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隨筆 · 斷想

벽오동 잎 흩날리며 떨어지던 날

석전碩田,제임스 2016. 12. 29. 07:35

오늘은,  

바람이 참 많이 부는 날  

이제는,  

떠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 벽오동 잎들은  

저마다 늦을쌔라   

앞다퉈 여행을 떠났습니다.  

 

재잘거리는 친구들이   

잘 가라 요란하게 인사하고  

바람이 친구가 되어 함께 길을 떠났습니다.  

 

귀중한 열매   

여행 보따리 마냥 하나 둘 안고   

이리저리 날아가는 마음에  

새로운 곳을 동경하는 설레임과 기대감이 충만했습니다.  

 

바람에 날려 이리 저리 날리며 발길에 차이는  

벽오동 잎들이 불현듯 내 모습을 닮았다는 생각에  

친구의 손을 잡듯이 조심스레 잡았습니다.  

바싹 말라 부서질 것 같아 안쓰럽습니다.  

고이 정렬해 놓고 기념 사진도 찍었습니다. 그리고 약속합니다.

 

이 추운 겨울이 지나면   

어느 양지 바른 곳에서 새로운 싹을 틔울 것을 기대하며 떠나 보내겠다고.

'글-隨筆 · 斷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밥바라기 별, 금성  (0) 2017.01.12
년초, 세월의 빠름을 실감하는 때  (0) 2017.01.05
송년의 계절 12월  (0) 2016.12.09
생떡국을 아시나요?  (0) 2016.12.07
대구 서문시장에 큰 불  (0) 2016.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