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산행후기

2012.4.5 봄 나들이

석전碩田,제임스 2012. 4. 12. 16:58

매년 그랬듯이 올해도 한식일에 고향을 다녀왔습니다. 사실 부모님이 묻혀 있는 산소를 돌아 보는 성묘를 한다는 것은 핑계일 뿐, 길고 추웠던 혹독한 겨울을 통과해 오면서 이맘때 쯤이면 늘 도지는 <갑갑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내가 자란 고향 마을의 뒷 산에 쏟아지는 봄 햇살과 쑥내음이 가득한 고향의 공기로 콧바람을 쐬야했기 때문입니다.  

 

성주에 도착하여 예쁘게 핀 꽃 화분을 두 개 구입하고, 또 시골에 남아 계신 어르신들의 쉼터인 경로당에 드릴 몇 가지 생필품을 구입하는 일은 항상 행복한 시간입니다. 단돈 천원이면 살 수 있는 호미며 낫을 구입하는 것도 빼놓지 않는 일입니다. 도회지에 살면서 화단을 가꾸기 위해서 이런 물건을 구입하는 것도 쉽지않기 때문이지요.  

 

올때마다 성주 참외 농사로 짭짤하게 돈을 번 초등학교 동창 친구 내외의 농장을 들러 햇 참외를 구입하는 것도 잊지 않는 일 중의 하나입니다. 고향을 다녀온 후 친구가 농사 지은 성주참외를 먹어보라고 이웃 사촌들에게 보시하는 일은 우리 부부가 그동안 해 오고 있는 조그만 행복이거든요.  

 

화사하게 피어 있는 봄 꽃들의 향연을 기대했지만 고향에도 아직까지는 꽃이 피지 않았더군요. 산소 주변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할미꽃만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고 있었습니다. 잠깐의 성묘를 마친 후 우리 부부는 예정한대로 남해 바다위에 떠 있는 통영으로 향했습니다. 마리나 리조트에서 떠 오르는 일출 구경도 할 겸 남녘의 봄꽃을 구경하기 위해서...

 

남녘으로의 봄 나들이

 

중학교 2학년 때 수학여행으로 처음 통영을 들린 기억을 더듬으며 도착했지만 그 때의 추억을 들춰낼만한 곳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해저터널 부근에 있었던 충무여관을 수소문했으나, 어느 식당의 주인이 하는 말, '아마도 충무여관이 아니라 충일여관이었을겁니다. 그런데 그 여관 이제 문닫았어요'랍니다. 그 당시 한산도에 있는 제승당에 들렀다가 나오는 길에 조개로 만든 예쁜 기념품을, 엄마가 여행가서 쓰라면서 주머니에 꼬깃꼬깃 넣어준 귀한 돈으로 구입했던 기억이 아련한 추억으로 남는 것이 전부인, 바로 통영과 관련된 유일한 나의 기억입니다.  

 

내가 한식일에 통영을 간다는 말에, 젋은 조교가 몇 가지를 주문한 것이 있었습니다. 마리나 리조트에서 꼭 1박 하는 것, 또 동피랑을 가 보는 것, 통영의 명물 꿀빵을 꼭 사서 먹는 것 등... 처음 이야기를 들을 때는 이런 메모들이 뭘까 의아하게 생각되었지만 통영에 도착해보니, 인터넷을 통해서 통영을 방문하는 여행자들 사이에는 이미 널리 알려진 <통영 여행의 Tip>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리조트에 체크인을 하자마자 곧바로 미륵산 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을 오르는 것으로 통영에서의 첫 나들이는 시작되었습니다.  

 

마리나리조트에서의 1박은 그리 유쾌하지 않았습니다. 중고등학생들의 수학여행 씨즌이어서인지 밤새도록 떠들어대는 학생들 때문에 밤에 몇 번을 깨야했고, 일출을 볼 수 있는 동쪽의 방을 배정받지 못해 아무 의미없이 하룻밤을 보냈다는 실망감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다음 날 <비진도>를 다녀온 후, 멋진 일출을 보기 위해서 무리해서 포항 영일만까지 내달렸으니 내가 생각해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입니다.^&^  

 

통영에서의 둘째 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 자전거를 빌려타고 금호 마리나 리조트가 있는 섬을 한바퀴 돌았습니다. 멋지게 조성된 자전거 도로가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아침 태양에 반짝 거리는 남해의 쪽빛 바닷물이 바치 보석이 반짝이는 듯했고 또 해안을 따라 조성된 자전거 도로에서 바라본 섬은 온통 빨갛게 핀 진달래 천지였으니,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아름다운 광경이었지요. 남해의 아름다운 바닷가를 더 구경하려고 통영 여객선터미널로 가 소매물도행 배표를 구입하려 했지만, 며칠 전 불었던 강풍으로 접안시설이 망가지는 바람에 소매물도는 가지 못하고 대신 비진도를 갔습니다. 아직까지는 개발되지 않은 천연의 섬 모습을 간직한 섬이었습니다. 외항에서 내려 내항까지 나 있는 산길 산책로를 터벅 터벅 걷는 여유로움을 즐기는 것도 괜찮았습니다. 걷는 중에 혼자 여행을 온 한 사람을 만나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어 더욱 풍성했던 섬 산책이었지요.

 

  

통영 미륵산 케이블카

 

  

미륵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통영시 전경

미륵산 정상에서 바라 본 한산도..중천에 떠 있는 달이 충무공 이순신이 읊었다는 시를 생각나게합니다

 

마리나 리조트에서 내려다본 통영 내항의 모습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섬을 한바퀴 돌 수 있어요

 

 

  

비진도..내항~외항으로 연결된 산책길을 거닐면서 찍은 사진

동해바다의 일출 광경(호미곶에서)

 

 

자동차 여행을 끝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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