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산행후기

2006.3.4 꽃샘추위 산행(삼각산 칼바위능선)

석전碩田,제임스 2006. 3. 4. 22:43
봄을 시샘하는 꽃샘 추위가 만만치 않은 하루였습니다. 그렇지만 계획했던 코스를 무사히 완주해 냈습니다.

*
산행 시작 기점인 북한산성 입구에서부터, 불어오는 차가운 계곡 바람이 몸을 움츠리게 합니다. 또 며칠 전에 내렸던 눈이 그대로 얼어 붙어 있어, 산 아래서 올려다 본 삼각산은 하얀 옷으로 다시 갈아 입은 겨울 산 그대로였습니다. 봄이 오는 소리를 들으려고 했던 기대는 잠시 접어둬야 했지요.

대서문에서 중성문에 이르는 계곡길은 얼어 붙은 눈과 빙판길이 그저 걷기에도 위험할 정도였습니다. 반질 반질하게 얼어 붙은 바닥을 조심스럽게 걸어 올라 가다가 행궁터 쪽으로 방향을 전환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이곳에서부턴 사람들이 별로 다니지 않아, 눈이 다져지지 않아 등산로가 덜 위험했지요. 서두름 없이 자연스럽게,  쉬어 가면서 눈에 덮힌 삼각산의 절경을 눈에 담으며 여유롭게 올랐지만 행궁터에서 남장대지, 칠성봉에 오른 시간이 12시 10분 전.

대남문 근처 눈밭 위에 자리를 잡고 배낭 안에 담아 온 정성어린 음식을 내려 놓습니다. 김치, 씨레기나물, 호박부침, 북어무침, 구운 김, 깻잎무침,  컵라면, 콩나물 국....진수성찬이 따로 없습니다. 여기에다가 바람떡과 송편. 더구나 오늘은 산성매표소 앞에서 공짜로 받아 온 판촉용 가열제(?) 한 병이 우리들의 식사 시간을 더욱 따듯하고 즐겁게 만들었습니다.


오늘 산행의 백미는 이제부터...
대남문 - 대성문 - 보국문을 거친 후 칼바위 능선을 통과하는 코스입니다. 그러나 하산 길은 북쪽 사면(斜面)이어서 미끄러운 얼음판 눈길이 만만치 않습니다.  배낭 깊숙히 넣어 놓은 아이젠을 꺼내서 착용합니다.

다행스런 것은, 칼바위 능선이 따뜻한 남동쪽 측면이어서 올라왔던 길과 또 대남문에서 칼바위 능선 기점에 이르는 산성길의 미끄러운 길과는 달리, 눈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파른 바위를 기어올라 마지막, 뒷 발을 올려 놓은 후 넘어와야 하는 리찌의 스릴을 만끽해야 하는 칼바위 능선의 묘미를 맛 볼 수 있었지요.



이곳에서부터 정릉 매표소까지는 몇군데 바위를 제외하고는 평범한 산행로. 30분 만에 매표소에 다다릅니다. 산 아래 계곡은 이미 봄이 왔는지 계곡에서 흐르는 물이 졸졸졸 소리를 내면서 봄을 재촉합니다.

오늘 산행은 눈이 쌓인 눈길 산행로와 깎아지른 칼바위 능선의 아슬아슬한 맛을 동시에 경험했던, [꽃샘 추위산행]이라고 이름을 붙여보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행궁터 산행로의 아무도 밟지 않은 눈 길을 개척해나가는 재미도 있었고, 또 산성 길을 걸어 칼바위를 도전하면서 호연지기를 키울 수 있었으니까 말입니다.

코스 : 북한산성 매표소 - 대서문 - 중성문 - 행궁터 - 남장대지 - 칠성봉 - 청수동암문 - 대남문(점심) - 대성문 - 보국문 - 칼바위 능선 - 정릉매표소
소요시간 : 5시간
참가자 : ㅎㄷㅈ,ㄱㄱㅎ & JA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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