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석 때 가족들이 둘러 앉아 차 한잔을 하는 중, 큰 집의 조카로부터 선물 받은 붓글씨가 곁들여 진 황금색 먹으로 그린 대나무 그림 한 점.
학교 앞에 있는 단골 표구사에 맡겼는데 오늘 찾아 가라고 연락이 와서 기쁜 마음으로 달려 갔더니 이런 멋진 보물로 만들어 놓았네요. 그야말로 '표구(表具)'입니다.
표구사 사장님 왈,
'맞습니다. 표(表)자가 '드러낼 표'자입니다. 감춰진 보물을 드러내어 빛나게 하는 게 표구(表具)라는 단어의 뜻입니다.'
사무실에 갖고 와서 임시로 창가에 걸어보니 방이 금방 환해 지는 느낌입니다. 아마도 예술 작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의 기분이 이런 마음인가 봅니다.
집 거실에 이곳 저곳 적당한 곳을 찾다가, 식구들이 가장 많이 드나드는 식당 입구 벽면을 최종 장소로 정해서 걸었더니 근사합니다.
p.s. 제가 이 작품의 작가를 '조카'라고 말했더니 저보다 한참 어리다고 생각해서 '젊은 사람이 쓰기엔 글씨 체와 내용이 좀 안 어울린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계시더군요. 조카는 저보다 네 살 연배이면서 평생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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