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 해도 복 많이 받으시길 기도합니다. 날마다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 마다 소원한 대로 번창하여 이웃에게 더 많이 베푸는 행복을 누리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새해 벽두에 성경의 시편 기자가 드렸던 다짐과 기도가 우리 모두의 기도와 다짐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 내가 전심으로 주께 감사하며 신들 앞에서 주께 찬양하리이다. 내가 간구하는 날에 주께서 응답하시고 내 영혼을 장려하여 강하게 하셨나이다. 내가 환난 중에 다닐찌라도 주께서 나를 소성케 하시고 주의 손을 펴서 내 원수들의 노를 막으시며 주의 오른 손이 나를 구원하시리이다. 여호와께서 내게 관계된 것을 완전케 하실찌라. 여호와여, 주의 인자하심이 영원하오니 주의 손으로 지으신 것을 버리지 마옵소서(시편 138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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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것 투성이인 저에게 특별히 부족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선뜻 자신있게 대답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저보다 나이 어린 후배들에게 형과 선배, 또는 스승과 손 윗 사람 입장에서 자연스런 ‘내리 사랑의 표현’을 잘 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천성이 다른 사람에게 군림하지 못하는 탓도 있지만 굳이 그 원인을 찾아본다면 막내로 자라서 늘 손 윗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에만 익숙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린 막내라는 핑계로 늘 내리 사랑의 혜택만 받아왔기 때문에 ‘베푸는 행위’에 뭔가 어색함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손 윗 사람들에게는 잘 한다는 말이 결코 아닙니다. 특별한 날에 주위 사람들에게 이런 저런 정을 나누는 일에 그리 익숙하지 못하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 같습니다.
이런 부족함 때문에 저는 무슨 특별한 기념일이나 명절이 다가오면 솔직히 불편함을 많이 느껴 그 날이 속히 지나가버리길 바라는 마음까지 갖곤 합니다. 가령,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스승을 찾아뵙고 작은 선물이라도 드리면서 인사를 드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하루 연가를 내서 아예 멀리 가버린다든지 아니면 다른 명분이 있는 핑계를 만들어 피해버릴까 하는 망설임을 갖기도 합니다. 설날이나 추석 같은 큰 명절을 앞두고 모든 사람들이 가까운 친지나 스승, 주위의 이웃을 돌아보면서 인사와 정을 나눌 때면, 저는 당직 근무라도 하면서 부담스런 기간을 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는 등 사회 생활을 잘 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하는 소위 인사치레에 익숙하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결국 이런 스스로의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서 제 나름대로 정해 놓은 원칙이 있다면 바로 “평소에 잘하자”는 마음 속의 다짐입니다. 특별한 날을 맞아 이벤트성 인사치레를 잘 하지 못한다면 평소 매일 매일의 평범한 삶 속에서라도 진정성을 가지고 대한다면 그것이 더 값진 것이 아니겠는가 하는 나름대로의 변명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말을 앞세우기 보다는 그저 담담히 살아가는 겸손한 삶의 모습으로 다가가는 사람이 되겠다는 것, 그리고 상대방이 가진 재물이나 지위, 학식이나 겉모습에 현혹되지 않고 그저 같은 하늘 아래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긍휼이 필요한 나약한 ‘한 인간’으로 받아들이면서 내가 섬겨야 할 사람으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마음이 ‘평소에 잘 하자’는 다짐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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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보내고 또 다른 한 해를 맞는 첫 날을 맞으면서 다시 한번 이 다짐을 되새겨 봅니다. 비록 특별한 선물이나 눈에 보이는 그 무엇으로 마음을 표현하진 못하지만, 늘 그 자리에서 예전의 그 모습 그대로 열심히 살아가는 것, 그것이야 말로 나를 아는 모든 분들께 은혜를 갚고 감사를 표현하는 가장 큰 선물이라는 다짐 말입니다.
2008년 무자년(戊子年) 한 해, 하루 하루 순간 순간을 열심히 살겠습니다. 가끔 불현듯 제가 생각나시면 어느 하늘 아래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을 저를 생각해 주십시오. 그리할 때 마음과 마음이 연결이 되어 ‘더불어 사는 소통의 행복'을 누리게 될 것을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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