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산행후기

제임스 가족의 미국 여행기

석전碩田,제임스 2008. 7. 15. 19:03

두 주간 미국 여행 기간이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갔습니다.

미시간-미네소타-유타-아리조나-캘리포니아, 디트로이트, 로체스터 힐즈, 미네아폴리스, 라스베가스, 페이지, 로스엔젤레스....
이번 여행에서 자연스럽게 알게 된 미국의 주 이름과 지명들입니다.

휴가 가기 전에는 "이번에 휴가차 미국 갑니다."라고 말했다면, 이제는 "미국 미시간에 있는 로체스터 힐즈를 다녀왔습니다."라고 해야 된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안 사실입니다.  워낙 넓은 대륙이다 보니, 정확한 지명을 언급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것 말입니다.  친구가 살고 있는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에 갔을 때, 친구가 한 말, "이곳 미네소타는 한반도 보다 약간 클 거야."  아니 한반도 보다 크면 얼마나 넓다는 뜻인지..처음에는 도대체 분간이 가지 않았지요.

라스베가스에서 차를 빌려 타고, 계획했던 루트로 돌아다니기를 며칠...그제야 이곳에서 저곳까지의 거리가 조금씩 실감이 나기 시작하면서 우리가 잡은 계획이 무모했다는 사실, 그리고 너무 의도를 가지고 움직이다 보면 피곤만 더해 진다는 사실까지도 알아차리기 시작한 건 불과 얼마가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기위해서, 지도에는 비 포장 도로라고 나온, 지름길을 택해 Off Road도 맘껏 달려보기도 했지만 말입니다.

라스베가스의 화려한 밤 풍경과, 곳곳 마다에서 돌아가는 카지노 기계음들...구석 구석마다 바글대는 수많은 인간군상들을 보면서 나름대로 느끼는게 많았습니다. 2년 전 중국의 황산을 갔을 때, 너무도 기가 막힌 자연경관(기기 묘묘한 수천길 낭떠러지와 협곡, 산봉우리)이 놀라운 게 아니라, 그런 협곡에 사람들이  손으로 만들어 놓은 돌 계단에 질렸던 것 처럼, 사막 한 가운데 사람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거대한 도시 하나를 만들어 놓은 사람들의 의도(作爲)가 놀랍다기 보다는 오히려 무서웠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았습니다.

여행 중, 가능하면 유유자적해 보려고 무진장 애를 썼습니다. 의도된 작위가 없도록.... 그저 물 흐르는대로 움직이는 여행.  특히 아이들과 동행하는 여행이라, 작위를 가지고 움직이다보면 내 마음에 안드는 부분 때문에 충돌이라도 생기면 전체 여행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겠기에.....그래서 우리가 예약해 둔 호텔까지 가려면 100 마일 이상을 더 가야했지만 무리하지 않고 어느 이름없는 시골 여인숙에서 하룻밤을 묵었던 기억이 무척 인상적입니다.  비록 예약을 취소해서 위약금으로 전액을 지불해야 하는 불상사를 겪었지만 말입니다. 시골 여인숙이지만 깨끗했고 또 시골 인심이 얼마나 넘치는지요. 라면을 끓여 마련해 간 한국의 김치와 함께 냄새를 풍기면서 먹었지만, 모든 걸 환한 웃음으로 "That's OK."로 받아 준 시골 인심을 경험한 것은 여행 중에 얻은 보너스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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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간 조카 집, 그리고 디트로이트 Ford 자동차 연구소 방문  

미시건 로체스터 힐즈에 사는 조카는 결혼생활을 시작하는 마당에,  이미 큰 집을 마련했더군요. 깜짝 놀라 어떻게 이런 집에서 시작할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미국은 한국과 달라 확실한 직업만 있으면 집을 사는 것도, 또 냉장고와 자동차를 사는 것도 어렵지 않답니다.  소위 모기지로 매월 갚아 나갈 수 있는 시스템이 너무도 완벽하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 시스템이 미국에 사는 대부분의 셀러리맨들을 직장에 목을 매게 만드는 주범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왜냐하면 매월 갚아 나가야 할  엄청난  돈을  빠듯한 월급여로 갚아나가지 못하면 바로 그 달로 파산될 수 밖에 없으니까 말이지요. 풍요 속의 빈곤이라고나 할까요.

 

디트로이트에 있는 Ford 자동차 연구소를 한 나절 방문했습니다. 자동차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을 법한 거대한 박물관에서부터, IMAX 영화관과 실제로 자동차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는 공장 등 볼거리들이 많았지만, 섭씨 40도를 육박하는 살인적인 더위에  박물관을 한바퀴 돌고 나서는 그만 녹초들이 되고 말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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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간 로체스터 힐즈에서 조카의 미국식 결혼식에 참석

 

'미국에서의 결혼식'을 비교적 처음부터 끝까지 소상하게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결혼을 하는 당사자가 새로 구입해 놓은 집에 함께 머물다보니, 결혼식이 임박해 오면서 이것 저것 준비하는 과정에 동참하게 되었고 또 일손을 거들다보니 그리된 것이지요.

