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목적 - 남길순 그것은 몹시 희박하다 어디니, 라고 묻자화장실이야다음 날 다시 묻는다피곤해서 좀 쉬고 있어요자다가밥을 먹다그럴거면 그 먼 데까지 여행은 왜 갔니 연락이 뜸해지기 시작한다는 거시간과 장소로부터 점점 멀어진다는 거모두에게 잊힌다는 거 흐르는 강물에사람들이 엎드려 빨래를 하고 있다때를 묻히고다시 흔적을 지우고빨래를 하려고 태어난 사람처럼 열심히 빨래를 하다가물가에 엎드려 잠을 자고 있다 먼지를 일으키며 트럭이 지나간다먼지를 들이마시며 걷고 걸어 도착한 곳은 흰 무덤이다 내려올 걸그 높은 데는 왜 올라가니?아무도 없는데 누가 묻는다 죽은 사람의 약력이 줄줄이 적혀 있다 - 시집 (창비, 2022) * 감상 : 남길순 시인.1962년 전남 순천 월등면에서 태어났습니다. 순천대학교대학원 국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