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셨다는 말 - 황유원 참 좋다 주위를 둘러보면 돌아갈 곳 없는 사람들 천지이지만 돌아갈 곳 아무 데도 없어도 집도 절도 없어도 돌아가고 나면 돌아가셨습니다, 라고 한다는거 누구나 결국 돌아가고 누구나 돌아갈 곳이 있다는 거 어디로 돌아갔는진 모르겠지만 흔히들 하는 말처럼 그저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가 버렸는지도 모르겠지만 생각해 보면 지난 몇 년 사이에만 해도 정말 다들 돌아가셨다는 거 말은 가끔 씨가 되고 돌아가시다, 라는 말이 있어 우리 모두 돌아갈 곳 생긴다는 거 참 좋다 늦은 밤 장례식장 갔다 돌아와도 도무지 돌아온 것 같지 않은 기분인 그런 날 돌아가셨습니다, 라는 말의 씨에서 싹이 돋아나 흙을 뚫고 청청하게 솟아오르는 상상에 젖다보면 어느새 세상모르고 다들 잠들어 있다는 거 - 시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