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을 하면서 이런 저런 취미생활 동호회에 가입하여 직장 동료들과 친목을 도모하는데, 저처럼 그냥 이름만 걸어 놓더라도 웬만하면 다 가입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것입니다. 배드민턴 클럽, 축구 클럽, 등산 클럽, 스킨스쿠바 등 운동 클럽은 물론이거니와 신우회, 소모임, 동기모임 등도 있습니다. 몇 해 전, 급여이체 통장을 다른 은행으로 변경하면서 일제 정리는 해서 많이 줄이긴 했지만 아직도 3개의 동호회에는 가입되어 있습니다.
월 1만원. 그리 많지 않은 회비를 내면서 한 학기에 두 번, 개강과 종강 때 정기 모임이라고 점심을 함께 먹고 또 행사가 있을 때면 오라고 초청을 받습니다. 아마도 이런게 사람 사는 재미요 또 직장 동호회 활동의 묘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에는 두 군데 동호회에서 한 해동안 알뜰하게 회비를 운용하여 남은 돈으로, 브랜드 아웃도어 자켓을 하나씩 단체 구입하기로 했다면서 근사한 자켓을 보내왔더군요. 갑자기 두 벌의 자켓을 받으니 마치 공짜로 받은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행복하고 부자가 된 듯 했습니다.
회원들이 낸 회비를 알뜰살뜰하게 잘 운용하는 것, 그리고 가능하면 모든 회원들에게 그 회비의 혜택이 돌아가도록 할 때 평범한 회원들은 작은 행복감을 누리게 됩니다. 아마도 이것은 맡은 자들이 섬기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성실하게 자신의 일을 했기에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똑 같은 회비를 냈지만, 어느 동호회는 먹고 마시는데 흥청망청 쓰다보니 늘 돈이 모자란다고 투덜대는 소리만 들리니 말입니다.
직장의 동호회와 같은 작은 조직을 맡은 임원들의 역할도 이러할진대, 한 나라를 책임지고 있는 최고 책임자가 사리 사욕을 챙기기 위해서 기업들에게 불법으로 모금을 하고 또 아무 연관도 없는 사람들이 국정에 개입하도록 하여 국고를 축낸 '국정 농단' 사태는 두고 두고 안타깝고 볼썽 사나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 그 간의 사건을 일단락 짓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있을 예정입니다. 직장 동호회에서 보내 온 근사한 브랜드 아웃도어 자켓을 받은 날, 맡은 자의 자세를 다시한번 생각해 보는 아침입니다.
'글-隨筆 · 斷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After you, please. (0) | 2017.03.17 |
---|---|
이건 내가 아니야 (0) | 2017.03.13 |
비밀번호 유감 (0) | 2017.03.02 |
2017 정월대보름달 (0) | 2017.02.12 |
400년 전 사랑 이야기, 그리고 입춘(立春) (0) | 2017.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