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산행후기

2011. 1.21 남이섬-결혼기념일 나들이

석전碩田,제임스 2011. 1. 22. 15:47

121일 금요일.

 

결혼 22주년 기념일을 맞아 아내와 함께 2년전에 들렀던 남이섬을 다시 찾았습니다. 남이섬 안에 있는 호텔<..>에서 묵었던 그 때의 그 추억이 좋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바람 소리, 강 물 소리를 고요하게 들을 수 있도록 호텔 방 안에 텔레비젼도 없고 또 인터넷도 연결되지 않은 호텔. 다만 오랜 된 라디오가 바깥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도구인 호텔. 또 유명하진 않지만 에너지 넘치는 작가들의 작품이 온 방에 가득차 있는 갤러리 호텔방을 자랑하는 곳. 그곳에 가서 12일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우리의 결혼 기념일을 축하라도 하는 듯, 밤에는 쟁반같은 보름달이 환하게 밝혀 주었고, 아침에는 펑펑 함박눈이 쏟아졌지요. 2년 전과 마찬가지로 <해와 달>은 우리 두 부부을 위해서 아름다운 목소리로 한 시간동안 열창을 하면서 덕담을 해 주었습니다.  

 

남이섬을 찾을 때마다, 남이섬을 이렇게 기적같이 일궈낸 선배, 강우현 사장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무슨 인연인지 함께 아침 식사를 하고 차 한잔을 마시면서 지금까지 살아온 얘기들을 나누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으니, 이번 나들이는 이래 저래 행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  

 

 

 

 

 

 

 

 

 

 

 

 

 

남이섬 사장, 강우현 선배를 만나 함께 아침 식사를 한 후 한 컷 찍었어요. 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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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 나들이를 떠나기 전, 늘 애청하는 방송인 CBS FM방송의 <배미향의 저녁 스케치>에 다음과 같은 사연을 보냈습니다. 아쉽게도 남이섬에서는 93.9 Mhz인 이 방송이 잡히지 않아 듣질 못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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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녁 스케치에 사연을 보내는 것도 참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저희 부부가 결혼한 지 22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그동안 함께 살아오면서 잘 내조해준 아내, 박매희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부족한 제게 시집와서, 막내 며느리로서 시부모를 18년동안이나 모시면서도 내색 한번 않고 열심히 살아준 아내..그러면서도 두분 시부모가 다 돌아가신 지금, 그 분들을 모시면서 인생에서 배울 수 없는 귀중한 것을 배울 수 있었노라고 만나는 사람마다에게 진심어린 사랑으로 얘기하는 아내를 보면 참 고맙고 감사하지요. 저는 이런 아내를 보면서, 가끔씩 조선 시대때 우리 조상들이 지켰던 '삼불거(三不去)'라는 원칙을 말하곤 합니다.

 

삼불거란, '칠거지악(七去之惡)'에 대비되는 용어입니다. 이 땅의 여성들이 살기에는 암울한 시대였던 조선시대 때, 칠거지악이라는 유교전통법은 참으로 가혹한 법이었지요.

 

그러나 이 법에 대비되는 법으로 삼불거라는 법은 이 세가지가 해당되는 경우에는 칠거지악의 법을 어겼더라도 절대로 내치지 말라는 법이랍니다.

 

첫째, 아내가 시집을 오고 난 후에 재산이 불어난 경우. , 가난하게 살다가 아내와 결혼한 후 부자가 된 경우에는 내쫓지 말라는 것입니다.

 

둘째, 친정의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돌아갈 친정이 없는 경우에는 내쫓지 말라는 것입니다.

 

셋째, 시집을 온 후 시부모를 모시다가 두 분의 임종을 다 겪은 며느리는 절대로 내쫓지 말라는 것입니다.

 

아내가 바로 이 삼불거의 경우에 다 해당되기 때문이지요.

결혼 22주년..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간 것 같습니다. 지금 큰 아들은 대학 1학년을 마치고 군복무를 하고 있는데, 6월에 제대를 할 예정이고, 둘째는 대학 1학년을 마치고 올해 군대를 가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결혼 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해서, 남이섬으로 지금 가고 있는 중입니다.(오늘 오후 퇴근 후 6시쯤이면 가고 있을거에요) 2년 전에도 갔던 곳, <해와 달> 라이브 콘스트 장에 가서 멋진 공연도 보면서, 조용하게 강 바람, 달 그림자 밟고 돌아오려고 해요.

 

"매희씨, 정말 고맙고 감사하고 사랑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