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隨筆 · 斷想

예술, 그리고 재능을 주신 하나님

석전碩田,제임스 2009. 6. 12. 17:05

약 1년 반 전, 미술대학 교학과로 근무처를 옮긴 후 매주 금요일 오후면 목격하게 되는 광경

이 하나 있습니다.

 

교학과  바로 앞에 위치한 미술관에 전시되는 그림이나 작품들을 철거하고  또 그  다음 주에

전시하려고 하는 학과나 학생들이 줄지어서 작품을 대기시켜  놓는 광경이 바로 그것입니다.

앞선 팀이 금요일 오후에 작품을 철거하기가 무섭게  다음 전시 팀들은 또 다른 준비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가 곧바로 작업을 시작해 주말을 이용해서 뻘뻘 땀을 흘리며 전시준비를 하는

광경을 한 주도 거르지 않고 목격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만든 작품을 다른 사람에게 잘 보여주기 위해서 전시실을 꾸미는 손길들을 곁에서 지

켜 보고 있노라면 어떤 때에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됩니다. 쓰레기만 쌓여 있는 것 같이  잔뜩

지저분해져 있던 공간이,  오픈 축하행사를 한다고 전갈을 받고 가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깨끗하게 정리되어 또 다른 세상을 연출하게 되곤 하지요.

 

이런 광경을 지켜 보면서 미술을 전공하지 않는 사람의 입장에서 한 가지 새롭게 깨닫게  된

것은, 예술 작품을 하는 작가들 대부분이, 자신의 작품을 갤러리에 전시하는 일에 거의 모든

에너지를 투자할 정도로 올인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사실, 제가 미술대학 교학과로 오기전

까지 홍익대학교 만 20년을 근무했지만, '예술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전시회를 갖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피부로 느끼면서 알 만한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표현해야 옳을 것 같습

니다.

 

어떤 분은 제가 이런 소감을 얘기하면 '예술가가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와 시간

이 바로 전시회이기 때문'이니까 이해해야 한다고 말 해 주시기도 합니다. 또 예술가에게 있

어서 그런 것(이 세상에서 자기가 최고이고 자기밖에 없다는 "예술적인 끼")이 없다면 이미

예술가가 아니라면서, 한껏  변호하는 설명을 하는 분도 만나게 되지만, 솔직히 말하면,  이

렇게 전시회를 통해서 자신의 작품을 최대한 멋지게 다른 사람에게 나타내 보이려고 하는

행위를 접하면서, '자기 자신을 자랑하는 행위'와 무엇이 다른 지를 아직까지 깊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

 

구약 성경 출애굽기에는 여호와 하나님이 이스라엘 민족에게 하나님과 사람이 만나서 소통

하는 장소인 <성막>을 어떻게 지으라고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설명이

얼마나 상세한지 감탄을 발할 정도이지요.  성막을 짓기 위해서는 어느 한 분야의 공예기술

이 필요한 게 아니라, 목조형, 섬유미술, 금속조형, 조소, 디자인, 도예와 같이 미술 전 분야

의 기술이 필요했습니다. 출애굽기 35장과 38장을 읽어 보면 이미 이 시대에 '디자인'이라는

용어가 사용될 정도입니다. 그런데, 성경은 갖가지 공교한 기술들을 오홀리압과 브살렐에게

"하나님이 지명하여 부르셔서 지혜와 총명, 재능을 주셨다"고 분명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공교한 기술과 재능, 그리고 갖가지 디자인 능력을  주신 분에게

영광을 돌려드리는 것이야 말로, 그 기술을 가진 자의 본분이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을 했

습니다. 그 분께 영광을 돌려드리는 대신, 그 영광을 스스로 가로채고 있다 보니 결국 모든

어그러진 문제들이 연이어서 터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말입니다.

 

▣ The 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 sung by Goerge Michael

 

The 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

I Thought the sun rose in your eyes

And the moon and stars were the gift you gave

To the dark and empty skies, my love

To the dark and empty skies

 

The first time ever I kissed your mouth

I felt the earth move in my hand

Like a trembling heart of a captive bird

That was there at my command, my love

That was there at my command

 

The first time ever I lay with you

And felt your heart so close to mine

And I knew our joy would fill the earth

And last till the end of time, my love

And it would last till the end of time, my love

The 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

Your face, your face, your f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