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1분 묵상

풀과 같은 인생

석전碩田,제임스 2019. 9. 2. 08:15

"As for man, his days are like grass, he flourishes like a flower of the field; the wind blows over it and it is gone, and its place remembers it no more. But from everlasting to everlasting the LORD's love is with those who fear him, and his righteousness with their children's children." (psalms 103:15~17)  

 

"인생은 그 날이 풀과 같으며 그 영화가 들의 꽃과 같도다. 그것은 바람이 지나가면 없어지나니 그 있던 자리도 다시 알지 못하거니와 여호와의 인자하심은 자기를 경외하는 자에게 영원부터 영원까지 이르며 그의 의는 자손의 자손에게 이르리니" (103:15~17)  

 

* 묵상 : 오늘 묵상하는 시에서 다윗은 '인생은, 그 날이 풀과 같고, 피고 지는 들꽃 같아, 바람 한 번 지나가면 곧 시들어, 그 있던 자리마저 알 수 없는 것이다' (103:15~16, 새번역)이라고 노래하고 있습니다. 세심한 시인의 눈은 가을 찬바람에 금새 시들어 버리는 ''이 마치 눈 깜짝할 사이에 가버리고 마는 우리 인생과 닮았다고 본 것입니다.  

 

이 시편을 읽다가 뜬금없이 같은 소재인 ''을 노래한 한국의 시인 중, 김수영 시인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의 시 ''을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이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1968)  

 

- <김수영전집>(민음사,2015)  

 

이 시에서 시인은 세찬 바람이 불어도 놀라운 생명력으로 끝까지 견디는 풀을 노래하고 있습니다같은 풀을 보고 한 시인은 그 시듦의 신속함을, 다른 시인은 끈질기게 적응하며 살아남는 강인한 생명력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의 시인은 자신의 시 마지막에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라”(22)고 마무리 하고 있습니다. 허무한 인생을 노래하며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창조주 하나님을 바라보며 찬양하자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50세도 되기 전에 요절한 김수영 시인이 하나님을 아는 그리스도인이었다면, 풀이 바람에 누웠다가 다시 일어나는 것을 노래하는 데서 더 나아가 조물주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것으로 시를 마무리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주님, 우리 인생이 풀과 같고 들의 꽃과 같이 금방 시들어 버리는 허무한 존재이지만, 나를 귀하게 여기셔서 하나님의 자녀로 불러주시니 감사합니다. 호흡이 있는 날까지 주를 맘껏 송축하며 살게 도와주시고 자연 만물을 세심하게 관찰하는 시인의 눈으로 삶 속에서 주님을 찬양하는 지혜의 시를 건져올리는 제가 되도록 인도해 주옵소서.

- 석전(碩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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