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퇴근 길에 강화를 다녀오면서, 저녁 식사를 위해서 들린
식당 얘기입니다. 늘 지나다니는 길이지만 이 날따라 눈에 띄어
들린 식당이 있었습니다.
'머무르고 싶은 순간들'이라는 조금은 긴 제목의 식당이었는데,
그곳에서 뜻하지 않게 밥집을 하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가는
한 분을 만나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흐름한 시골 집을 깨끗하게 리모델링한 식당은 장작으로 군불을
지펴 난방을 하고 있었고, 그러면서도 인테리어는 뒤떨어지지 않
으면서 세련된 작은 소품들이 주인의 세심한 배려가 깃든 아담한
장소였습니다.
특히 눈에 띈 것은, 마루 한 켠에 꽂혀 있는 수필집입니다. 식당
간판의 이름과 똑같은 표제로 발간된 책은 수익금 전액을 혼자
된 여성의 가정을 위해서 전액 기부금으로 전달하겠다는 조그만
안내판도 친절하게 놓여 있었습니다.
기꺼이 한 권을 구입했습니다. 살아가면서 느꼈던 단상들을 모
아 만든 수필집이었는데, 나름대로 치열하게 살아 온 흔적들이
그대로 베어있는 그런 내용들이었습니다. 또 대부분의 글들이
자신이 관리하는 블로그에 틈틈이 올렸던 글들이라고 하더군요.
비록 밥집을 하고 있지만, 무게 중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
는 모습이 너무 예뻐 친구 하자고 했더니 선뜻 손을 내밀면서 반
겨 주었습니다.
앞으로 강화를 오가면서 마음 내키면 부담없이 들릴 곳이 생겨
행복합니다. 특히 오늘같이 비가 오는 날이나, 눈이 펑펑 쏟아
지는 날에는, 군불 지펴져 있는 방에서 내다 보는 김포 들녘이
그만이라고 하네요.
*
출입국 관리사무소 일은 늘 스트레스를 받게 합니다. 창구에
앉아 있는 사람의 법 해석에 따라서 민원인들은 이리 저리 헤
매다가 결국 귀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해야 하는 일이 비
일비재하게 생기곤 하니까요.
며칠 동안 목동의 서울 출입국 관리사무소에 가서 겪은 일들
을 쓰자면 길지만, 생각도 하기 싫네요. 그저 창구에서 법 집
행을 하는 공무원들이 '합리적으로 판단'만 해 줬으면 좋겠다
는 소박한 바램이 있을 뿐입니다.
*
주말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저는 여전히 겨울 비 맞은 삼각
산을 오를 예정입니다.
▣ Before The dawn sung by Juda Prist
Before the dawn
I hear you whisper in your sleep
"Don't let the morning take him"
Outside the birds begin to call
As if to summon up my leaving
It's been a life time since I found someone
Since I found someone who would stay
I waited too long now you're leaving
Oh, please don't take it all away
It's been a life time since I found someone
Since I found someone who would stay
I waited too long now you're leaving
Oh, please don't take it all away
Before the dawn
I hear you whisper in your sleep
Don't let the morning take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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