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隨筆 · 斷想

한정희 선생님을 먼저 보내면서

석전碩田,제임스 2015. 3. 17. 11:36

지난 주말, 가까이 지냈던 지인 한 분을 하늘 나라로 먼저 보내드리는 작별을 했습니다. 토요일 아침 715, 한정희 선생님은 결국 이 생을 작별하고 저 세상으로 떠나셨습니다  

 

이틀 전인, 목요일 저녁에 병상을 찾아 뵌 것이 결국 마지막 만남이 되고 말았습니다. 삶의 마지막 구간을 힘겹게 달려가고 계신 한 선생님의 따뜻한 손을 잡고, '많이 힘드시죠?'라고 물었더니, 고개를 끄덕이면서 ', 많이 힘들어요'라고 대답하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 합니다. 그러면서 찾아 간 우리 동료들을 일일이 그윽한 눈으로 바라보면서 비록 말하는 것 조차도 힘들었지만, 평소 자신이 기억하던 좋은 모습을 언급하면서 찾아 준 걸 고마워하던 모습이 생생합니다.  

 

2008년 가을 쯤이었습니다. 당시 제가 새롭게 마포구교원단체 연합회 사무국장을 맡게 되었을 때, 먼저 경험한 사람으로서 익숙하지 않은 내게 도움을 주시려고 무던히도 애 쓰시면서 배려하셨습니다. 그렇게 만난 나와의 인연은 그 후 생명의 전화 교육을 받고 상담원이 되면서, 해오름 소그룹에서, 또 같은 동네 이웃으로 지금까지 이어져 왔습니다  

 

돌이켜 보면 그리 길지 않은 8년여 세월 동안,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참 많이도 나누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4년 전 쯤에 전혀 예기치 않은 '간암' 선고를 받고 난 후에는, 더 진솔한 삶의 이야기들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는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을 먼저 하늘 나라로 보내왔지만, 이번 한 선생님과의 마지막 작별처럼, 기쁜 마음으로 죽음을 인정하면서, 쿨 하게 인사했던 적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이미 정해진 잘 아는 길을 가는 사람들이 서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면서 인사하는 것처럼, 그저 담담하게 우리 앞에 가로 놓여 있는 '죽음'이라는 강을 건너는 모습를 보여 준 한정희 선생님이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두고 두고 생각이 날 것 같습니다.  

 

'먼저 가 있으세요. 우리도 다 금방 따라 갈테니 그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마지막 인사를 하자, '천국 문에서 기다리실 우리 주님을 만나는 게 기대된다'고 또박 또박 믿음의 고백을 하셨습니다. 이 음성을 들을 때, 믿음의 제자인 디모데에게 자신이 떠날 날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알고 마지막 유언같은 말씀을 했던 사도 바울의 모습이 떠 올랐습니다.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도니라'(딤후4:7~8)

 

20093, 마포구교원연합회 임원회의(홍대 정문빌딩 16층 라 스텔라에서)

 

- 20094, 마포구교원 연합회 임원 나들이 때 (강화에서, 서울디자인고 오경탁 선생님과 함께) 

-201010월 생명의 전화 35기 교육(12일 프로그램) 때 찍은 사진..뒷줄 빨간색 자켓을 입은 한 선생님

*Paper Lace의 Love Song 

Recently in your eyes I see
there's been a change in you
and the one said now all seems dead
and I just don't know what to do

Oh my darling you cannot hide
the love you once had for me has died

Yet my tend at the tournament
and let me your champion be
and if I win would you take me in
into your chambers secretly

Ask me who do I think of
when a moon is high and bright
ask me who do I dream of
well I dream of you tonight

Oh my darling you cannot hide
the love you once had for me has died
요즘들어, 당신의 눈을 보면,
당신에게 뭔가 변화가 생겼다는게 보여요.
우리가 예전에 속삭였던 말들은 이제 의미가 없어진 것 같아요.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아.저한테 숨길수는 없어요.
저에 대한 당신의 사랑이 이젠 식어버렸다는걸 말이에요.

아직도 난 당신의 사랑을 얻기 위한 경기에서
이기고 싶어요.
만약 내가 이기면,
당신의 방으로 비밀리에 나를 데려가 주겠어요?

달이 밝고 높게 떠있는 날
내가 누구를 생각하는지 물어보세요.
나한테 물어보세요. 내가 누구를 꿈꾸는지.
그래요, 난 오늘밤 당신 꿈을 꾼답니다.

아, 당신은 숨길수 없어요.
나에 대한 당신의 사랑이 이젠 식어버렸다는 걸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