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독후감·책·영화·논평

[장편소설]구절초 - 조윤숙 著

석전碩田,제임스 2011. 1. 30. 10:42

난해 12월,  생명의 전화 해오름 소그룹 년말 모임을 가지면서 소그룹을 위해서 수고해 주신 몇몇 분들에게 최근에 내가 읽고 깊은 공감을 했던 장편소설 <구절초>(저자: 조윤숙)를 선물했습니다.  다른 여러 책 중에서 굳이 이 소설 책을 선물로 선택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해오름에서 공부했던 것이 바로 <이야기 치료>였는데 이 소설 이야기를 통해서 상담의 모형을 실제로 체험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혼, 우울증, 신용불량자, 자살 등 한 사람이 평생 한번 겪기도 힘든 일을 수없이 만나면서도 삶을 이어가는 한 여인의 이야기가 소설 구절초의 내용인데, 적어도 상담자로 봉사하는 우리들은 현대인들에게 다가 오는 이런 삶의 문제들을 그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의 심정을 이해하면서 들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소설을 읽으면, 주인공이 겪는 이런 모든 문제들을 마치 내가 겪고 있는 것 같이 세세한 내면 세계를 공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와 같은 우리 삶의 문제가 근본적으로 치유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무엇'이 필요한 지에 대한 힌트를 주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자가 소설의 제목을 <구절초>라고 한 이유는, 그가 '작가의 말'에서 밝혔듯이 아홉번을 꺾여도 기어이 꽃을 피워내는 구절초가 소설의 주인공의 삶을 닮아서였을 것입니다.

   
▲ 소설 '구절초' 표지.

야말로 벼랑 끝 삶을 살아온 여인 ‘혜수’. 이 소설 속 주인공 한 여인의 삶의 이야기에는 저자 조윤숙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는 자서전적인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소설 구절초를 통해 미물인 연어도 알고 있는 회귀를 말하고 싶었다. 결국엔 우리 모두가 돌아가야 하는 그곳, 영원한 천국”이라고 말했습니다.

 

음가수로 25년을 살면서 5천 교회를 넘게 다니며 사역해 온 저자는 “억압하는 사회에서 잘 드러나지 않지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에는 우울증도 많고 정신병자도 많다”며 “이런 삶의 어려운 고비를 건너가는 사람들에게 교회 안에서만은 이혼, 우울증, 신용불량자 등 자신의 모습을 솔직히 드러낼 수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교회가 은혜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면서 그들을 배척하고 끌어안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안타깝게 말합니다. 그는  “교회는 이들이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낼 때 받아주고 그로인하여 치료받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대인들이 앓고 있는 삶의 문제를 드러내고 그 해결책을 제시하는 소설 ‘구절초’는 주인공 ‘혜수’와 또 다른 남자 주인공 ‘준서’의 이야기를 씨실과 날실로 엮어가면서, 삶에서 영원한 것은 없으며 영원한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을 때에야만 비로소 궁극적인 치유가 일어난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 소설을 탈고하고 난 후, “주인공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영원한 사랑, 억만년의 시간이 지난다 해도 절대 변하지 않을 사랑,  이슬처럼 스러져 없어질 뻔 했던 주인공은 '그 사랑'을 만난 후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으로 태어났다”고 말합니다.   

 

행한 한 여인의 이야기가, 우리 시대에 만연해 있는 삶의 곡절들을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의 메시지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또 우리 주위에 삶의 여러 문제들을 겪으면서 가슴 아파 하는 이들을 다 이해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들을 사랑할 수 있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아니 사랑은 하지 못하더라도 그들을 자신의 기준으로 판단하고 비판하면서 쑥덕거리는 악행을 범하는 우를 행치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혜수의 이야기가 읽혀져서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함으로써 상처입은 사람들이 치유받는 일들이 이곳 저곳에서 생겨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