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과 토요일, 폭염 주의보가 내려진 경상도 내륙 지방인 고향 땅에서 벌초하고, 또 덤으로 가족들과 함께 가야산(해발 1430미터)도 오르는 행복한 시간을 갖고, 다시 일상의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폭염이 내리 쬐는 날, 예초기 네 대를 동시에 가동해도 하루 종일 걸리는 선산의 면적이라 엄청나게 고생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일을 통해서 평소에 떨어져 살던 가족들이 한데 모일 수 있어 얼마나 행복한 시간이었던지요.
특히, 올 해에는 벌초하기 전 날, 유년 시절 항상 올려다 보면서 꿈을 키우고 또 정기(精氣)를 받았던 산인 가야산(伽倻山)을 가족들이 함께 등반하는 계획을 세워 무사히 실행했던 일이 보람된 일이었습니다. 우리 마을에서 정면으로 올려다 보이는 '가야산'은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큰 바위의 얼굴'과 같은 역할을 했던 영산(靈山)인지도 모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몇 년전부터 벌초하러 내려갈 때마다 가야산을 올랐지만, 이렇게 4촌 5촌 조카들과 형제들이 한데 어울려 오르기는 올해가 처음이었습니다.
가야산 정상인 칠불봉(七佛峰)과 상왕봉(上王峰) 꼭대기에서 내려다 본 우리 마을의 모습은, 희미했지만 그 모습 그대로 확연하게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그 날은 날씨도 우리 편이었답니다. 날씨가 쾌청한 날조차도 정상 부근에는 늘 산구름이 휘감고 지나가는 고봉인지라, 이런 시야를 확보한 건 행운이 아닐 수 없었지요.
폭염과 산행, 그리고 선산의 벌초...
도대체 어울리지 않는 일 같았지만 멋지게 해 낸 가족 한 마당이었고, 또 행복한 가족 여름 휴가였습니다.
정상에서(왼쪽 사진은 칠불봉, 오른쪽 사진은 상왕봉(우두봉) 위에서)
환히 내려다 보이는 고향 마을 전경..성주군 대가면, 가천면, 수륜면 일대..
오르내리며 계곡에서 발도 담그고 목물도 하면서 담소를 나누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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