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마라
- 양광모
비가 와도
가야할 곳이 있는
새는 하늘을 날고
눈이 쌓여도
가야할 곳이 있는
사슴은 산을 오른다
길이 멀어도
가야할 곳이 있는
달팽이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길이 막혀도
가야할 곳이 있는
연어는 물결을 거슬러 오른다
인생이란 작은 배
그대, 가야할 곳이 있다면
태풍 불어도 거친 바다로 나아가라
- 시집, <한번은 시처럼 살아야한다>(이룸나무, 2013)
* 감상 : 양광모 시우(詩友), 작가, 컬럼니스트.
1963년 경기도 여주에서 태어났습니다. 성남초등학교, 풍생중고등학교, 경희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 SK텔레콤에 근무하면서 노동조합위원장을 맡기도 했으며, 도서출판 목비 대표, (주)블루웨일 대표, 한국기업교육협회 회장 등을 역임하였습니다. 닉네임 [푸른고래]로 다음 카페 <푸른고래를 찾아서> 카페지기로 활동하고 있으며 인터넷에서는 ‘양광모‘라는 실명 이름보다는 [푸른고래]로 더 유명합니다. 휴먼네트워크연구소(HNI)소장, 머니투데이 칼럼니스트, 인터넷 한겨레 필진네트워크 전문필자로서 인맥관리, 인간관계에 대한 글쓰기 강의를 청와대, 외교통상부, 삼성, 현대, 대우, 코오롱, 동원, KT, GS, 연세대, 경희대 등 정부기관, 대기업, 대학 등에서 하고 있습니다.
2012년 첫 시집을 출간하며 전업 시인의 길로 접어들었고, 2016년 강원도로 삶의 공간을 옮겨 시 창작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그의 문체나 시는 문학적 수사보다는 일상의 언어로 삶의 정서를 노래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저서로는 인맥과 관련된 것으로 <귀한 인맥 만들기>(무한, 2009), <사람들을 내 편으로 만드는 소통>, <인간관계의 맥을 짚어라>(청년정신, 2007), <당신만의 인맥>, <인간관계의 숨겨진 법칙, 인맥> 등이 있으며, 시집과 시선집으로는 <나는 왜 수평으로 떨어지는가>(푸른길, 2012), <한 번은 시처럼 살아야 한다>(이룸나무, 2013), <그대 가슴에 별이 있는가>(푸른길, 2014), <내 사랑은 가끔 목 놓아 운다>(이룸나무, 2014), <썰물도 없는 슬픔>(푸른길, 2015),<내 안에 머무는 그대>(푸른길, 2015), <가끔 흔들렸지만 늘 붉었다>(이룸나무, 2016), <그대가 돌아오는 저녁>(푸른길, 2016), <바다가 쓴 시>(삶과 지식, 2017), <사랑으로도 삶이 뜨거워지지 않을 때>(푸른길, 2018), <삶이 내게 뜨거운 커피 한 잔 내놓으라 한다>(푸른길, 2018), <반은 슬픔이 마셨다>(푸른길, 2019), <사람이 그리워야 사람이다>(푸른길, 2017), <네가 보고 싶어 눈송이처럼 나는 울었다>(푸른길, 2019), <가슴에 강물처럼 흐르는 것들이 있다>(푸른길, 2020) 등이 있습니다.
SBS 드라마 <초인가족 2017>, 라디오 프로그램 <여성시대 양희은, 서경석입니다>,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 CBS 음악 FM의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김현주의 행복한 동행>, <변정수의 탐나는 6시>, <詩 콘서트, 윤덕원입니다>, <명세빈의 시 콘서트> 등과 중앙일보, 서울신문 및 일반 언론과 방송에서 글과 시가 소개되면서 일약 대중적으로 인기있는 시인이자 저술가가 되었습니다. 또한 그의 시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가 양하영의 노래로, ‘아우야 꽃 세상 가자’, 그리고 오늘 감상하는 시 ‘멈추지 마라’가 대구 경북 안동 등지에선 이름만 대면 다 아는 라이브 카페 가수 허만성의 노래로, ‘인생 예찬’이 김진덕의 노래로, ‘내 안에 머무는 그대’가 정음의 노래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시인은 자신을 ‘시인(詩人)’이라고 부르지 않고 ‘시우(詩友)’라고 불러주는 걸 좋아합니다. 시를 통해 독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서고 싶은 마음을 그대로 표현한 것입니다.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지만 시를 통해 독자와 친구가 되어 친구의 마음으로 그들을 위로하고 또 자기 자신도 위로 받길 원하는 마음의 표현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지금까지 발간된 많은 시집들을 삶의 다양한 상황에 따라 특별한 애칭을 붙여 부르곤 합니다. <삶이 내게 뜨거운 커피 한 잔 내놓으라 한다>는 ‘커피 시집’, <반은 슬픔이 마셨다>는 ‘술 시집’, <사랑으로 삶이 뜨거워지지 않을 때>는 ‘바다 시집’, 그리고 <네가 보고 싶어 눈송이처럼 나는 울었다>는 ‘사랑 시집’과 같이 부르는 것이 그것입니다.
