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산행후기

2012.4.28 강화 별립산

석전碩田,제임스 2012. 4. 29. 12:39

4월의 마지막 주 토요일에는 어느 산을 오를까 생각하다가 강화에 있는 가까운 산을 생각해냈습니다. 이맘때 쯤 강화에 있는 산이라면 진달래 축제로 유명한 <고려산>을 떠올리겠지만, 제게는 고려산의 진달래 못지 않게 진달래가 많이 피는 한 산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점면 창후리 서해 유스호스텔이 있는 뒷 산입니다. 산 이름은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했지만, 오늘 정상에 올라보니 <별립산>이라는 팻말이 이쁘게 세워져 있더군요. 내가 처음 이 산을 오를  때에는 이런 팻말 조차도 없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었는데 말입니다. 

 

집에서 출발하기 전, 큰 아들과 함께 마당에 핀 꽃을 배경으로 

 

2년 전 4월 말, 1박 2일의 연수 모임 차 유스호스텔에 들렀다가 연수 2일차 아침에  연수원의 뒷 산을 올랐습니다. 그 때 예상치도 않게 엄청난 진달래 군락지를 만나 감격해 하면서, 언젠가 진달래가 필 때 쯤 고려산 보다는  이곳으로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산이 바로 이 산입니다. 정상에 서면 동쪽으로 고려산이 멀리 보이고, 또 고려산의 붉은 진달래 물결을 볼 수도 있는 산이면서, 교동이 바로 맞은 편으로 보일 정도로 해안과 가까이 있는 산이라, 고도가 높아지면서 서해 바다의 아름다운 광경도 만끽할 수 있는 탁 트인 전망이 좋은 산입니다.

 

    

 

서울 올림픽 도로를 벗어나면 김포 하성까지, 새로 개통된 고속도로같은 8차선 도로가 시원하게 뚫려 있어 10여분이면 강화 코 앞까지 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고려산 진달래 축제를 찾는 상춘 인파를 태운 차량 때문인지 꽉 막힌 도로가 쉽게 진행을 할 수 없게 합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해서 하점면 서해 유스호스텔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면서 시간을 보니 40분이면 올 수 있는 곳을 2시간이나 걸려 왔더군요.

서해유스호스텔 주차장, 멀리 보이는 뒷산이 별립산

 

별립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서해 유스호스텔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후 유스호스텔 뒷 뜰 왼쪽으로 나 있는 등산로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연수원에 입소하는 손님들을 위해서 연수원 측에서 개발한 듯한 산행로는 매혹적일 정도로, 인위적인 꾸밈없이 자연스럽게 조성되어 있습니다. 산행이 아니라 편안한 산책길을 걷는 기분으로 얼마를 오르다 보면 약한 산길을 만나게 되는데, 이 때부터는 자기도 모르게 진달래의 향연에 정신을 잃게 될 정도로 활짝 핀 진달래가 반깁니다.  전국에서 몰려 든 산행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고려산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호젓함과 한적함까지 즐길 수 있는 별립산의 진달래 산행의 묘미를 만끽하게 되는 것이지요.

 

      

 

산을 오르는 중에 유일하게 만난 산행객이 찍은 사진이 둘이 함께 찍은 유일한 사진

  

 

 

  

 

연수원에서부터 별립산 정상까지 다녀오는 데에는 왕복 1시간이면 족할 거리이지만, 아내와 나는 거의 2시간이나 걸린 것 같습니다. 올라가는 길에 단 한 사람의 산행객만 만났을 정도로, 온 산을 우리 부부가 전세 를 내서 차지한 것 같은 벅찬 포만감을 오롯이 느끼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나 봅니다. 오르면서 내려다 본 교동도의 고즈넉함, 그리고 교동과 강화를 잇는 다리 건설 현장의 부산한 움직임이 대비되어 붉은 진달래에 취해서 산 위에서 내려다 보는 우리는 신선이 된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창후리와 교동도를 잇는 다리 공사가 한창인 모습

    

 

  

별립산 뒷 쪽으로 멀리 보이는 산이 고려산

 

하산 후 별립산 아래에서 손수 농사지은 콩으로 직접 된장과 청국장, 간장을 담가서 파는 집<장이 샘솟는 집 - 장천가(醬泉家),http://www.장천가.kr>을 방문해서 그 분들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면서 된장을 구입했던 일이며, 또 강화농협 송해지점 앞에 있는 식당 <시골집>에 들러 식당 주인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분들의  이웃 시골 집을 얘기치 않게 방문해서 서울에 살다가 낙향하여 시골 집을 가꾸면 정원을 손질하면서 오손도손 재미나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은 이번 별립산 산행에서 얻은, 정말 멋진 또 하나의 보너스였습니다.

 

 

농협 송해지점 앞에 있는 허름한 식당, <시골집>(032-933-4714)..각종 봄나물 반찬과 김치찌개

 

  

 

 

시골집을 가꾸면서 손수 농사지은 콩으로 된장이며 간장을 담가 지인들에게 나눠주는 즐거움을 누리고 사시는 부부의 훈훈한 커피를 대접 받으며....

 

강화 고려산의 진달래가 전국적으로 이름이 난 건 사실이지만, 아무도 관심없는 작은 산 별립산은 고려산 못지 않은 진달래 산행의 즐거움은 물론 여행의 참 맛을 알게 하는 산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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