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낯선 전화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를 한 통 받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주차 공유 서비스를 하는 회사인데요 사장님을 좀 만나 뵙고 싶습니다”로 시작된 짧은 대화 후 만나기로 했습니다. 그의 제안에 흥미 뿐 아니라 그 아이디어가 어떤 건지 궁금도 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그들의 제안에 흥미를 보인 건, 비어 있는 주차장을 공유하면 수익이 생긴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용하지 않고 비어 있는 주차장들을 파악해서, 활용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연결해 줌으로써 불법 주차도 줄이고 또 안전하게 주차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연결했다는 데 흥미가 생겼던 것입니다.
조용한 주택가 골목길이 좋아서 이사 온 지, 올해로 23년 째. 최근 들어 늘어나는 불법 주차와 소란해 진 동네 환경 때문에 이제는 떠나야 할 때가 되었다고 직감하면서도, 그래도 이곳에 있는 동안까지는 쾌적하고 살기좋은 동네로 지켜보자고 날마다 고군분투 불법과 싸우면서 노력하고 있는 중이었기 때문에 그들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렸는지도 모릅니다.
그들이 제안하는 사업 방식은 대개 이런 것이었습니다. 스마트 폰 앱을 이용해서 이용자들이 홍대 앞과 연남동, 그리고 강남의 핫 플레이스 등에 있는 주차 가능 장소를 검색을 하면 실시간으로 검색이 가능하도록 하고, 주차장을 제공한 사람에게는 주차면 정비, 실시간 CCTV 설치 및 주차 여부를 알려주는 IT 기반의 센서 설치, 그리고 일정 금액을 매월 수익에서 배당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2대의 차를 주차할 수 있는 제가 사는 집은, 출근하고 나면 텅 비어 있기 때문에 물론 얼마간의 수익금이 생기지만, 돈 보다 더 매력적인 것은 비어 있는 주차면을 IT 기술을 이용해서 활용을 극대화 한다는 데 있습니다.
[Parking Friends]라는 상호명으로 오는 7월부터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서, 현장을 발로 뛰면서 조사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그들에게서 싱싱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 전화번호도 야간 시간에 주차해 있는 제 차의 전화번호를 보고 알아 낸 것이라고 하더군요. 설명을 들은 후, 그 들의 제안에 동의하고 계약서에 당장 서명을 했습니다.
각 구청에서 별도 법인(SPC)으로 설립해서 운영하고 있는 ‘구청 시설관리공단’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인데, 그들은 불법 주차로 벌어들이는 벌금으로 자기들의 인건비만 충당하고, 고작 하는 일이라고는 주차할 수 없는 골목길에 버젓이 불법으로 주차 라인만 더 그은 후 돈만 챙기고 있는 실정입니다. 새로운 주차 관리 시스템을 개발하여 운영하는 정책을 수립해 나간다든지, 주택을 구입하여 과감하게 공영 주차장을 늘려가는 데 자금을 투자하는 게 아니라 너무도 보수적인 운영만 하고 있으니 젊은이들이 이런 기발한 아이디어로 그 틈새를 노리고 사업으로 연결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제 마음 같아서는, 이번 지방자치 선거에서 도심지의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서 파킹 프렌즈와 같은 기발한 아이디어로 주차 정책을 제안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 힘쓰겠다고 공약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질 뿐 아니라 그가 당선되도록 적극적으로 선거운동도 해 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파킹 프렌즈 사업을 설명하는 젊은 청년이 건네는 명함을 받아들고 또 한번 화들짝 놀란 것은 그의 이름과 제 이름이 똑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름이 좋은 사람은 아이디어도 좋은 건가 봅니다.
이름의 한자(東錫)까지도 똑 같이 쓰는 이 젊은이를 이번 선거에 우리 동네 기초의원으로 내 보내는 건 어떨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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