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읽는 한 편의 詩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석전碩田,제임스 2024. 1. 15. 10:17

럽의 코페르니쿠스 기상변동 서비스와 미국 해양기상청이 1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74년 지구 기상관측사상 2023년이 가장 더웠던 해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들 기상관측 기관은 올해는 작년보다 더 더울 것이라는 일년 예상을 발표했다고 하네요. 원인은 엘리뇨 현상.  난 더운 게 싫은데, 걱정이 되네요.

번 주 한 주간의 일기예보를 보니 19일 금요일 쯤에 전국적으로 눈이나 비가 한 차례 내리고, 비가 온 뒤에는 극한의 겨울 한파가 또 한 차례 몰려와 다음 주 중반까지 계속될 것이라 합니다. 그러나 밤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까운 것처럼 추운 겨울이지만 얼음 아래에선 이미 봄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뒤, 북한산 산책길 옆에 서 있는 시입니다. 이곳으로 이사 온 후 배드민턴 운동을 하지 않는 날, 일 주일에 한 번 오르는 산책길에서 만나는 시입니다.  - 석전(碩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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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 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 시선집, <그대 앞에 봄이 있다>(문학세계사,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