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아침입니다.
해마다 설날 이른 아침 부모님께서 기침(起枕)하시기 전에 일어나서 세배를 드려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는데, 부모님이 안계신 올 해 설날은 일찍 일어나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먼저 시편 138편 다윗의 기도를 묵상합니다.
"내가 전심으로 주께 감사하며 신들 앞에서 주께 찬양하리이다. 내가 주의 성전을
향하여 경배하며 주의 인자하심과 성실하심을 인하여 주의 이름에 감사하오리니
이는 주께서 주의 말씀을 주의 모든 이름 위에 높게 하셨음이라.
내가 간구하는 날에 주께서 응답하셨고 내 영혼을 장려하여 강하게 하셨나이다.
...여호와께서 내게 관계된 것을 완전케 하실찌라 여호와여 주의 인자하심이 영원
하오니 주의 손으로 지으신 것을 버리지 마옵소서."
나와 관련된 모든 것을 주께서 완전케 해달라는 간절한 기도를 하면서 혹시 내가
스스로 조급해져서,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을 변호하거나 자기
방어를 하면서, 결국 나 자신에게 기도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도는 내가 원하는 걸 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원하시는 자리에 서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데 말입니다.
또 다른 다윗의 시인 26편을 묵상하면서 기도는 내가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 아니
라 내 자신이 하나님이 원하시는대로 되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내가 나의 완전함에 행하였사오며 요동치 아니하고 여호와를 의지하였사오니,
여호와여 나를 살피시고 시험하사 내 뜻과 내 마음을 단련하소서. 주의 인자하심
이 내 목전에 있나이다. 내가 주의 진리 중에 행하여 허망한 사람과 같이 앉지 아
니하였사오니 간사한 자와 동행치도 아니하리이다.
내가 행악자의 집회를 미워하오니 악한 자와 같이 앉지 아니하리이다.
여호와여 내가 무죄하므로 손을 씻고 주의 단에 두루 다니며 감사의 소리를 들리
고 주의 모든 기이한 모든 일을 이르리이다.
여호와여 내가 주의 계신 집과 주의 영광이 거하는 곳을 사랑하오니 내 영혼을 죄
인과 함께, 내 생명을 살인자와 함께 거두지 마소서.
저희 손에 악특(惡慝)함이 있고 그 오른손에 뇌물이 가득하오나 나는 나의 완전함
에 행하오리니 나를 구속하시고 긍휼히 여기소서.
내 발이 평탄한데 섰사오니 회중에서 여호와를 송축하리이다."
하나님 앞에서 완전할 수 있는 자 누구이겠습니까? 오로지 그의 긍휼함을 의지할
뿐입니다. 하나님께서 내 마음을 살피시고 시험하사 단련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다윗의 이 기도가 내 기도가 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그리고 설날 아침, 다시 한번 내 자신이 허망한데 마음을 두지 않고 간사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않으며, 오직 하나님의 진리의 도가 있는 편에 서며 생명의 자리에 서
겠다고 다짐하는 기도를 드립니다.
*
역대상 4장 9절~10절에 기록된 야베스의 기도를 다시 한번 묵상하면서 하나님의
응답의 약속을 다시 한번 확인해 봅니다.
"야베스는 그 형제보다 존귀한 자라. 그 어미가 이름하여 야베스라 하였으니, 이는
수고로이 낳았다 함이었더라. 야베스가 이스라엘 하나님께 아뢰어 가로되, 원컨
대 주께서 내게 복에 복을 더하사 나의 지경을 넓히시고 주의 손으로 나를 도우사
나로 환난을 벗어나 근심이 없게 하옵소서 하였더니 하나님이 그 구하는 것을 허
락하셨더라."
하나님의 완벽한 시간에, 주님의 완벽한 방법으로 내 기도에 응답할 것이라는 음
성을 들려주시니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찬양을 드리게 됩니다. 할렐루야.
*
유년 시절, 시골에서 맞는 설날의 경험은 내게 특별했습니다. 캄캄한 이른 새벽에 일
어나 부모님께 먼저 세배드리고, 그 다음 마을 어른들께 동네를 한바퀴 돌면서 세배
를 하는 것으로 설날 하루를 보냈지요.
세배를 하고 자리에 앉으면 어르신들은 나름대로의 '덕담'을 해 주시곤 했습니다.
이 때 가장 많이 들은 덕담이 이것입니다.
"과세는 편안히 보냈는가?" 하는 뜻의 문장인데 경상도 발음으로 이렇게 하시곤 하셨
지요. "과시는 피~�는가?" ^&^
아마도 지난 한 해 무사하게 잘 보내고 새해를 맞는 것에 무한 감사해야 한다는
옛 조상들의 마음이 응축된 인삿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이렇게 해석하는 것도
철이 든 후에 곰곰히 그 세배 인삿말의 뜻이 무엇인가를 되새겨 보다가 내 나름대로
깨달은 것이지만 말입니다.
맞습니다.
우리의 인생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고 했는데, 길지 않은 이 인생을 살아가
면서 아등바등 살 게 아니라 올 한 해 그저 무사하게 보낸 것이 감사할 뿐이라고 고
백하는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님의 은혜만을 구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戊子年 한해, 하나님의 은혜가 가득한 복된 한 해가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특히, 저
와 관계된 모든 분들과 함께 이 복을 누릴 수 있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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