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행군.
무사히 다녀온 후, 지난 3박 4일간의 백두산 종주를 한마디로 무슨 말로 표현하겠느냐고 묻는다면 '강행군'이라는 말 밖에 없습니다. 떠나는 날 인천공항에 모이는 첫 모임, 새벽 6시 30분에 맞추기 위해서 4시에 기상해야 했던 것부터, 심양공항에서 백두산 아래 송강하까지 가는 10시간의 버스 여행, 그리고 그 다음 날 종주를 위해서 새벽 5시에 기상하여 12시간의 트레킹...그리고 그 다음 날 새벽 5시 30분부터 소천지, 녹연담 등을 둘러보고 아침 식사를 한 후에는 천문봉, 장백폭포를 들렀다가 곧바로 심양까지 10시간의 버스 여행을 계속했으니까요.
모든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오는 날, 심양 공항에서 수속을 밟기 위해서 길게 줄을 서 있는 중에 잠시 생각을 했습니다. 역시 백두산은 한 민족의 영산 답게 만만한 산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과, 절대로 오기가 쉽지 않은 곳임에는 분명하다는 생각 말입니다.그러면서도 이번 트레킹 기간 내내 맑은 날씨와 멋진 팀웤으로 모든 일정을 다 소화할 수 있었던게 큰 복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백두산 종주 트레킹을 다녀와서 이 감동과 멋진 느낌을 어떻게 표현할까 많이 생각했습니다. 혹시 나의 글들이 오히려 백두산의 멋진 장관에 누가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앞섰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구차한 말로 표현하기 보다는 오히려 사진으로 그저 담담하게 소개해드리는 것이 더 좋을 듯 하다는 생각에 다다랐습니다. 그리고 사진을 소개해 드리되, 중구난방으로 올리기 보다는 어떤 주제를 가지고 올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진은 다음과 같은 주제로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처음 백두산 종주를 계획을 할 때부터 백두산을 오르기까지의 막연한 호기심과 기대감, 평생에 한번 보기도 힘든다는 맑은 날씨 속에서의 천지를 하루종일 볼 수 있었던 행복감, 그리고 직접 백두산을 걸으면서 그 주변에 지천으로 피어 있는 수많은 종류의 야생화들로 인해 감탄했던 순간들로 분류해서 사진을 올려 보겠습니다.
호기심과 기대감
떠나는 날 아침 6시 30분, 인천공항 3층 C카운터 앞에는 서로 서먹 서먹한 관계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산이좋은 사람들에서 나온 직원이 사람들을 확인한 후 패찰과 일정이 인쇄된 유인물을 나눠줍니다. 아들 둘과 나를 포함해서 모두 11명. 3박 4일동안을 함께 할 분들입니다. 한쌍의 부부, 그리고 평생 백두산을 한번 가 보고 싶었지만 정년퇴직하면서 이제야 오게되었다는 3분의 노익장, 그리고 같은 스포츠 클럽에서 아는 사이인 직장인 남여 2명과 나의 후배 등이었습니다.
심양공항까지는 비행시간 약 1시간 30분 남짓..그러나 우리 나라와는 시차가 1시간이기 때문에 열심히 비행기를 타고 왔지만 현지 시간은 그대로. 이곳에서 현지인 가이드를 만나서, 첫 날을 묵을 호텔로 이동했습니다. 무순 ~ 신빈 ~ 통화 ~ 강원 ~ 무송 ~ 송강하 (소요시간 10시간)
심양공항에서 도착 표정..심양~송강하 간 10시간 버스 여행의 시작
이동 중 무순시 신빈현에 위치한 누루아치 조상의 묘(영능) 관람
첫쨋날 묵었던 송강하 서파지역에 있는 호텔과 호텔식 광경
백두산(장백산) 출입구(매표소) 출입하는데 100元, 환보버스 탑승료 80元
5호 경계비 주차장에서부터 천지가 보이는 곳까지는 1200여개의 계단길이 이어져요
경계병들의 뒷쪽은 북한땅, 한발짝만 넘어가면 越北이란다..처음 보는 천지의 장관
天池를 바라보고 느끼는 행복감
5호 경계비가 있는 서파 지역은 천지를 보려고 올라오는 관광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가이드는 올라가기 전에 우리들에게 신신당부를 했지요. 사람 많은 그곳에서 천지를 보지 않아도 우리는 하루종일 더 좋은 곳에서 더 많이 볼 수 있으니 시간을 지체하지 말라고.... 그러나 1200계단을 힘겹게 올라와서 처음 천지를 대한 마음이 그냥 지나칠수는 없는 노릇. 이곳에서 몇 장의 사진을 찍는데, 저 쪽에서 가이드가 외칩니다. "산이 좋은 사람들" 모이세요.ㅎㅎ
종주 허가증이 있는 사람들은 관광객들이 계단을 이용해서 다시 내려가지만, 우리는 왼쪽 옆으로 우뚝 높이 솟아있는 마천루를 우회하여 청석봉(2,662m)로 향합니다.