오늘 감상하는 시는, 며칠 전 평소 SNS를 통해서 좋은 글귀를 보내 주곤 하는 30년 전 군대 후배가 멋진 배경 사진과 함께 ‘시인 양광모의 시’라고 보내온 시입니다. 이 시의 출처인 시집 제목에 필이 꽂혀 아예 이렇게 제대로 감상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시인이 그동안 살아온 이력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나름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를 깨달은 달관의 향기가 풍기는 듯합니다. 어찌 보면 대중들이 좋아하는 글이 어떤 것인지를 너무도 잘 알고 그들의 구미에 딱 맞는 글을 쓸 줄 아는 탁월한 작가라고나 할까요. 인맥을 관리하는 수많은 자기 개발서의 저자답게 시와 수필에서도 그 재능을 십분 발휘하고 있는 경우일 것입니다. 일생에 한 권의 책도 내기 힘든 게 현실인데, 한 해 한 두 권의 책을 꼬박 꼬박 내고 또 그 책들이 불티나게 잘 팔리고 있으니 말입니다. 소위 ‘다작 작가’임이 분명하지만 그 책들이 모두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허허로운 마음을 너무도 잘 공감하고 그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며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그의 시들은 특별한 해석이나 풀이가 필요 없을 정도로 평범한 일상의 언어가 시어가 되어 따뜻하게 선문답하듯이 노래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그의 이 시에 곡조를 붙여 허만성이 부른 노래를 유투브로 듣다보면 이내 가슴이 뭉클해질 정도로 공감이 되는 것도 평범한 삶의 현장에서 건져 올린 시어들이 반복적인 리듬을 타고 파도처럼 다가와 가슴에 울려 퍼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멈추지 마라’ 양광모 작사/ 허만성 작곡, 노래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Bk2XNmPEUsU
2019년에 발간된 시선집, <네가 보고 싶어 눈송이처럼 나는 울었다>에 실린 시는 제목만 들어도 못 이룬 사랑의 아픔을 위로하듯 어루만지는 따뜻한 감성 언어가 감칠맛이 납니다. 아마도 이 시의 가사로 작곡된 노래도 조만간에 어느 발라드 가수에 의해서 불려 질 지도 모를 일입니다.
네가 보고 싶어 눈송이처럼 나는 울었다
- 양광모
이번 생에는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지만
이번 생에는
잊을 수 없는 사랑이었기에
네가 보고 싶어
빗방울처럼 나는 울었다
네가 보고 싶어
낙엽처럼 울었다
어느 봄날 꽃 피는 길 위에서 마주치더라도
그간의 안부는 묻지 마라
네가 보고 싶어
눈송이처럼 나는 울었다
- 시선집, <네가 보고 싶어 눈송이처럼 나는 울었다>(푸른길, 2019)
어제 내린 눈이 아직도 하얗게 쌓여 있는 날에 감상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시입니다. 어느 봄 날, 꽃 피는 길 위에서 마주쳐 서로 어색해 하는 순간이 다가오더라도 ‘잘 있었느냐’는 마음에도 없는 안부는 부디 묻지 말아 달라고, 그동안 네가 보고 싶어서 애타하다가 지금은 다 녹아 없어진 지난 겨울의 ‘그 눈송이처럼’ 나는 울었노라고 노래하는 시인의 마음이 오롯이 느껴져 옵니다. ‘인생이란 작은 배/그대 가야할 곳이 있다면/ 태풍 불어도 거친 바다로 나아가라’고 노래하는 양광모 시우처럼,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이 한 해도 멈추지 말고 ‘한번은 시처럼 그렇게 물결을 힘차게 거슬러 살아 내야 할’ 일입니다. - 석전(碩田)
'아침에 읽는 한 편의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수환 추기경의 기도하는 손 - 정호승 (0) | 2021.03.03 |
---|---|
종후성(鍾後聲) / 물방울 무덤들 - 엄원태 (0) | 2021.02.24 |
첫마음 /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 정채봉 (0) | 2021.02.10 |
입춘 - 김선우 / 조병화 (0) | 2021.02.03 |
특별한 숙제 / 병원 앞 연못 - 김현숙 (0) | 2021.0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