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산행후기

[스크랩] 토요일 소요산 산행을 마치고...

석전碩田,제임스 2005. 11. 22. 23:13
코스 : 경기도 동두천 소요산
         일주문-원효폭도-백운암-자재암-하백운대-중백운대-상백운대-나한대-의상대-공주봉-구절터-일주문

소요시간 : 5시간
참가자 : 16명의 토요산행팀


소요산...토요산행팀이 2004년 마지막 정기산행 장소로 정한 소요산.
경기의 소금강이라 불리울 만큼 뛰어난 산세와 계곡, 그리고 기암절벽이 어우러진, 그러나 그리 높지 않은 아담한 遠?바로 소요산입니다.
평소보다 한 시간이 이른 정각 8시에 버스 한대로 출발합니다. 오늘 참가자들은 모두 16명..
소요산 아래 공용주차장에 도착 시간은 10시가 조금 못된 시간..날씨는 산행하기에 적합하도록 낮게 드리운 구름, 그리고 폐부까지 깊숙히 들여마셔지는 싸한 찬 공기...
발걸음도 가볍게, 일행들은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매표소를 지나 일주문에 다다릅니다.

"京畿小金剛"이라고 쓴 일주문의 현판이 눈에 들어옵니다.
서화담과 매월당 김시습이 자주 이곳에 놀러와 아름다운 산세를 구경하면서 소요(逍遙)했다고 해서 소요산으로 이름붙여 진 곳이라는 안내문도 친절하게 세워져 있더군요.

일주문을 지나면 곧바로 커다란 암벽동굴이 나오면서 등산로는 양갈래로 갈라집니다. 오른쪽으로 가면 공주봉으로 가는 길이고 왼쪽은 자재암을 거쳐 하백운대로 이어지는 길입니다.

우리 일행은 자재암 쪽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원효대사가 창건하여 수도(修道)했다는 자재암은 깎아지른 자연암굴과 바로 앞에서 떨어지는 폭포, 그리고 그 앞에 세워진 그림같은 암자가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등산로는 자재암의 마당을 지나 암굴왼쪽에서 곧바로 가파르게 오르게 됩니다.

하백운대에서 바라 본 자재암 있는 계곡...그리고 중백운대에서 바라본 의상대
약 40분 정도를 힘에 부칠 정도로 오르다 보면 어느듯 첫번째 봉우리인 하백운대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아담하게 병풍처럼 둘러선 소요산의 각 봉우리들이 한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우뚝 솟은 의상대에서부터 왼쪽으로 나한대, 그리고 오른쪽으로는 공주봉이 마치 자재암을 호위라도 하는 듯이 내려다 보는 형국을 하고 있습니다.
등산로는 이곳에서부턴 능선을 타고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한바퀴를 돌면서 시시 때때로 변하는 산세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지요.



하백운대에 오르자 하늘에서 진눈개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포근한 겨울날씨 탓에 간밤에 내린 진눈개비가 얼었다 녹은 바위는 디디기만 하면 쭉쭉 미끌어집니다. 오늘 산행 내내 미끄러운 바위를 조심해야 겠다고 서로서로 다짐합니다.

자욱하게 낀 산안개 너머로 한 봉우리를 넘으면 또 눈 앞에 우뚝 솟아 보이는 또 다른 봉우리를 따라잡으며 힘겹게 소요산의 정상인 의상대 정상에 섭니다.
멀리 북쪽으로는 포천이, 그리고 남쪽으로는 넓게 자리 잡은 동두천이 한 눈에 보입니다.  오목하게 놓인 소요산이 마치 큰 소쿠리 모양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의상대를 지나 참나무 잎들이 무성하게 쌓인 곳에서 맛있는 점심을 해결한 후, 우리 일행은 공주봉을 돌아서 하산할 팀과 막바로 하산할 팀으로 나누기로 했지요.
예정시간 보다 한 시간가량 지체되었기 때문에, 또 다른 한 봉우리인 공주봉을 올랐다가 내려오면 시간이 너무 지체될 것 같았기 때문이었지요.

공주봉...
아마도 원효대사가 요석공주와 함께 별채를 지어 수도했다는 절터 바로 위에 있는 봉우리이기 때문에 '공주봉'으로 이름 붙여졌나 봅니다.

우리 일행이 공주봉에 힘겹게 오르자, 이 때까지 모습을 숨기고 있던 햇님이 얼굴을 내밀고 우리를 반깁니다. 잔뜩 끼어 있는 산안개도 일시에 걷히면서, 멀리 우뚝 솟은 의상대가 한눈에 위용을 자랑하면서 자태를 뽐냅니다.

산아래에 누워있던 동두천 일대의 시내 모습도 환하게 우리 눈에 들어오면서 탄성을 자아내게 합니다. 아마도 이런 맛에 산을 오르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됩니다.

공주봉을 돌아 내려온 팀이 먼저 舊 절터에 도착해서 뒤늦게 도착한 [곧바로 하산을 시도한 팀원]들을 맞이합니다. 중간에서 곧바로 내려오는 산행길은, 사람들이 자주 다니지 않아, 갈참나무 잎 등으로 가려져 있어, 더 고생스럽기도 하고 또 훨씬 시간이 많이 걸렸다는 것이지요. 괜히 공주봉을 올라 볼 수 있었던 보너스의 즐거움을, 괜스러운 미안함 때문에 드러내 놓기도 부끄러울 따름이었습니다.

우리 일행이 다시 일주문에 돌아왔을 때에는 정각 3시..5시간의 산행이 마무리 된 시각이었습니다.

2004년 한해 동안 함께 했던 토요산행팀의 건강한 모습들...찍사인 제임스는 없어요. ^&^
*배경음악은 Harry Nilsson의 Over the Rainbow입니다.
출처 : 忍松齋
글쓴이 : 제임스본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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