오늘의 종주 코스에서 지나가야 할 봉우리를 나열하면 이렇습니다.
마천루 ~ 옥주봉 ~ 미천봉(2,631m) ~ 청석봉(2,662m) ~ 한허계곡 ~ 백운봉(2,662m) ~ 녹명봉(2,603m) ~ 차일봉(2,596m) ~ 용문봉(2,596m) ~ 옥벽폭포(백두산의 만년설이 녹아서 떨어지는 폭포로 장백 폭포가 내려다 보이는 위치에 있음)
그러나, 트레킹을 하면서 이것이 무슨 봉이다라고 일일이 기억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저 올라갈 때 올라가고 내려갈 때 내려가는 것도 힘든 코스였으니까요.ㅎㅎ ^&^
5호 경계비를 뒤로 하고 본격적인 트레킹을 시작..저 멀리 관광객들이 오르내리는 계단이 보인다
"저 산위에 보이는 흰 게 바로 만년설이야" "에이, 설마..흰 바위일거에요."...직접 확인해보니 눈입니다
멀리 보이는 것이 만년설..진짜인지 확인하는 제임스.ㅎㅎ, 마천루에서 바라본 천지
청석봉에 올라 천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제임스 삼부자
다시 멀고 먼 길은 이어지고....
트레킹 중에 오른쪽으로 바라다 보이는 天池의 모습
한허계곡..청석봉 꼭대기에서 내려다 본 한허계곡.저 아래 보이는 길을 따라 내려갔다가 다시 오른쪽 위로 오르는 코스로, 백두산 종주 중 가장 힘든 구간입니다. 해발고도차가 500m이기 때문에, 1,000m를 오르내려야 합니다.
한허계곡으로 내려오기..하늘도 아름다웠어요
멀리 올려다 보이는 봉우리가 청석봉..계곡을 지나 다시 오르기 시작
한허계곡에서 백운봉으로 이어지는 길은 너덜지대와 초원길이 세 구간 정도 구분되어 있었지요
천지를 배경으로 싸가지고 간 도시락으로 늦은 점심을 먹는 행복감이란!!!
백운봉에서 용문봉까지 이어지는 길은 멋진 천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최고의 View Point
용문봉 아래 지점에서 천지쪽 경사면으로 하강..천지에 발을 담그고..(2시간 소요)
하루종일 좋았던 날씨가, 천지에 몸을 담그자 일진구름이 일어나고...ㅎㅎ^&^
종주코스의 마지막 구간..장백폭포를 바라 볼 수 있는 지점..뒷쪽의 폭포는 장백폭포
종주가 끝난 4일 후 입대하게 될 막내 홍찬이, 끝까지 완주해준데 대해 무한한 감사와 격려의 박수를!!
天池와 백두산 전역에 피어 있는 야생화의 천국
지난 해 여름, 파주로 야생화 관찰 여행을 떠났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 산야에 피어나는 야생화들의 이름을 알아가면서 귀한 꽃들을 만날 수 있어 얼마나 기뻤는지요? 그 때는 야생화가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가는 곳마다 수줍게 피어 있는 야생화들이 참 반갑기도 하고 귀하다는 생각을 했었지요.
그런데, 이번 백두산 종주 트레킹을 하면서 만난 백두산의 야생화는 정말로 말로는 형언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풍성함과 아름다움 그 자체였습니다. 둘러보는 곳마다 제 빛깔을 내고 있는 야생화가 어찌도 그리 많던지요. 우리가 방문한 그 기간이 절정기간이었나 봅니다. 백두산에서는 멀리 보이는 초록색 초원이 그냥 초록이 아니라 모두가 야생화 꽃 잔디 천국이라고 생각하면 틀리지 않습니다. 피어 있지 않은 꽃이 하나도 없을지경으로 만발한 백두산 야생화를을 한번 만나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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