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성 매표소에서 내리지 않고
버스정류장을 한 코스 더 가서 내린 다음 슈퍼(가게) 오른쪽 골목으로 접어 들면 시구문 매표소 가는 길로 자연스럽게 접어듭니다.
가파른
계단길 같은 산행로를 한참 오르다 보면 시구문이 나오고, 그 뒷 쪽으로 매표소가 나타납니다
층층 계단길을 또 한참을
오르다보면 신라 때 중건되었다는 원효암의 독경소리가 은은하게 들립니다.
달동네의 여느 범인의 집과 비슷한 원효암...
그러나
안쪽으로 들어서면 의상봉 능선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에 큼직한 불상이 있고, 아기자기한 산신각까지 갖춰진 제대로 된
절입니다.
해발 505미터 원효봉을
거쳐 염초봉과 백운대 방향의 성곽을 따라가다 보면 북문이 있습니다.
북문은 아직도 복원이 되지 않아, 6개의 주춧돌만 덩그렇게 놓여
있고, 출입문 석축만 남아 있지요.
이곳에서 우측으로 난 길을 따라 하산을 시도합니다.
입추와 처서를 지났지만 아직도 여름을 아쉬워하는
여름 곤충들은 건강한 자태를 뽑내고 있었습니다.
귀가 시리도록 울어대는 매미며, 짝짓기를 시도하는 호랑나비의 황홀한
비행도 만날 수 있었지요.
마지 못해 따라 나선
아들들과 함께 한 산행...
특히 작은 아들은 어찌도 힘들어 하는지..가다 쉬다를 반복하면서 흠뻑 땀에 젖은 모습이 애처롭게 보이기까지
했지요.
그러나 사진기 앞에선 멋진 폼을 잡았답니다. ^&^
오랜만에 오로지 봉우리 하나만을 오른 산행이어서인지, 걷는
시간보다 쉬는 시간이 더 많았을 정도로 널럴한 산행있습니다.
오늘따라 바람은 어찌도 그리 시원하게 불던지요.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는 어느 시인의 다짐이 생각난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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