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에 어떤 일이 발생하거나, 한 사람이 두 가지 일을 모두 잘 할 때를 이르는 고사성어 중에 '양수겸장'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양수겸장의 원래 의미는 '장기에서, 두 개의 말이 동시에 장을 부르게 되는 일'을 의미합니다.
어제 제 스스로는 '양수겸장'이라고 생각하면서 실천했던 일이 하나 있습니다.
오랫동안 생명의 전화 소그룹 모임 공간으로 활용해왔던 골목 뒷쪽 1층 공간을 개조해서 이번 달부터 임대를 주기로 했는데, 그 공간에 쥬얼리 공방이 들어와 어제 새롭게 문을 열었습니다. 집 주인으로서 입주 세입자 축하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바로 옆 집에 지난 달에 새로 문을 연 꽃 가게에서 근사한 행운목 화분을 하나 구입해서 전달하면, 새로 시작하는 양쪽 두 가게를 다 격려하는 일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말하자면 양수 겸장인 셈이지요. 우리 부부가 묵직한 화분을 바로 옆 가게에서 직접 끌고 가서 축하를 해주니, 공방의 젊은 사장이 몸 둘바를 몰라하면서 고마워하더군요. 모쪼록 이런 행복 바이러스가 골목길 전체에 퍼져 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요즘 제가 살고 있는 집 뒷 골목이 이처럼 새롭게 변모하고 있는 속도가 놀라울 정도입니다.
사실, 1여년 전 쯤 <일상예술창작센터>가 바로 옆 집 이웃으로 이사를 온 후 벽화 그리기, 목공을 배우기를 원하는 사람들 강습 등 연남동 가꾸기를 하는 모습을 먼 발치에서 지켜보면서 간접적으로 깨달은 바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로서의 마을'을 지향하는 그들의 노력에 이웃으로서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생긴 것입니다.
멀지 않은 '홍대앞'이 하나의 문화 코드로 자리 잡으면서 북적이는 장소가 된지도 벌써 20여년은 된 것 같은데, 이제는 처음 홍대 앞 문화를 선도했던 언더 그라운드 음악 그룹이나 비보이 그룹들은 높은 임대료 때문에 변두리로 쫓겨나는 상황에서 그 대안으로 떠 오르고 있는 지역이 바로 내가 살고 있는 연남동이다 보니, 요즘 이곳은 그야말로 개발 열풍입니다. 카페가 들어서고, 두 집 건너 게스트 하우스가 하나씩 들어설 정도로 활황 그 자체입니다. 이런 와중에, 마을 공동체를 가꿔내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들이, 내 이웃이 되었다는 사실에 개인적으로는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 집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일이 잘 풀려 지속적으로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 봅니다.
1층 벽을 허물기 전의 모습
벽을 허물고, 창과 출입문을 개조 한 후 새롭게 장식한 벽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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