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하루 휴가를 내서 망중한(忙中閑)을 즐겼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 그동안 2학기 개강을 준비하느라 거의 두 달여 여름방학 동안
정신없었던 기간이 어느 정도 지나가는 때라 망중한을 가질 수 있는 기간이 이 즈음이기 때문에,
또 한 주간 중 하루의 휴식(Break)을 가지는 것도 의미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특별한 건 아니지만 어제는 그동안 늘 해보고 싶었던 것 중의 하나를 실행해 봤습니다.
아침 운동이 끝나고 샤워를 하고 나면 늘 바쁘게 일터로 향해야만 했던 바쁜 일정에 얽매여 있어,
나는 언제나 교문 옆에 있는 커피 숍에서 커피 한 잔과 간단한 빵 한 조각 시켜 놓고, 바쁘게 교문
을 통과하는 학생들과 교직원들을 바라보면서 여유로운 아침 시간을 한번 가져볼 수 있나 하는
것이었지요. 그런데, 그걸 어제 실행에 옮겨봤습니다. 혹자는 이런 얘기를 하면 뭐 그런 걸 가지
고 그러나 하겠지만, 빡빡한 업무에 쫓기면서 살았던 제게는 이루고 싶은 소박한 소망 중의 하나
였답니다.
그래서 어제는 너무 행복하게 하루를 출발했습니다.
*
모처럼 갖는 망중한을 즐기면서, 오전에는 작은 아이와 큰 아이가 다니는, 집 바로 옆에 있는 고등
학교를 아내와 함께 잠시 들렀습니다. 마침 공개수업하는 날이라고 며칠 전 연락이 와 있다는 아내
의 말에, 둘이서 한번 가 보기로 한 것이지요.
올해 고 3인 첫 째는 해당되지 않고, 공부에는 취미(?)가 없는 둘째 녀석(고 1)이 공부하는 모습과,
또 여러 선생님의 가르치는 수업장면을 이 교실 저 교실을 돌아다니면서 참관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선생님은 열심히 색다른 준비를 해서 가르치는 반면, 어떤 선생님은 교과서 달랑 한 권 펼쳐
놓고 그저 화려한 말의 성찬(?)을 베풀고 있는 예전의 선생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기도 했지
요.
그런데, 수업을 참관하면서 느낀 것 한 가지는, 산만한 교실에서 공부한다고 앉아 있는 아이들이
'참 애처롭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입니다. 생기발랄하게 뛰어놀아야 할 나이에, 몸에도 맞지 않은
좁은 책상에 앉아, 거의 반은 꾸벅 꾸벅 졸면서 억지로 앉아 있는 듯한 그 모습... 외부에서 학부모
들이 많이 와서 참관하는 날이면 바짝 긴장하고 들어야 할 상황인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꾸벅 꾸벅
졸고 있는 학생이나 그걸 일부러 깨우려고 하지 않는 교사나 매 마찬가지로 참 안됐다는 그런 생각
을 했다는 것이지요.
그래도 아들이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어떤 환경에서 보내고 있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이
또한 작은 행복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침 점심 시간이라, 전교생의 배식이 이뤄지는 식당을
들러 큰 아들도 만나 봤습니다. 똑같은 교복을 입은 똑같은 또래의 학생들이 그렇게도 길게 줄을
서서 배식을 기다리고 또 식사를 하면서 왁자지껄한 광경을 연출하는 모습이 제게는 또 하나의 신
기한 풍경으로 다가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갈치구이로 소문난 할머니 기사 식당에서 느긋한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오랜만에 가진 망중한의 행복한 하루는 아쉽게도 이렇게 훌쩍 지나갔습니다.
▣ Andante, Andante Sung By ABBA
Take it easy with me, please
Touch me gently like a summer evening breeze
Take your time, make it slow
Andante, Andante, just let the feeling grow
Make your fingers soft and light
Let your body be the velvet of the night
Touch my soul, you know how
Andante, Andante, go slowly with me now
제발 천천히 하세요
여름 밤에 부는 미풍처럼 부드럽게 어루만져주세요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하세요
천천히, 천천히, 그 감정이 점점 커지게 하세요
당신의 손가락으로 부드럽고 가볍게 어루만져 주세요
당신의 몸이 밤의 벨벳이 되도록 말이예요
내 영혼을 만져주세요. 어떻게 하는지 아시잖아요
천천히, 천천히, 지금 나에게 천천히
I'm your music (I am your music and I am your song)
I'm your song (I am your music and I am your song)
Play me time and time again and make me strong
(Play me again 'cause you're making me strong)
Make me sing, make me sound
(You make me sing and you make me...)
Andante, Andante, tread lightly on my ground
Andante, Andante, oh please don't let me down
나는 당신의 음악(난 당신의 음악이고 난 당신의 노래예요)
나는 당신의 노래(난 당신의 음악이고 난 당신의 노래예요)
몇 번이고 다시 나를 연주해 강하게 만들어주세요
(다시한번 나를 연주해요. 당신은 날 강하게 만드니까요)
날 기쁘게 해주세요. 날 신선하게 해주세요
(당신은 날 기쁘게, 날... 만들어주죠)
천천히, 천천히, 땅을 가볍게 걷듯이 말이예요
천천히, 천천히, 오, 제발 날 실망시키지 마세요
There's a shimmer in your eyes
Like the feeling of a thousand butterflies
Please don't talk, go on, play
Andante, Andante, and let me float away
I'm your music (I am your music and I am your song)
I'm your song (I am your music and I am your song)
Play me time and time again and make me strong
(Play me again 'cause you're making me strong)
Make me sing, make me sound
(You make me sing and you make me...)
Andante, Andante, tread lightly on my ground
Andante, Andante, oh please don't let me down
당신의 눈동자에는 희미한 빛이 있어요
수천마리 나비의 느낌같은
제발 말하지 말고, 계속해요, 연주를...
천천히, 천천히, 내가 떠가게 해주세요
나는 당신의 음악(난 당신의 음악이고 난 당신의 노래예요)
나는 당신의 음악(난 당신의 음악이고 난 당신의 노래예요)
몇 번이고 다시 나를 연주해 강하게 만들어주세요
(다시한번 나를 연주해요. 당신은 날 강하게 만드니까요)
날 기쁘게 해주세요. 날 신선하게 해주세요
(당신은 날 기쁘게, 날... 만들어주죠)
천천히, 천천히, 땅을 가볍게 걷듯이 말이예요
천천히, 제발 날 실망시키지 마세요
Make me sing, make me sound
(You make me sing and you make me...)
Andante, Andante, tread lightly on my ground
Andante, Andante, oh please don't let me down
Andante, Andante, oh please don't let me down
날 기쁘게 하죠. 날 완전하게 하죠
(당신은 날 기쁘게, 날... 만들어주죠)
천천히, 천천히, 땅을 가볍게 걷듯이 말이예요
천천히, 제발 날 실망시키지 마세요
천천히, 제발 날 실망시키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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