 

결혼식 며칠 전에 양가 부모, 남여 4명씩 총 8명의 들러리들과 벨보이(Bell Boy), 플라워 걸(Flower Girl), 그리고 주례자가 실제 결혼식을 하듯이 리허설을 하는 것도 제게는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결혼식 당일에야 참석할 수 있었던 처남 대신 신부의 아비 역을 하기도 했고요.

 

결혼식 후 특별히 초청된 사람들이 모여 기념파티를 할 때 남여노소 상관없이 음악에 맞춰 무대위에서 댄스를 즐기는 모습은 참으로 인상적이고 좋아 보였습니다. 특히 이민 1세대인 부모 세대 친구분들이 자연스럽게 웨딩파티에서 젊은이들과 함께 몸을 흔들면서 즐기는 모습은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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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간 디트로이트 ~ 미네소타 미네아폴리스

 

결혼식 다음 날, 젊은 조카 부부와 함께 디트로이트 공항으로 나와, 우리는 친구가 사는 미네아폴리스로, 조카 부부는 하와이로 가기 위해서 로스엔젤레스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국내선(Domestic)이지만 보안검색은 호들갑을 떨면서 어찌도 그리 삼엄하게 하는지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지요. 신발을 벗는 건 기본이고 허리에 찬 혁띠까지도 풀어 놓으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조카 부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국 시민이면서 이런 대우를 받으면 기분이 어떠냐?"고. 그랬더니, "911 있기 전에는 너무 느슨했고 지금은 너무 까다로워졌다"면서 솔직히 자기들도 기분이 많이 나쁘답니다.

 

미네아폴리스 공항에 내려 짐을 찾기 위해서 한참을 걸었습니다. 공항의 구조가 어떻게 된건지 우리가 내린 곳에서 짐을 찾는 곳까지 어찌도 먼지.  한참을 걸어서 모니터에서 지시하는 Baggage Claim Belt (짐찾는곳)에 도착하니 이미 친구 부부가 나와서 기다리고 있더군요. 외부인들이 짐 찾는 곳까지 쑥쑥 들어오도록 해 놓은 공항의 구조...그렇게도 철저하게 보안검색을 한다고 호들갑을 떨던 그들이, 정작 승객들의 짐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 내 팽개친다는 그런 느낌을 솔직하게 받았던 순간입니다. 아무나 들어와서 도착한 승객의 짐을 먼저 가져가 버린다면 큰 일날텐데 하는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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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 St. Paul에 사는 친구 만나기 

 

한국의 미국 회사를 다니다가 아주 특별한(?) 기회에 미국에 있는 본사에 스카웃되어 미국으로 간 친구는 정말 부러울 정도로 멋진 터전을 잡고 살고 있었습니다.  아직도 어린 두 아들, 그리고 아내와 함께 미국이라는 사회에서 성공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친구가 대견스러웠습니다.   다음 날 아침 두 가족이 또 먼 길을 떠나야함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만나 나누어야 할 이야기는 끊이질 않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한국 회사에서 미국 본사로 스카웃 될 당시를 회고하면서 간증하는 친구 이야기를 들으면서 감동할 수 있었던 건,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가 늘 붙잡아야 하는 '믿음의 고백'이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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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  미네아폴리스 ~  Las Vagas 

미네아폴리스 공항에서 라스베가스까지는 비행기로 대략 3시간 정도가 걸린 것 같습니다.  공항에 도착하자 마자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해 놓은 랜트카를 계약합니다. 늘 여행할 때면 평소에 타고 싶은 외제차를 마음에 두고 있다가 선택하는 것도 랜트카로 여행하는 묘미 중의 하나입니다. 사막을 달려야 할 경우도 생기기 때문에 SUV 차량으로 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작은 녀석에게 선택권을 줬더니 Ford의 Edge라는 차량으로 하잡니다.  지체치 않고 한국 음식점으로 달려가 산채비빔밤과 냉면, 그리고 육개장 등을 얼큰한 김치와 함께 먹은 후에 호텔에 체크인을 하기 전 가까운 곳에 있는 후버댐을 방문합니다.

 

국내에서도 평소 운전할 때마다 네비게이션의 편리함을 만끽하곤 있었지만, 이번 여행 중 다시 한번 실감나게 네비게이션의 신통방통함에 놀랐습니다. 실로[where 2] 라는 브랜드명을 가진 미국 네비게이션은 여행 기간 내내 우리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했지요. 정보를 입력하는 간단한 사용법만 익히면 어디든 원하는 곳으로 인도하는 네비게이션이 있어 운전이 얼마나 편리한지...

