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1분 묵상

세례 요한의 죽음, 그리고 오병이어의 기적

석전碩田,제임스 2019. 3. 4. 13:42

 

"We have here only five loaves of bread and two fish," they answered." (Matthew 14:17)

 

"제자들이 예수께 말하였다. '우리에게 있는 것이라고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없습니다.'(14:17, 새번역)

 

* 묵상 : 살아가면서 '삶의 방향과 목적이 같은 사람'을 도반(道伴)이라고 하는데, 진정한 도반을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예수와 세례 요한은 당시 삶의 모습은 달랐지만 삶의 도반으로서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는 사이였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갑작스런 요한의 죽음에 대한 소식을 듣고 예수님은 물론, 따르던 제자들, 그리고 백성들이 느꼈을 무력감과 패배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성경은, 예수님께서 그 소식을 듣고 한적한 곳으로 나가셨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한적한 곳까지 자신을 찾아 따라 나온 군중들을 보시고 '측은히 여기셨다'(14)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 마음은 백성을 보고 느낀 마음이기도 하겠지만, 오히려 현재 본인이 느끼는 절패감 그 자체이기도 했을 것입니다.

 

오늘 묵상하는 구절은 예수께서 물고기 두 마리와 떡 다섯조각으로 오천명을 먹이신, 그 유명한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을 기록하고 있는 본문 중에 있는 말씀입니다. 이 기사를 다루는 마태복음과 마가복음(6), 세례 요한이 헤롯에 의해서 무참히 살해 당한 후, 그 비보를 들은 예수님이 한적한 곳으로 마음을 달래려고 나갔을 때, 몰려 든 군중들을 보시고 불쌍히 여겨 병을 고쳐 주시고 또 천국 복음을 전파하시다가 날이 저물어 일어난 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이 언제 있었는지를 말해 주고 있는 것이지요.

 

힘 없는 백성이 절대 권력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아마도 복음서 저자들은 이런 마음으로 이 기사를 바로 이곳에 배치하지 않았을까요. 자신에게 있는 보잘 것 없는 것이지만 주님 앞으로 가지고 나아오는, 즉 서로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함께 나눌 때' 바로 오병이어의 기적은 일어났다는 것을 증언하고 싶었던 마음 말입니다.

 

주님, 기도 응답은 요원한 것 같고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어가는 것같이 느껴질 때, 제자들처럼 나에게 있는 작은 것이지만 주님 발 앞에 내려 놓길 원합니다. 보잘 것 없는 감사, 그저 실망과 낭패감 밖에 없지만 만왕의 왕 되시는 주님께서 안수하시고 축복하시면 주의 기적이 일어날 줄을 믿습니다.- 석전(碩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