고 생각하고 들르실 정도로 고모님과의 관계는 아주 특별했다고나 할까요. 매사에 사리가 분명하고 똑똑하고 지혜로우며 두루두루 주변을 챙기셨던 고모님은 참으로 훌륭하셨습니다.
시편의 이 구절은, 부음 소식을 들을 때마다 늘 묵상하게 되는 성경 말씀 중의 하나입니다. 시편 기자는 우리 인생을 칠십, 또는 강건하면 팔십이라고 노래했습니다. 그리고, 강건해서 10년을 더 산다고 자랑할 것도 없는 것은, 그저 수고와 슬픔을 더 겪어야 하는 것 뿐이고, 그 마저도 날아가듯이 세월이 지나갈 뿐이라고 말합니다. 계속해서 그는, 우리가 이제 얼마를 살다가 이 땅을 떠나게 될 지 우리의 남은 시간들을 셀 수 있는 지혜를 달라고(12절) 간구하고 있습니다.
주님, 잔칫집에 가는 것보다 초상집에 가는 것이 더 낫다(전 7:2)고 했던 전도서 기자의 고백을 기억합니다. 고모님을 먼저 보내는 빈소를 다녀오면서, 다시 한번 주의 이 말씀을 묵상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천년 만년 살것 같이 욕심부리며, 자기고집대로 살지 않게 하시고 이 땅에서 사는 동안 주의 사랑 겸손하게 마음껏 증거하며 살 수 있도록 인도해주옵소서. - 석전(碩田)
'글-隨筆 · 斷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9, 서울 생명사랑 밤길걷기 (0) | 2019.09.01 |
---|---|
동네 배드민턴 동호회 유감 (0) | 2019.08.08 |
군복무 때부터 이어지는 인연 (0) | 2019.07.23 |
30년 근속, '바보상' 수상 (0) | 2019.06.22 |
갓모닝 컬럼 - 작별의 인사 (0) | 2019.05.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