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隨筆 · 斷想

나는 중산층일까 서민일까?

석전碩田,제임스 2017. 8. 9. 10:25

아내가 이번 주 토요일 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지난 몇 개월 간 목감기 증상 때문에 이비인후과를 다니면서 약 처방을 받아왔는데, 시간이 가도 영 나아지질 않다가 우연히 다른 이비인후과를 갔더니 큰 병원으로 가는 게 좋겠답니다. 후두 부근에 종양이 있는데 시설이 좋은 대학 병원에서 정확하게 검진하는게 좋겠다는 말이었습니다. 가까운 강북 삼성병원에 갔더니 역시 후두 부근에 종양이 있어서 아무리 약을 써도 낫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그동안 동네의 어떤 병원은 후두염이라고, 어떤 병원은 기관지염이라고 약처방만 했던 의사들은 도대체 뭘로 진단을 했는지 괘씸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간단하게 제거하는 수술을 하면 된다고 해서 날짜를 잡는데, 수술 대기자들이 많아 9월에나 가능했던 일정이 갑자기 당겨지는 바람에 지난 금요일 수술 전 검진을 받느라 하루 종일 부산을 떨기도 했습니다


그 날 병원 복도에서 오랫동안 대기하면서 봤던 TV에 나오는 뉴스 중의 하나를 가지고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실제 어느 정도의 소득과 재산을 갖고 있는 사람이 부자일까, 그리고 중산층과 서민을 나누는 기준은 무엇일까하는 뉴스였습니다.

 

먼저, '중산층의 기준' 입니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합니다. “부채없는 30평대 아파트와 월급여 500만 원 안팎, 1억원 이상의 은행잔고와 중형 자동차를 갖고 있는 사람은 되어야 중산층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하는데, 동의하시는지요?

 

물론, 중산층의 절대적 기준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는 '중위소득'이라는 개념이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이는 소득 기준으로 가장 가운데 있는 사람의 소득을 중위소득이라고 하는데요, 내년의 소득 기준액은 올해보다 1.16% 올라, 4인가구는 4519000, 1인가구는 167만 원입니다. 그러니까 이 소득기준에서 50~150%인 가구를 중산층으로 분류하고, 50% 미만은 빈곤층, 150% 초과는 상류층으로 분류한다는 것이죠.

 

이런 소득을 기준으로 구분하는 것 말고 어떤 나라에선 다분히 감성적인 접근을 하기도 한답니다.

 

프랑스에서는 과거 부흥기를 이끌었던 퐁비두 대통령이 제시했던 '중산층의 조건'이 있는데, 가령 직접 즐기는 스포츠가 있어야 하고 다룰 줄 아는 악기도 있어야 하며, 또 근사하게 대접할 수 있는 요리실력이 필요하다고도 했습니다.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에선 페어플레이를 할 것, 자신의 주장과 신념을 가질 것 등을 중산층의 조건으로 꼽기도 했습니다.

 

상류층이나 중류층, 그리고 우리 같은 서민이나 가난한 사람 누구에게나 예외없이 찾아 오는 병(病)이서인지 종합병원에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었습니다. 병원 문이 열리자마자 갔는데 거의 하루 종일을 복도에서 대기해야 했습니다.

 

결론은, 중산층인지 상류층인지 아니면 가난한 사람인지 따질 이유도 없고, 또 돈 많은 것도 필요없고, 그저 건강하게 살다가 하늘이 부르는 날 행복한 소풍이었노라고 고백하며 훌훌 털고 돌아가는 건강한 삶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모쪼록 아내의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서 고운 목소리를 다시 찾을 수 있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