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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리의 육화, <밀양>

석전碩田,제임스 2007. 6. 8. 17:45

칠 전, 저녁 식사 후 산책 삼아 나섰다가 집에서 가까운 극장에 들러 최근 칸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한껏 주가를 끌어올린 영화 <밀양>을 감상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처음에는 관심이 없다가 그 영화가 어떤 상이라도 수상하고 나면 그제야 호기심을 갖게 되는, 말하자면 수준 낮은 관객의 부류에 속한다고나 할까요  

 

화제에서 관심을 모아 관객이 많으리라는 예상과는 달리, 저녁 늦은 시간에 시작되는 영화관에는 빈자리가 꽤 많았습니다.  

 

화가 끝나고 캐스팅 자막이 올라갈 때, 영화 감상 후의 느낌을 대개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니다. 그 하나는 이 영화 흥행은 안되겠다 하는 것이었고, 다른 한 가지는 영화가 전달하려고 하는 내용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런 생각은 영화를 이해하는 수준이 낮은 저의 개인적인 탓이어서 쓸데없는 기우이겠지만, 제가 가진 솔직한 느낌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독교 모태 신앙인으로서, 영화에서 표현하고 있는 현실 기독교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들이 너무도 리얼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영화 속에서 처럼 기독교의 가르침들이 공허하게 내비치는 이유들을 생각해 보면서,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진리 중의 하나인 '성육신'의 교리를 생각한 건 왜 일까요  

 

진 고통과 위선, 허영과 교만이 가득찬 삶 속에서 구원을 얻는 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그저 규범적, 교리적으로만 그 구원의 원리들을 받아들이고 개인적으로 심리적 평안과 영적인 안정을 찾으면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일까?  

 

메라 앵글은 집요하게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듯, 소위 작금의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기독교의 모습을 대비시키며, 진리의 인간화, 즉 진리가 육화되어야 한다는 성육신의 교리를 전달하려고 하는 듯 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밀스러운 햇빛’, 혹은 빽빽한 햇볕이라 해석할 수 있는 밀양은 대한민국 보통의 소도시이기도 합니다. 또 그저 누구나 평범하게 살아 가야 하는 삶의 한 현장이기도 합니다. 고통도, 구원도, 용서도, 분노도 생이 지속되는 한 내내 안고 가야 하는 삶의 편린일 뿐이며, 진정한 구원은 바로 이런 삶으로까지 낮아지는 진리여야만 하지, 그렇지 않으면 그저 공허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바로 이 영화가 말하려고 하는 내용이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렇지만, 오랜만에 치열한 메세지를 전달하려는 秀作의 영화 한편을 보고 난 후 첫 번째 느낌이, 이 영화가 흥행은 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실 지각이 어쩌면 저를 더 슬프게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를 내리기 전 우리 영화를 살리는 데 동참한다는 의미로 극장 나들이를 한번 해 보시는 건 어떨는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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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주말에는 지난 주에 있었던 직장인축구대회의 준결승과 결승전이 치르집니다. 또 뙈약볕에서 하루종일 뛰어야 하지만 마음은 즐겁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