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산행후기

2006.3.11 충남 예산 삼준산

석전碩田,제임스 2006. 3. 12. 23:17
코스 : 해미고개 - 벽장바위 - 갯골재 - 삼준산(489.9) - 가곡리 저수지
소요시간 : 4시간

아침 뉴스에서는 전국 날씨가 봄비가 내릴 것이라는 일기 예보가 있었고, 또 올들어 처음으로 나타나는 황사가 심할 것이랍니다. 산행하기에는 좋지 않은 소식들입니다.

오늘 토요산행의 목적지는 예산과 홍성 경계에 위치한 삼준산(489.9m)입니다. 주변에는 일락산과 가야산, 그리고 수덕사 절이 위치한 덕숭산에 가까이 접한 나즈막한 산으로 그리 어렵지 않은 산세지만, 높지 않은 산 답지 않게 기암괴석도 있고 또 서해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산이라는 말에 기대를 가지고 출발했습니다. 강원도 주변에 있는 산처럼 첩첩이 산이 펼쳐지는 산은 아니지만 사방이 확트인 바다와 평야가 시원스럽게 펼쳐져 높은 산위에 올라선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니 가슴을 더욱 설레게 합니다.
그러나 출발 시간인 이른 아침 7시부터 황사가 만만치 않습니다. 우리가 산행기점인 해미고개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 9시 45분. 다행스럽게도 황사는 없었지만, 짙은 안개 때문에 전망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요. 그저 하늘에서 비가 내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했습니다. 산행로는 짙은 안개 때문에 낙엽들이 마치 비가 왔다가 멈춘 것같이 젖어 있었고 빽빽하게 서 있는 나무들은 안개 속 환상의 길을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안개 낀 산행로가 환상의 길을 연출하고 있다


평범한 동네 뒷 산을 오르듯 하던 산행로는 이내 가파른 능선 길로 이어집니다. 한참을 오르다 보니 연암산과 삼준산을 잇는 주 능선에 올라 서게 됩니다. 여전히 짙은 안개가 사방을 휘감고 있습니다. 주능선을 만나는 지점에서 왼쪽 삼준산 방향으로 향합니다. 시원하게 불어 오는 바람이 분명 해풍일 것 같지만, 아쉽게도 사방이 짙은 안개 때문에 말그대로 오리무중일 뿐입니다.

산을 오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여서, 오늘은 우리 팀 일행 밖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적막한 중에 가끔씩 멀리서 딱따구리가 나무를 쫏는 소리가 산사의 목탁소리처럼 은은하게 들려오는 산행로가 정겹습니다.

오늘 산행은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탓에 시종 천상을 걷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가곡리 저수지 쯤에 완전히 하산 후에야 비로소 나즈막한 산세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가곡리 저수지 부근에 있는 호두나무 집에서 닭도리 탕으로 점심 식사를 한 후, 인근에 있는 해미읍성을 들렀다가 가자는 일부 의견이 있었지만 돌아갈 길이 멀어 서울로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식당 주변에 있는 정원에서 꽃망울을 터트린 산수유를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