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산행후기

2011.3.26 인왕산 그리고 구마노 교수 전시회

석전碩田,제임스 2011. 3. 27. 00:22

오늘은 아내와 함께 인왕산을 올랐습니다. 화창하게 맑은 봄날씨였습니다. 몇 주 전 안산 봉수대에 올라 맞은 편에 올려다 보이는 인왕산에는 언제쯤 오를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빠른 시일안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부암동 사무소 마당에 차를 세워두고 바로 앞에 있는 창의문을 기점으로 해서 인왕산 쪽 성벽 길을 따라 오르면 곧바로 정상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화창한 날씨 탓인지 삼삼오오로 성벽을 따라 트레킹을 즐기는 인파가 대단했습니다.

 

인왕산 정상으로 나 있는 성벽길에서 바라 보이는 왼쪽 서울 도성의 풍경과 또 오른쪽 북쪽 편으로 길게 병풍처럼 둘러 선 북한산 능선의 장관은 일품이었습니다. 토요일마다 북한산에서 바라 보는 인왕산은 그리 크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반대로 인왕산 위에서 바라보는 북한산 능선은 한 눈에 모든 봉우리가 다 들어올 정도로 그야말로 장관이었습니다.

 

창의문에서 인왕산 정상까지는 40분 남짓 걸린 것 같습니다. 인왕산 정상에는 발디딜 틈도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정상 바로 아래 양지바른 곳에 앉아 멀리 청와대와 그 앞으로 곱게 단장된 경복궁 궁궐 등 서울 시내를 내려다 보면서 간단히 싸가지고 간 간식 거리를 먹으면서 따뜻한 봄 햇살을 즐겼습니다.

 

한 무리의 초등학생들을 데리고 온 선생님이 바로 우리 앞에 서서, 멀리 맞은 편으로 보이는 북악산과 그 아래의 청와대, 그리고 경복궁 또 남산, 한강 등의 위치를 설명하면서 무학대사와 정도전 등 조선 도읍지를 정할 때의 역사를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무학대사가 바로 이곳에 서서 이 아래를 내려다 보면서 궁궐의 위치를 정했는데, 어느 산을 뒷 배경으로 하느냐를 놓고 둘이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는 역사적 내용을 따발총 발사하듯이 설명합니다. 직접 발 아래에 펼쳐지는 지형을 보면서 설명을 하니 실감이 났습니다. 풋풋한 에너지가 넘쳐보이는 젊은 총각 교사가 듬직해 보였습니다.

 

내려 올 때에는 왔던 길로 되돌아 오지 않고 세검정길로 빠지는 방향을 택했습니다. <기차바위>라는 팻말을 따라 내려왔더니 처음 출발했던 부암동 사무소로 이어지는,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길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잘 조성되어 있더군요.  다음에 인왕산을 오를 때 이 길을 택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아주 호젓한, 멋진 길이었습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기까지 도합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지만 매주 오르면서 감탄을 하곤 하는 북한산의 어느 산행 코스보다도 더 좋은 전망과 경치를 만끽할 수 있었던 산행이었습니다.

 

*

 

산행 후, 늦은 오후에는 홍익대학교의 오랜 자매대학인 일본 오사카예술대학의 구마노 교수 전시회가 열리는 인사동 갤러리를 찾았습니다. 지난 해 4월, 일본 가나자와에서 개인전을 열 때 직접 가서 만났던 교수인데 한국이 좋아서 꽤 자주 한국에서 개인전을 갖는 공예 작가입니다. 60을 넘긴 나이지만, 에너지 넘치도록 작업에 몰두하는 청년같은 老교수에게서 도전을 받고 돌아왔습니다.

 

 

 

북악산과 그 아래에 위치하고 있는 청와대가 있는 전경 

 북한산 주능선에 있는 거의 모든 봉우리가 한 눈에 들어오는 장관 

창의문에서 인왕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성벽 길에서 되돌아 본 부암동의 전경, 멀리 보이는 산이 북한산 

 인왕산 정상에서 바라 본 기차바위(정상에서 홍제동,세검정 쪽으로 길게 늘어선 산행로)

 

 

 오사카예술대학 구마노 교수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Hidden Space Gallery 앞에서

 

정가(正歌)를 부르고 있는 정마리씨....Opening Ceremony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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