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생명의 전화 해오름 소그룹 년말 모임을 가지면서 소그룹을 위해서 수고해 주신 몇몇 분들에게 최근에 내가 읽고 깊은 공감을 했던 장편소설 <구절초>(저자: 조윤숙)를 선물했습니다. 다른 여러 책 중에서 굳이 이 소설 책을 선물로 선택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해오름에서 공부했던 것이 바로 <이야기 치료>였는데 이 소설 이야기를 통해서 상담의 모형을 실제로 체험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혼, 우울증, 신용불량자, 자살 등 한 사람이 평생 한번 겪기도 힘든 일을 수없이 만나면서도 삶을 이어가는 한 여인의 이야기가 소설 구절초의 내용인데, 적어도 상담자로 봉사하는 우리들은 현대인들에게 다가 오는 이런 삶의 문제들을 그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의 심정을 이해하면서 들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소설을 읽으면, 주인공이 겪는 이런 모든 문제들을 마치 내가 겪고 있는 것 같이 세세한 내면 세계를 공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와 같은 우리 삶의 문제가 근본적으로 치유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무엇'이 필요한 지에 대한 힌트를 주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저자가 소설의 제목을 <구절초>라고 한 이유는, 그가 '작가의 말'에서 밝혔듯이 아홉번을 꺾여도 기어이 꽃을 피워내는 구절초가 소설의 주인공의 삶을 닮아서였을 것입니다.
▲ 소설 '구절초' 표지. |
그야말로 벼랑 끝 삶을 살아온 여인 ‘혜수’. 이 소설 속 주인공 한 여인의 삶의 이야기에는 저자 조윤숙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는 자서전적인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소설 구절초를 통해 미물인 연어도 알고 있는 회귀를 말하고 싶었다. 결국엔 우리 모두가 돌아가야 하는 그곳, 영원한 천국”이라고 말했습니다.
복음가수로 25년을 살면서 5천 교회를 넘게 다니며 사역해 온 저자는 “억압하는 사회에서 잘 드러나지 않지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에는 우울증도 많고 정신병자도 많다”며 “이런 삶의 어려운 고비를 건너가는 사람들에게 교회 안에서만은 이혼, 우울증, 신용불량자 등 자신의 모습을 솔직히 드러낼 수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교회가 은혜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면서 그들을 배척하고 끌어안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안타깝게 말합니다. 그는 “교회는 이들이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낼 때 받아주고 그로인하여 치료받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현대인들이 앓고 있는 삶의 문제를 드러내고 그 해결책을 제시하는 소설 ‘구절초’는 주인공 ‘혜수’와 또 다른 남자 주인공 ‘준서’의 이야기를 씨실과 날실로 엮어가면서, 삶에서 영원한 것은 없으며 영원한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을 때에야만 비로소 궁극적인 치유가 일어난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 소설을 탈고하고 난 후, “주인공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영원한 사랑, 억만년의 시간이 지난다 해도 절대 변하지 않을 사랑, 이슬처럼 스러져 없어질 뻔 했던 주인공은 '그 사랑'을 만난 후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으로 태어났다”고 말합니다.
불행한 한 여인의 이야기가, 우리 시대에 만연해 있는 삶의 곡절들을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의 메시지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또 우리 주위에 삶의 여러 문제들을 겪으면서 가슴 아파 하는 이들을 다 이해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들을 사랑할 수 있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아니 사랑은 하지 못하더라도 그들을 자신의 기준으로 판단하고 비판하면서 쑥덕거리는 악행을 범하는 우를 행치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혜수의 이야기가 읽혀져서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함으로써 상처입은 사람들이 치유받는 일들이 이곳 저곳에서 생겨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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