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며칠 동안, 집에서 뒹굴뒹굴하면서 엎드려 있든지 고개를 숙이고 있든지 해야 하는 기간 동안, 하도 심심해서 이곳 저곳 서핑을 하다가 발견한 두 사람입니다.
한 사람은, 강은도 목사.
시골 초등학교 친구이면서 교회에서 장로로 섬기고 있는 한 친구가 꼼짝 못하고 묶여 있는 내게 심심하면 한번 들어보라고 해서 알려 준 목사의 설교 동영상이었습니다.
우리 교단의 강승삼 목사님이 큰 아버지라고 하고, 집안에 목사가 줄줄이 30명이라고 하는 걸 보면 꽤 신앙의 집안 출신 목사라는 걸 알 수 있었고, 또 나름 이야기 꾼으로서 말씀을 참 잘 전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아직도 이런 설교가 통하는구나 하는 놀라움이 없지 않았습니다. 아시다시피 나와 같은 연배의 기독교인이 한창 신앙생활할 때만 해도 이런 류의 설교가 주를 이루었기 때문에 몰랐는데, 8,9년 전부터 100주년 기념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다 보니, 이제는 설교 단상에서 말씀 이외의 이야기, 즉 신상 발언이나 자기 자랑, 집안 자랑 등 성경 말씀 이외의 이야기 하는 게 너무 이상하게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내가 이 목사님을 폄하하는 건 절대 아닙니다. 탁월한 이야기꾼으로 설교를 알아듣기 쉽게 성도들에게 전하는 건 사실이지만, 이렇게 해서 이 분 목사님 한 분이 유명해 지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서글픈 생각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결국, 나중에 '김삼환 목사' 처럼 될 것이라는 것, 김삼환이라는 목사도 이 사람 나이에는 정말 말씀 잘 전하고 귀에 쏙쏙 들어오게 설교 잘 하는 목사 중의 한 명이었고, 소위 말하는 성공(?)을 했거든요. 그런데 결론은 작금 우리가 바라보는 한국 교회의 피폐 해 진 모습,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거든요.
교회의 구조가, 한 사람 담임 목회자에게 모든 게 쏠리는 지금과 같은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습니다. 결국, 제 이, 제 삼의 '김삼환'을 배출해내는 시스템이니까요.
그렇지만, 엎드려 자야해서 제대로 푹 잠을 못자는 요즘, 유투브에 올라와 있는 거의 모든 강은도 목사의 설교 동영상을 들었을거에요.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으니까요.ㅎㅎ 이런 걸 이율배반이라고 하나요?
두 번째 사람은 박희선 박사.
생활 참선을 소개하고 몇 년 전에 92세의 나이로 돌아가신 분입니다. 내가 하는 운동, 즉 축구나 배드민턴을 못하면 어떤 운동이 좋을까 고민하다가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이 분이 소개하는 참선에 관한 동영상이 눈에 번쩍 띄더군요.
이 분은 50대 중반에, 일본에 가서 참선을 제대로 배워와서 74세 고령에 에베레스트를 무산소 등정에 성공해서 기네스북에 오른 분입니다. 서울대 금속공학과 교수로 정년퇴직 한 공학자이기도 한데, 그 후 80대 중반에는 아프리카 최고봉인 킬리만자로를 또 그렇게 무산소 등정에 성공하신 분입니다.
자세를 바로 잡고 호흡만 잘 하면 놀라운 효과를 얻게 된다는 것인데, 몸이 좀 회복되고 나면 제대로 한번 알아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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