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隨筆 · 斷想

난득호도(難得糊塗)

석전碩田,제임스 2016. 11. 15. 09:26

일전에 말씀드린 적이 있었던 군대 후배가 오늘 아침에는 이런 내용의 글을 보내왔습니다.  

 

우리 한국인이 가훈으로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을 가장 많이 선호하듯이, 중국인들이 가훈 1호로 사용하는 '난득호도( 難得糊塗)'를 설명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뜻을 풀이하면 "바보가 되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라는 뜻입니다. , '똑똑한 사람이 똑똑함을 감추고 바보처럼 사는 건 참 어렵다라는 뜻입니다. 이 말은 청나라 문학가 중 8대 괴인으로 알려진 정판교(鄭板橋)가 처음 사용한 말이라고 합니다.  

 

바보가 바보처럼 살면 그냥 바보지만, 똑똑한 사람이 때로는 자기를 낮추고, 똑똑함을 감추고 바보처럼 처신하는 것이 진짜 천재다라는 것입니다. 자신의 날카로운 빛을 감추고 겸손한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 어쩌면 동양 철학의 핵심인 것 같습니다. 지식인들이 자기 인생을 관리하는 가치이기도 합니다.  

 

정판교의 말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똑똑해 보이기도 어렵지만, 똑똑한 자가 바보처럼 보이는 일도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총명하면서 바보처럼 보이기는 더욱 더 어려운 일이다. 네 총명함을 잠시 내려놓고 일보 뒤로 물러난다면 하는 일마다, 가는 곳마다, 마음이 편할 것이다. 그러면 네가 의도하지 않아도 저절로 너에게 행복이 다가올 것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문득 성경에도 이와 비슷한 비유가 있다는 것이 생각나서 찾아서 묵상해봅니다. 누가복음 14장의 말씀입니다.  

 

7.청함을 받은 사람들의 상좌 택함을 보시고 저희에게 비유로 말씀하여 가라사대  

8.네가 누구에게나 혼인 잔치에 청함을 받았을 때에 상좌에 앉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너보다 더 높은 사람이 청함을 받은 경우에  

9.너와 저를 청한 자가 와서 너더러 이 사람에게 자리를 내어 주라 하리니 그 때에 네가 부끄러워 말석으로 가게 되리라  

10.청함을 받았을 때에 차라리 가서 말석에 앉으라 그러면 너를 청한 자가 와서 너더러 벗이여 올라 앉으라 하리니 그 때에야 함께 앉은 모든 사람 앞에 영광이 있으리라  

11.무릇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  

 

똑똑한 사람이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자신을 낮추는 "난득호도( 難得糊塗)"의 자세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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