 

라스베가스에서는 호텔에 1박을 하면서 환상적인 야경과 도박과 환락의 도시 밤 문화를 체험했습니다. 사막 한 가운데 건설해 놓은, 거대한 인위적인 도시가 화려한 불을 밝히고 있는 밤 거리를 구경삼아 활보하면서 언뜻 소돔과 고모라를 생각했습니다.  그 날따라 화씨 110도가 넘어가는 무더위 속에서 거리를 걷는 것도 힘들었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는 곳 마다 가득 가득 모여있는 도박에 열중하는 사람 사람들의 핏기없는 모습은 섬뜩하기까지 했으니까요.

 

벨라지오 호텔 앞에서 펼쳐지는 분수쇼, 그리고 파리의 에펠탑을 연상하게 하는 화려한 조명탑 조형물 1층 홀 전체를 대낮과 같이 연출해 놓고 그 속에서도 여전히 도박이 이루어지고 있는 모습 등을 뒤로 하고 늦은 밤 우리는 호텔로 되돌아왔습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떠나야 할 우리들의 여정이 멀기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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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 ~ Zion Canyon 국립공원 ~ Cannonville(Bryce Canyon) 

라스베가스에서 우리는 네비게이션에 유타주  Zion Canyon 매표소를 목적지로 입력하고 출발합니다. 그야말로 본격적인 여행의 출발입니다.  라스베가스 도심을 벗어나자 마자 네비게이션은 네바다사막을 거쳐 유타주로 이어지는 15번 고속도로로 우리를 인도합니다.  가도 가도 사막만이 펼쳐지는 고속도로입니다. 

 

 첫번째 목표 지점인 Zion Canyon이 가까와질수록  어릴적에 읽었던 단편소설, [큰 바위의 얼굴] 이야기가 생각나게 하는, 심상치 않은 큰 바위들이 도로 양 옆으로 웅장하게 도열하기 시작합니다.  작은 아이에게 말을 걸기 위해서 큰 바위의 얼굴 이야기를 아느냐고 물었더니 어렴풋이 기억한답니다.  아는대로 이야기를 한번 해보라고 했더니 이야기를 할 정도로 아는 건 아니랍니다.  그래서 제가 희미한 기억을 더듬으면서 큰 바위의 얼굴 이야기를 각색해서 들려주기 시작합니다.  이곳 지명과는 아무 상관도 없지만,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는 옛말처럼, 이야기를 시작한 것이지요. 이야기가 계속되면서 오히려 이야기를 하는 제가 더 심취하여 눈물까지 글썽이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그러다보니  벌써 Zion Canyon 국립공원 입구에 도착을 합니다.  

 

시장기를 달래기 위해서 인근 음식점에 들어가서 주문을 합니다.  외국 여행 중에 늘 곤란을 느끼는 것은, 한국식당이 아닌 외국 음식을 주문할 때 이 음식은 어떤 맛인지, 또 량은 어느 정도인지를 잘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Home made Ameican Restaurant라고 간판이 붙은 음식점에 들어갔지만, 무엇을 시켜야 될지 몰라 메뉴판을 들고 한참을 공부한 후에야 주문을 합니다.  그러나 음식이 나오기 시작하자, 또 우리들의 실수를 깨닫게 됩니다. 테이블이 넘치도록 잔뜩 쌓이는 음식의 량에 질려 절반도 먹지 못하고 결국 종이 박스에 넣고 들고와야만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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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on Canyon에서 우리는 계곡 안으로 깊숙히 들어가는 셔틀 버스를 탑니다. 기암괴석이 대나무 숲 같이 쭉쭉어 뻗어 있는 계곡을 드나드는 셔틀 버스는 매 5분 간격으로 여행객들을 실어나르면서, 자유롭게 View point(관람 지점)에서 내리고 탈 수 있도록 해 두었더군요.  엄청나게 더운 날씨 때문인지 계곡 물에 발을 담글 수 있는 지점에 하차하자마자  누가 먼저할 것없이 계곡물 속으로 뛰어듭니다. 온통 바위 산으로 형성된 계곡에 이렇게 맑고 찬 물이 흐른다는 게 신기할 정도로 물은 시원했지요.

 

Zion Canyon에는 Flash floods, Noon thunderstorms 등 생소한 용어들이 눈길을 끕니다.  비가 오지 않는 대낮에도 상류에 내린 비 때문에 계곡이 홍수가 날 수 있다는 것이고, 또 비가 오지 않는 환한 대낮에도 낙뢰가 떨어진다는 것인데, 마치 거대한 바위가 한 덩어리로 이루진 것 같은 큰 바위 산이기 때문에 있을 수 있는 자연현상이랍니다.

 

(글은 계속될 예정입니다. not end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