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휴일을 이용해서, 1박 2일 강화를 다녀왔습니다. 멀리 뉴질랜드에서 짧게 다니러 온 친구가, 평소에 제가 강화를 자주 다니면서 퇴직 후 거처를 마련하는 준비를 하고 있다는 말에 이번에는 꼭 같이 강화에 가고 싶다고 얘기해서 이뤄진, 의미있는 여행이었습니다.
친구는 26년 전, 뉴질랜드로 이민을 가서 그곳에서 작은 교회를 목회하면서 행복하게 하나님 나라 확장에 힘쓰고 있지요. 저와는 35년 전 군 생활 중에 만나 그 때부터 친구가 된, 지금도 삶의 방향이 같은 막역한 친구입니다.
평소, 내가 강화에 가면 하는 일 중의 하나가 좋은 매물이 나와 있는 땅이나 집이 있는지 단골 복덕방을 들러 확인하는 일인데, 이번에도 친구와 함께 두 군데 정도의 땅을 둘러보기도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친구가 가장 의미있고, 소중한 만남이라고 했던 곳이 '심도학사(尋道學舍)'입니다. 서강대학교 종교학과에서 평생을 가르치시고, 퇴직 후 이곳에 정착하신 길희성 교수께서 삶의 방향이 같은 도반들과 공부하는 집이 심도학사입니다. 이름 그대로, '삶의 길을 찾기 위해 공부하고 명상하는 집'입니다. 내가면 저수지와 망월 평야, 그리고 석모도 앞 바다가 그림처럼 내려다 보이는 적석사가 있는 산 아래 위치한 이 집을 방문할 때마다 저는 마치 '내가 찾는 곳이 바로 이런 곳'이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2인 1실의 호텔 수준의 객실이 9개 구비되어 있고, 강당, 세미나실, 도서실, 식당 등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끼리 공부하기에는 최고의 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또 마음이 열려있는 훌륭한 '인도자'가 있으니 이에 더 무엇을 바랄 수 있을까요.
어제도 길 교수님이 심도학사를 열게 된 동기와 배경, 그리고 8년 전 문을 열 때의 일화 등 진솔한 대화들로 우리를 친절하게 맞이해주셨지요.
어제 소개 받았던 땅 중 한 곳이 하루가 지난 지금까지도 자꾸 생각이 납니다. 별립산을 등 진 남향의 나즈막한 땅에서 앞을 보면 탁 트인 전망에 고려산의 전체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멋진 풍광이 압권이었지요. 비록 내가 원하는 먼 바다가 보이는 장소는 아니지만, 대신 고려산의 전체 모습이 가을 황금 들판과 어우러져 멋졌습니다. 아마도 가슴이 뛰기 시작하면 또 몇 번은 더 가 봐야할 듯 합니다. ^&^ - 석전(碩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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