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날 때마다 나를 놀라게 하는 한국의 청년이다.”(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
“한국이 놀라운 나라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알려준 리더이다.”(리언 라포트 미 육군대장, 전 한미연합사령관)
“단연 한국을 대표할 만한 20대다.”(토머스 하버드 전 주한미국 대사)
이런 칭찬을 받은 인물이 있다. 1981년 생인 김정훈씨는 평범한 대학 3학년생이던 2004년 느닷없이 세 통의 편지를 썼다. 수신인은 리언 라포트 한미연합사령관과 미국 정부를 대표하는 토머스 하버드 주한 미국대사, 그리고 한국 외교의 수장 윤영관 외교통상부 장관 앞이다. 교양으로 듣던 ‘국제정치학의 이해’라는 과목에서 한국군의 이라크파병에 대한 찬반토론을 벌이다 궁금증이 생겼기 때문이다. 당시 학생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논란의 핵심인 미국이라는 나라와 한미관계에 대해선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의 전쟁에 왜 한국군이 참전해야 하는지가 주제였는데도 말이다.
놀랍게도 세 편지 모두 답장이 왔다. 뿐만 아니라 그 해가 가기 전 세 사람과 단독대담이라는 놀라운 성과로 이어졌다. 5월엔 하버드 대사를, 7월엔 반기문 장관(윤영관 장관의 퇴임 후 반 장관 취임)을, 11월엔 라포트 사령관을 만났다. 특히 라포트 사령관은 면담 전 한미연합사 공보관을 통해 판문점과 군사분계선을 견학할 기회를 제공했다. 개인 자격으로 판문점을 방문한 최초의 대학생이라는 기록과 함께. 스물네 살에 그가 경험한 것들이다.
김씨의 도전은 계속됐다. 세 번의 꿈 같은 만남을 계기로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되겠다’는 꿈을 갖게 된 김씨는 ‘희망’이 ‘현실’이 되는 세상을 만드는 비전을 세우고, 전공(홍익대 조치원캠퍼스 금융보험학과)과 무관한 ‘정치 외교’에 뜻을 품기 시작했다. 그 후 ‘대학생 정치 외교연구단체’를 설립한 김씨는 한국 대학생 최초로 대규모 국제회의를 개최하는 등 남들이 보기에는 무모한 도전정신으로 ‘세계의 리더’들과 소통을 시작했다.
브레이크 없는 그의 모험은 대학 재학 중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 국내외 80여명의 세계적인 리더를 만날 기회를 가져다 주었다. 스스로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차세대 리더’로 실력과 내공을 쌓아온 것이다.
그러면 올해 스물 아홉 살인 그는 지금 뭘 할까. 김씨는 ‘서울시 홍보정책 담당’을 거쳐 역대 최연소 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참여하여 언론담당을 하였고, 현재는 외교통상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홍보관으로 일하고 있다. 88세대, 청년실업난 어쩌고 하는 이야기는 그와는 거리가 멀다. 그는 이런 자신의 무한도전 스토리를 자전에세이 ‘세계의 리더와 어깨를 맞대라’(21세기북스)에 가지런히 기록했다.
불현듯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에는 불가능한 이상을 품고 살자”고 토로한 아르헨티나 출신 혁명가 체 게바라의 말이 생각나는 건 왤까.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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