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먹어도 개와는 안 먹는다

기다림

석전碩田,제임스 2008. 8. 9. 18:29

사람은 누구나 무언가를 기다리며 산다. 어려서는 설날을 기다리고, 성탄을 기다리고, 생일을 기다린다. 출장 간 아버지를 기다리기도 하고 장에 간 엄마를 기다리기도 한다. 나이 들어 서도 산다는 것 자체가 기다림이다. 전차, 버스를 기다리고, 은행이나 관공서에서 순서를 기다린다. 선생은 학생을 기다리고 목사는 교인을 기다린다. 의사는 환자를 기다리고, 상인은 손님을 기다린다. 낚시꾼은 물고기를, 사냥꾼은 사냥감을 기다린다. 결혼하려는 이들은 결혼 날짜를 기다리고, 여행자는 여행날짜를 기다린다. 무기 생산자는 전쟁을 기다리고, 장의사는 죽은 자를 기다린다.  

 

삶의 질은 무엇을 기다리느냐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가령 남편을 기다리는 새댁과 취객을 기다리는 창녀의 삶은 차별을 받는다. 또 어떻게 기다리느냐로 구별되기도 한다. 성서 (마태 25:) 에 나오는 신랑을 맞으로 나간 열 처녀 중 다섯은 등에 기름을 준비하였고 나머지 다섯은 기름을 준비하지 않았다가 쫓겨났다. 준비하고 기다리는 기다림과 준비없이 기다리는 기다림은 삶과 죽음으로 나뉘었다. 또 왜 기다리느냐로 평가 되기도 하는 것 같다. 가령 의사가 순전히 수입만을 위해서 환자를 기다린다면 그 기다림이 어떤 기다림일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무엇을 어떻게 왜 기다리느냐를 바로 정하고 기다리는 기다림은 지혜로운 기다림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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