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며칠 동안 유진 피터슨의 <주와 함께 달려가리이다>를 읽으면서, 하나님이 오늘날 나에게 무엇을 요구하시는 지에 대해서 깊은 묵상을 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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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와 함께 달려가리이다>는 예레미야서를 읽고 선지자 예레미야를 인격적으로 만난 후, 유진 피터슨이 예레미야를 우리에게 소개해주는 듯한 글들로 이루어진, 말하자면 '예레미야서 독후감'이라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예레미야라는 한 선지자를 평면적으로 소개해 준다기 보다는, 예레미야라는 한 사람이 역사를 운행하시는 하나님을 어떻게 인격적으로 만나서 그와 역사의 현장을 동행하면서 순간 순간을 어떤 결단을 했는지를 소개해주는 내용으로 가득차 있기 때문에 예레미야서를 흥미진진한 입체 영상으로 접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그러니까, 2천 6백여년전에 씌여진 예레미야서를 오늘 내가 살아가는 삶의 현장에서 어떻게 재현해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너무도 구체적으로 도전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 책을 읽으면서, 유진 피터슨의 책은 결코 실망시키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예레미야의 출생과 소명, 삶과 사역을 통해 그리스도인의 정체성과 세상을 위한 책임감을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세상의 가치관을 말씀보다 더 따르고 시류에 편승, 안주하며 군중에 휩쓸려 대충대충 살아가는 무능한 그리스도인들(나를 포함해서)에게 경종을 울리는 책입니다. 하나님께서 수많은 선지자를 통해 바벨론의 침략을 예언하시고 빨리 회개하고 돌아서라고 외치지만 거짓 선지자들의 거짓 평안에 빠져 지금까지 익숙한 삶을 버리지 않습니다.
본문 내용 중, "수많은 선지자를 통해"라는 표현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탁월한 유진 피터슨의 통찰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하쉬켐(히, hashkem) '이라는 단어가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 말로는 '꾸준히' 또는 '부지런히'라고 번역되어 있습니다. 영어 성경에는 'again and again'으로 번역되어 있었구요.
"유다 왕 아몬의 아들 요시야의 13년부터 오늘까지 23년 동안 여호와의 말씀이 내게 임하기로 내가 너희에게 이르되 부지런히 일렀으나 너희가 듣지 아니하였으며...."(렘25:3)
예레미야는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마음을 무려 23년동안 부지런히 선포했다는 것입니다. 아침마다 새로 뜨는 해를 바라보면서, 그는 늘 부지런히 태양을 비춤으로 일을 시작하는 하나님의 열심과 하나님의 꾸준하심을 묵상합니다. 들려오는 전쟁의 참상과 백성들의 반역과 나태함, 그리고 한탕주의와 대중과 영합하는 거짓 선지자들의 꾀임에 빠져 있는 당시 사람들의 죄악상을 바라보면서 마음을 놓칠뻔 한 예레미야에게 다가와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도전을 그는 너무도 적나라하게 우리에게도 전달하고 싶어 합니다.
"한번은 하나님이 예레미야에게 이렇게 도전하셨다. '네가 사람과 달리기를 해도 피곤하면, 어떻게 말과 달리겠느냐? 예레미야야, 너도 얌전하게 길들여진 그런 삶을 살고 싶으냐? 기생충 처럼 살아가는, 자만심 가득찬 바보 같은 인간들과 함께 일요일에 배회하고 다니는 그런 삶을 살고 싶으냐? 아니면 말들을 상대로 경주할 작정이냐?' 그와 같은 대면은 예레미야가 무기력한 절망감에서 벗어나 새로운 활력을 얻도록 해주었다. '저는 말들과 경주하고 싶습니다.' 다음 날 아침, 그는 다시 새벽이 밝기 전에 일어나 부지런히 그리고 긴장감을 품고 살게 되었다."(본문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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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어떤 예언자보다 인간적인 예언자라고 잘 알려진 선지자 예레미야의 삶을 심층적으로 조명하면서 쉽게 읽혀지지 않는 예레미야라는 책을 우리로 하여금 한 눈으로 들여다 보게 하는 그의 통찰력에 놀라게 되는 책이 바로 이 책입니다. 강력하게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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