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2814

불국사를 제대로 둘러보며...

지난 주, 대구에서 열린 생명의 전화 전국 대회 행사에 참석한 후 서울로 돌아오기 전, 경주 불국사와 석굴암을 일부러 찾았습니다. 행사 후 울적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발길 닿는대로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기도 했고, 또 경주 불국사와 석굴암은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절 수학여행을 갔지만, 그곳을 실제로 가긴 간 것인지 구체적인 기억이 전혀 없어 언젠가는 꼭 한 번 가봐야겠다고 늘 생각하는 곳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경주를 가는 도중, 2년 전 대구 한의대를 방문했을 때 알게 된 경산에 있는 경상도식 추어탕 일품 식당을 들러 한 그릇 먹고 가는 바람에 불국사에 도착한 시간은 출입문을 닫는 오후 6시가 훨씬 지난 시간이었지요.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출입문이나 보고 돌아 갈 심산으로 후문 입구에 조심스럽게 다가..

아브라함의 애통

"Sarah lived to be a hundred and twenty-seven years old. She died at Kiriath Arba (that is, Hebron) in the land of Canaan, and Abraham went to mourn for Sarah and to weep over her."(Genesis 23:1~2)"사라가 백이십칠 세를 살았으니 이것이 곧 사라가 누린 햇수라 사라가 가나안 땅 헤브론 곧 기럇아르바에서 죽으매 아브라함이 들어가서 사라를 위하여 슬퍼하며 애통하다가"(창 23:1~2)* 묵상 : 창세기 23장 첫 두 구절은 사랑하는 아내 사라와 사별한 아브라함이 슬픔의 감정을 쏟아내며 애통했다는 내용을 기록한 구절입니다.믿음의 조상이요 또 성경에서 가장 많..

유월이 오면 - 도종환

유월이 오면- 도종환아무도 오지 않는 산속에바람과 뻐꾸기만 웁니다바람과 뻐꾸기 소리로 감자꽃만 피어납니다이곳에 오면 수만 마디의 말들은 모두 사라지고사랑한다는 오직 그 한마디만깃발처럼 나를 흔듭니다세상에 서로 헤어져 사는 많은 이들이 있지만정녕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은이별이 아니라 그리움입니다남북 산천을 따라 밀 이삭 마늘 잎새를 말리며흔들릴 때마다 하나씩 되살아나는바람의 그리움입니다당신을 두고 나 혼자 누리는 기쁨과 즐거움은모두 쓸데없는 일입니다떠오르는 아침 햇살도 혼자 보고 있으면사위는 저녁노을 그림자에 지나지 않습니다내 사는 동안 온갖 다 이룩된다 해도그것은 반쪼가리일 뿐입니다살아가며 내가 받는 웃음과 느꺼움도가슴 반쪽은 늘 비워둔 반평생의 것일 뿐입니다그 반쪽은 늘 당신의 몫입니다빗줄기를 보내 감..

모든 사람에게 모든 것이 되는 자세

"Do you not know that in a race all the runners run, but only one gets the prize? Run in such a way as to get the prize. Everyone who competes in the games goes into strict training. They do it to get a crown that will not last; but we do it to get a crown that will last forever."(1 Cor. 9:24~25)"운동장에서 달음질하는 자들이 다 달릴지라도 오직 상을 받는 사람은 한 사람인 줄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 너희도 상을 받도록 이와 같이 달음질하라 이기기를 다투는 자마다 모든 일에 ..

깊음이 나를 삼키지 못하게

"Rescue me from the mire, do not let me sink; deliver me from those who hate me, from the deep waters. Do not let the floodwaters engulf me or the depths swallow me up or the pit close its mouth over me."(Psalms 69:14~15)"나를 수렁에서 건지사 빠지지 말게 하시고 나를 미워하는 자에게서와 깊은 물에서 건지소서 큰 물이 나를 휩쓸거나 깊음이 나를 삼키지 못하게 하시며 웅덩이가 내 위에 덮쳐 그것의 입을 닫지 못하게 하소서"(시 69:14~15)* 묵상 : 오늘 묵상하는 말씀은 극심한 고통 중에서 하나님의 사람 다윗이 하나님께 자기의 잘..

누가복음 후서, 사도행전

"In my former book, Theophilus, I wrote about all that Jesus began to do and to teach until the day he was taken up to heaven, after giving instructions through the Holy Spirit to the apostles he had chosen."(Acts 1:1~2)"데오빌로여 내가 먼저 쓴 글에는 무릇 예수께서 행하시며 가르치시기를 시작하심부터 그가 택하신 사도들에게 성령으로 명하시고 승천하신 날까지의 일을 기록하였노라"(행 1:1~2)* 묵상 : 오늘 묵상하는 말씀은 사도행전의 첫 두 구절입니다. 사도행전을 기록한 누가가 당시 많은 사람의 관심이었던 '예수'라는 사람과 관련하..

복음과 함께 고난을 받으라

"For God did not give us a spirit of timidity, but a spirit of power, of love and of self-discipline. So do not be ashamed to testify about our Lord, or ashamed of me his prisoner. But join with me in suffering for the gospel, by the power of God,"(2 Tim. 1:7~8)"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은 두려워하는 마음이 아니요 오직 능력과 사랑과 절제하는 마음이니 그러므로 너는 내가 우리 주를 증언함과 또는 주를 위하여 갇힌 자 된 나를 부끄러워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능력을 따라 복음과 함께 고난을 받으라"(딤..

