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간 신문을 읽다가 눈에 띄는 컬럼 하나가 있어 소개합니다. 문화일보 오늘 날자
3면에 실린 컬럼인데, 광화문 교보문고 빌딩에 내 걸리는 '광화문 글판'에 관한 내용
입니다. 오래전부터 이 글판의 내용을 채우기 위해서 늘 애 써는 한 후배가 갑자가 생
각이 났습니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이야, 이 광화문 글판에 내 걸리는 좋은 시구나 문
장들이 그저 그렇게 내걸린다고 생각하겠지만, 늘 고심하면서 멋진 글귀를 선택하기
위해서 노심초사하는 후배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시원한 청량제 역할을 하는 하나의 적합한 표현을 찾기 위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애쓰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말이지요.
일전에 소개해 드린 적이 있는 조병화 시인의 [해마다 봄이 되면]이라는 시에 나오는
표현인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땅 속에서,
땅 위에서 공중에서 생명을 만드는 쉬임 없는 작업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는 말도 그 중의 하나였습니다.
이 컬럼을 읽다가 문득 생각난 그 후배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도 물어보고 또 보잘 것
없지만 작은 격려도 해 주었습니다.
*
“오늘은 반짝이는 은어가 되어/푸른 강물을/헤엄쳐 보는 건 어떨까, 친구?” (신해욱)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 내걸려 일상사에 지친 시민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적셔주는
시구다. 이 대형(가로20m 세로8m) 시구는 교보생명이 1996년부터 분기별로 바꿔 거
는 ‘광화문 글판’ 중 하나. 도심의 ‘작은 반란’이랄 수 있는 그 신선함이 가로수 수만
그루 이상의 청량제 역할을 하는 듯싶다.
과거에 걸렸던 시구를 보면 주옥같아 지면 부족이 아쉬울 뿐이다.
“착한 당신, 피곤해도 잊지 말아요/아득하게/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마종기),
“시골에선 별똥이 보이고/도시에선 시간이 보인다/벗이여, 우리도 쉬었다 가자”(시민
응모작),
“여치야, 번지 없는 풀섶에서 밤 새우는 여치야/기운을 내라, 가을이 오고 또 봄이 온
단다”(유종호)
하나같이 등을 두드리며 다가오는 손길이 너무 정겹고 고맙다. 또한 누구나 흔들리며
가는 ‘길’에 대해 위로의 눈길을 보내는 글도 눈에 띈다.
“가는 데까지 가거라/가다 막히면 앉아서 쉬거라/쉬다보면 새로운 길이 보이리”(김규동).
“바람에게도 길이 있다/나는 비로소 나의 길을 가느니/길은 언제나 어디에나 있다”
(천상병),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봄”(이성부),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어떤 아름다운 꽃들도/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도종환).
인간과 사랑을 향한 끝없는 호소는 그야말로 압권이다.
“나무 그늘에 앉아/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모습은/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
인가”(정호승),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모든 순간이 다아/꽃봉오리인 것을”(정현종),
“그대를 사랑한다며 나를 사랑하였다/이웃을 사랑한다며 나를 사랑하고 말았다/
가만히 푸른 하늘이 내려다본다”(고은),
“산을 바라보는 사람은 아름답습니다/바다를 바라보는 사람은 아름답습니다/지그시
따뜻한 눈으로 사람을 바라보는 사람은 더욱 아름답습니다/거기 그대와 나”(고은).
현 정권 들어 유독 ‘싸가지’ 없는 말과 글이 난무하고 있다고 한다. 이웃을 위로하고
배려하는 아름다운 언어가 이렇게나 많거늘. 희망을 키우는 ‘광화문 글판’을 문득
그들에게 보내고 싶은 것은 무더위 탓만은 아니다. [김영호 / 논설위원]
*
연일 푹푹 찌는 더위가 심상치 않습니다. 멀리서 태풍 소식이 들려 오는 게 걱정보다
는 오히려 반가운 건 저만의 마음인가요.
건강에 더욱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 Chiquitita Sung By ABBA
Chiquitita, tell me what's wrong
You're enchained by Your own sorrow
In your eyes there is no hope for tomorrow
How I hate to see you like this
There is no way you can deny it
I can see that you're oh so sad, so quiet
소녀야, 무엇이 문제인지 말해보렴
너는 깊은 슬픔에 빠져있구나
네 눈엔 내일에 대한 희망이 없어
너의 이런 모습을 보니 참 안타까워
네가 이를 부정할 수는 없잖니
네가 무척 슬프고, 침묵에 빠져있음을 난 알 수 있단다
Chiquitita, tell me the truth
I'm a shoulder you can cry on
Your best friend I'm the one you must rely on
You were always sure of yourself
Now I see you've broken a feather
I hope we can patch it up together
소녀야, 내게 진실을 말해 주렴
난 네가 내 어깨에 기대어 실컷 울어도 되는 사람이란다
나는 너의 가장 친한 친구고 의지할 사람이잖아
너는 항상 자신 만만했었는데
지금 보니 너의 날개가 부러졌구나
나는 우리가 같이 그 날개를 이을 수 있기를 바래
Chiquitita, You and I know
How the heartaches come and they go
And the scars they're leaving
You'll be dancing once again
And the pain will end you will have no time for grieving
소녀야, 너와 나는 알잖니
마음의 병이 어떻게 오고 가는지
그리고 그 마음의 병이 남기는 흉터도 알지
너는 다시 춤을 출거야
그리고 괴로움은 끝나겠지
너는 슬퍼할 시간이 없을거야
Chiquitita, You and I cry
But the sun is still in the sky and shining above you
Let me hear you sing once more like you did before
Sing a new song Chiquitita
Try once more like you did before
Sing a new song Chiquitita
소녀야, 너와 내가 울지만
태양은 여전히 하늘에 있고
바로 너의 머리 위에서 빛나고 있지
다시한번 너의 노래를 들려주지 않겠니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노래를 불러보렴 소녀야
한번 더 예전처럼 해봐
새로운 노래를 불러보렴 소녀야
So the walls came tumbling down
And your loves a blown out candle
All is gone and it seems too hard to handle
Chiquitita, tell me the truth there is no way you can deny it
I see that you're oh so sad, so quiet
그래 벽이 하염없이 무너져 내렸지
너의 사랑은 꺼진 촛불이고
모든 것이 떠났고 감당하기엔 너무 어려운 것같아
소녀야, 내게 진실을 말해 다오
네가 이를 부정할 수는 없잖니
네가 무척 슬프고 침묵 속에 빠져있음을 알 수 있구나
Chiquitita, You and I know
How the heartaches come and they go
And the scars they're leaving
You'll be dancing once again
And the pain will end you will have no time for grieving
소녀야, 너와 나는 알잖니
마음의 병이 어떻게 오고 가는지
그리고 그 마음의 병이 남기는 흉터도 알지
너는 다시 춤을 출거야
그리고 괴로움은 끝나겠지
너는 슬퍼할 시간이 없을거야
Chiquitita, You and I cry
But the sun is still in the sky and shining above you
Let me hear you sing once more like you did before
Sing a new song Chiquitita
Try once more like you did before
Sing a new song Chiquitita
소녀야, 너와 내가 울지만
태양은 여전히 하늘에 있고
바로 너의 머리 위에서 빛나고 있지
다시한번 너의 노래를 들려주지 않겠니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노래를 불러보렴 소녀야
한번 더 예전처럼 해봐
새로운 노래를 불러보렴 소녀야
Try once more like you did before
Sing a new song Chiquitita
한번 더 예전처럼 해봐
새로운 노래를 불러보렴 소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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