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산행후기

2006.10.7 삼각산 나월봉-문수봉

석전碩田,제임스 2006. 10. 7. 19:19
악천후..
구름 한 점 없이 무자비하게 햇살이 쏟아지는 날도 악천후라는 걸 아시는가요?

맞습니다.
악천후지요. 구름 한 점 없고, 바람도 별로 없는 날, 땅은 메말라 발걸음을 디딜 때마다 푹석거리면서 먼지가 날리죠, 날씨는 시월의 초순인데도 28도를 오르내리면서 덥지요... 분명 악천후였습니다. 게다가 가시거리는 얼마나 먼 지, 삼각산의 전체 봉우리들이 마치 손에 잡힐 듯이 눈 앞에 당겨져 보일 정도의 날씨였으니... 도대체 이런 날 산행을 하다니..쯧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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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가을 단풍이 서서히 들기 시작했습니다. 작년 만큼 예쁜 단풍은 아니지만 그래도 9부 능선 쯤부터 단풍이 들기 시작한 삼각산.
언제나 말없이 반겨주는 삼각산이 있어 고맙고, 또 늘 동행하는 멋진 길 동무들이 있어 감사한 일입니다.

멀리 소주에서 오신 영환 선배와 항상 변함없는 은중 후배, 그리고 없는 시간을 내서라도 산을 먼저 오르고야 말겠다는 각오로 달려와 준 은주 후배, 또 늘 든든하게 일행을 이끌어 주시는 기택형, 강철같은 체력으로 우리 토요산행팀의 정신적인 버팀목 역할을 해 주시는 경호선배. 오늘같이 구름 한 점없이 초가을 햇볕이 쏟아지는 날도 악천후라는 재미난 우스갯소리도 이 때 나눴던 주제중의 하나였지요.   오늘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즐거운 산행을 했습니다. 한가위 달 만큼이나 풍성한 마음으로 서로를 격력하고 배려하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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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가 택한 코스는 구파발역에서 모여, 삼천사 매표소를 거쳐 나월봉, 나한봉, 칠성봉과 대남문, 대성문을 거쳐 평창동으로 하산하는, 대체적으로 수월한 길이었습니다. 삼천사에서 나월봉으로 직행해서 오르는 길은, 우리 홍.기들만 아는 길이라 호젓한 맛을 덤으로 누릴 수 있어 좋았지요. 그렇지만 하산하는 길에 지나쳤던 대남문과 대성문은 추석 명절을 지낸 서울 사람들이 모두 다 삼각산을 오른 듯, 인산인해로 북적이고 있더군요. 그래서인지 오르내리면서 저는 아는 사람을 여럿 만났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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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마다 삼각산 산행은 계속 이어집니다. 동참하시고 싶은 분은 언제든지 동참하셔도 좋습니다.  산을 오르면서 삶을 나누고 비전을 나눌 수 있어 얼마나 행복한지요.
(배경음악은 Phil Collins의 Against All Odds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