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隨筆 · 斷想

여의도 KBS 앞 전주 콩나물국밥집

석전碩田,제임스 2017. 10. 25. 20:36

한 달 전, 학교 근처의 콩나물국밥에 대한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렸더니 KBS에 근무하는 한 선배가, 여의도에도 제대로 진국을 낼 줄 아는 전주콩나물국밥집이 있다고 해서 오늘은 퇴근 후 여의도를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간 김에 한창 이사장과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 집회를 하고 있는 방송국을 이곳 저곳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30년 넘게 한 직장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하면서 방송국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로고 디자인에서 부터 방송 무대 디자인, 건물 공간의 사소한 인테리어 디자인까지 이 선배 본인의 손길이 스며있다는 걸 자랑스럽게 소개하고 설명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열심히 살아 온 자신감 넘치는 직장인의 긍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잠시 후면 북적되게 될 KBS 9시 뉴스 보도본부 스튜디오도 직접 구경할 수 있었던 건 이만한 연배의 고참이 아니면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나오는 통로에, 노조원들이 그 길을 지나갈 사장에게 다시는 돌아오지 말고 그냥 갔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꽃 한송이씩을 주려고 들고 기다리는 모습에서, KBS가 공영방송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그들의 간절함이 전해지는 듯 했습니다.  

 

갑자기 쌀쌀해 진 날씨에 따끈한 여의도 전주 콩나물국밥의 진국이 더 맛있게 다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