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들 - 이봉환 어디 가을이 얼마큼 왔나 궁금해 산에 갔더니 키 작은 졸참나무 도토리들 바위틈에 수월찮이 나앉아서 꼭 포경수술 한 동무지간들 목욕탕에서처럼 쪼그리고 앉아서 운동 나온 아낙이 흘끔 보거나 말거나 큰놈 작은놈들 거시기가 밖으로 볼똑하니 나오도록 앉아서 가을볕 따글따글하니 쬐고들 있습디다요 - 시집 (실천문학사, 2013) * 감상 : 이봉환 시인. 1961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났습니다. 전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중등학교 교사로 부임하였으나 전교조 파동이 있었을 당시 해직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습니다. 1988년 진보적 문예지 에 ‘해창만 물바다’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첫 시집 (녹두, 1990)를 내고, 두 번째 세 번째 시집인 (풀빛, 1991), (두리,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