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끝물 - 문성해 여문 씨앗들을 품은 호박 옆구리가 굵어지고매미들 날개가 너덜거리고쌍쌍이 묶인 잠자리들이 저릿저릿 날아다닌다 얽은 자두를 먹던 어미는 씨앗에 이가 닿았는지 진저리 치고알을 품은 사마귀들이 뒤뚱거리며 벽에 오른다 목백일홍이 붉게 타오르는 수돗가에서끝물인 아비가 늙은 오이 한 개를 따와서 씻고 있다 - 시집 (문학동네, 2016) * 감상 : 문성해 시인.1963년 경북 문경읍 상리에서 태어났습니다. 영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1986년)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일간 신문의 신춘 문예에 작품을 제출하는 등, 수년을 노력한 끝에 1998년 매일신문 신춘 문예에서 ‘공터에서 찾다’와 2003년 경향신문 신춘 문예서 시 ‘귀로 듣는 눈’이 연거푸 당선되어 등단하였습니다. ‘문채인’이라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