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산행후기

2012.6.9 홍천 팔봉산

석전碩田,제임스 2012. 6. 12. 11:08

강원도 홍천군 서면 팔봉리에 위치한 팔봉산은 여덟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작은 산이지만, 아기자기한 암봉들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고 홍천강이 그림같이 휘감아 흐르는 풍광을 지닌 멋진 산이었습니다.

 

와우 산악회 6월 정기 산행지로 추천된 이 산은 해발 고도가 327m 밖에 되지 않지만 이 산을 찾는 사람들이 두번 놀라는 산이라고 합니다. 주차장에서 내려 산을 올려다 볼 때 한 눈에 쏙 들어올 정도로 규모가 작아 만만해 보이는 산이지만 일단 올라보면 그 발밑으로 내려다 보이는 홍천강의 풍광과 산세의 아름다움에 놀라고,  봉우리를 오르면서 만만치 않은 암릉 코스에 또 한번 놀란다는 말이지요. 말 그대로 아기자기한 산행 코스는 오르는 이로 하여금 지루하지 않게하는 묘미도 있었습니다. 1봉을 올라서서 발밑을 내려다 보면 금방 출발했던 곳에 있던 팔봉교가 저 밑에서 마치 그림같이 걸쳐있고 그 아래로 홍천강이 유유히 흐르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으니 뿌듯하지만 앞을 쳐다보면 또 올라야 할 2봉이 더 높이 손짓을 하면서 부르기 때문에, 발걸음을 재촉해야 합니다. 원래 팔봉산을 1봉부터 8봉까지 올랐다가 원위치로 돌아오는 데에는 3시간이 걸리지만, 바위와 어루러진 멋진 소나무들이 있고 경치좋은 쉴만한 곳이 많아서 자주 쉬는 바람에 실제 걸리는 시간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말도 있을 정도랍니다. 

 

2봉에는 예상치 않은 집이 두 채 덩그러니 세워져 있더군요. 무슨 집인가 하고 자세히 살펴 보니 삼부인상을 모시는 당집이랍니다. 홍천 지역에 400여년 전부터 전해내려오는 전설에 따라 삼부인(이氏, 김氏, 홍氏) 을 기리는 제사(굿)가 음력 삼월과 구월에 드려진다는 설명문이 세워져 있습니다.

 

3봉과 4봉사이에 위치한 해산굴도 재미있는 포인트입니다.  수직으로 된 암벽 가운데 나 있는 구멍을 통과하기 위해서, 배낭을 먼저 던져 올려 놓고 머리부터 넣은 다음 구멍을 통과하는 모습이 마치 아이가 자궁을 통과해서 나오는 해산 장면같다고 해서 '해산굴'로 이름 붙여진 곳입니다. 전해내려오는 말에 의하면 이 굴을 많이 통과하면 할수도록 무병장수한다고 하여 '장수굴'이라고도 불린답니다. 우리 일행 중 앞선 회원들은 해산굴을 모두 통과했지만 나를 포함해서 뒷 쪽에 서 있었던 회원들은 기다리는 사람이 너무 많아 시간 단축을 위해서 아쉽게도 우회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

 

7봉과 8봉 사이에 있는 하산로 지점까지 모든 회원들이 무사히 도착한 후, 8봉을 오르지 않고 하산할 팀과 8봉을 올랐다가 하산할 팀으로 나눕니다. 요즘같이 홍천강의 물이 없을 때에는 8봉을 올랐다가 하산하는 길로 내려가도 문제가 없지만, 물이 불어나는 장마철에는 강가의 트레킹로가 물에 잠기기 때문에 반드시 이곳에서 하산해야 된다고 합니다.  팔봉산의 마지막 봉우리답게 8봉을 오르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넘어왔던 일곱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렸던 모든 것을 종합해놓은 듯한 난이도였지만 이것도 잠시 이내 마지막 봉우리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서로 밀고 당겨주면서 오르락 내리락 했던 팔봉산 산행의 묘미는 쉽게 잊혀지지 않을 듯 합니다. 그리고 8봉 하산로로 내려 온 후 매표소까지 이어지는 강가의 트레킹로도 낭만적이었는데, 우리 일행은 등산화를 벗고 홍천강을 가로질러 곧바로 주차장으로 이동했습니다.  발끝으로 전해져오는 홍천강물의 따뜻한 촉감이 황홀했습니다. 뒷풀이로 윤정이네에서 먹었던 메기 매운탕 맛도 일품이었습니다. ^&^

 

 

 

 

 

 

 

 

 

 

 

 

 

 

 

 

 

 

 

 

 

 

 

해산굴을 통과하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해산굴을 통과해서 나오는 사람을 끌어주는 장면

 

 

 

 

 

 

 

 

7봉에서 바라 본 제 8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