개가 짖는 이유 / 견주, 라는 말 - 김선우

개가 짖는 이유- 김선우내가 나의 말입니다내가 나의 언어란 말입니다나는 말과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모르시겠어요?왜 말을 하지 않느냐고 자꾸....왜 말 못 하는 짐승이라고 자꾸....내 표정이내 행동이내 몸이말이란 말입니다말과 몸이 분리된 지 오래인당신 종족이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계간 (2019년 겨울호)- 시집 (창비, 2021)* 감상 : 김선우. 시인, 소설가.1970년 강원도 강릉 당두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강원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1996년 겨울호에 ‘대관령 옛길’ 등 10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하였습니다. 시집으로 (창비, 2000), (창비, 2003), (문학과지성사, 2007), (창비, 2012), (문학과지성, 2016), (단비, 2018), (창비, 20..

시편 144편

"I will sing a new song to you, O God; on the ten-stringed lyre I will make music to you, to the One who gives victory to kings, who delivers his servant David from the deadly sword."(Psalms 144:9~10)"하나님이여 내가 주께 새 노래로 노래하며 열 줄 비파로 주를 찬양하리이다 주는 왕들에게 구원을 베푸시는 자시요 그의 종 다윗을 그 해하려는 칼에서 구하시는 자시니이다"(시 144:9~10)* 묵상 : 오늘 묵상하는 말씀은 다윗의 노래로, 그가 골리앗을 이긴 후 했던 노래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 노래가 그 때 지어진 노래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잠잠히 곁에 함께 있어 주는 일

"Now we ask you, brothers, to respect those who work hard among you, who are over you in the Lord and who admonish you. Hold them in the highest regard in love because of their work. Live in peace with each other. And we urge you, brothers, warn those who are idle, encourage the timid, help the weak, be patient with everyone."(1 Thess. 5:12~14)"형제들아 우리가 너희에게 구하노니 너희 가운데서 수고하고 주 안에서 너희를 다스리며 권하는 ..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Now faith is being sure of what we hope for and certain of what we do not see. This is what the ancients were commended for."(Heb. 11:1~2)"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 선진들이 이로써 증거를 얻었느니라"(히 11:1~2)* 묵상 : 오늘 묵상하는 말씀은 '믿음장'이라는 별칭이 붙은 히브리서 11장의 첫 두 구절입니다. 여기에서 히브리서 기자는 '믿음'에 대한 개념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라고 개역 개정 성경은 번역하고 있지만 금방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는 쉽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지난해 년말 초판이 발행..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So do not fear, for I am with you; do not be dismayed, for I am your God. I will strengthen you and help you; I will uphold you with my righteous right hand."(Isaiah 41:10)"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사 41:10)* 묵상 : 오늘 묵상하는 말씀은 하나님께서 선지자 이사야의 입을 통해서 이스라엘의 궁극적인 회복, 즉 비록 지금은 압제자의 손에 짓눌려 포로된 상황에 있지만 종국에는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며 회복시켜 주실 것이라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Then Jesus said to his disciples, "If anyone would come after me, he must deny himself and take up his cross and follow me. For whoever wants to save his life will lose it, but whoever loses his life for me will find it."(Matt. 16:24~25)"이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하고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찾으리라"(마 16:24~25)* 묵상 : 영국 성공회 교회의 대주교였던 윌리엄 ..

가난한 사람과 거류민을 위하여

" 'When you reap the harvest of your land, do not reap to the very edges of your field or gather the gleanings of your harvest. Do not go over your vineyard a second time or pick up the grapes that have fallen. Leave them for the poor and the alien. I am the LORD your God."(Levi. 19:9~10)"너희가 너희의 땅에서 곡식을 거둘 때에 너는 밭 모퉁이까지 다 거두지 말고 네 떨어진 이삭도 줍지 말며 네 포도원의 열매를 다 따지 말며 네 포도원에 떨어진 열매도 줍지 말고 가난한 사람과 거류..

정읍별사 2 - 박정만

정읍별사井邑別詞 2- 박정만민들레 작은 꽃씨 하나가만리 허공 밖을 헤매이다가어디메 묵정墨井밭에 떨어져서눈부시게 눈부시게 피어나거든그게 바로 너인가고 여길지니내 가슴 한편에 봄 꿈 함께 꾸듯 그렇게 누워 있다가 바람 자고 운우雲雨 잘 내리거든찬란한 사랑의 꽃말 마구퍼뜨려놓고, 퍼뜨려놓고, 퍼뜨려놓고,날아가라, 적막한 사월의 뜰,인생의 싹수 노오랗게 사라진 대지 끝으로. 간혹 부질없는 목숨이 금단추같이 피어 길섶에 주저앉아 울음 울거든그것이 또한 싹수 노오란 나인 것을.인생은 저마다 외로운 섬과 같은 것, 안개 속에 가뭇없이 사라져서끝끝내 보이지 않는다 해도.흘러가는 곳 아무도 알지 못한다 해도 점점점...... 사라진다 해도......- 박정만 시집 (5象, 1986)* 감상 : 박정만 시인.1946년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