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바람이 참 많이 부는 날
이제는,
떠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 벽오동 잎들은
저마다 늦을쌔라
앞다퉈 여행을 떠났습니다.
재잘거리는 친구들이
잘 가라 요란하게 인사하고
바람이 친구가 되어 함께 길을 떠났습니다.
귀중한 열매
여행 보따리 마냥 하나 둘 안고
이리저리 날아가는 마음에
새로운 곳을 동경하는 설레임과 기대감이 충만했습니다.
바람에 날려 이리 저리 날리며 발길에 차이는
벽오동 잎들이 불현듯 내 모습을 닮았다는 생각에
친구의 손을 잡듯이 조심스레 잡았습니다.
바싹 말라 부서질 것 같아 안쓰럽습니다.
고이 정렬해 놓고 기념 사진도 찍었습니다. 그리고 약속합니다.
이 추운 겨울이 지나면
어느 양지 바른 곳에서 새로운 싹을 틔울 것을 기대하며 떠나 보내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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