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가서 선산의 벌초, 그리고 짧은 가족 여행은 덕분에 무사히 잘 다녀왔습니다.
매년 8월 15일(광복절)은 우리 온 가족이 모여 선산의 벌초를 하는 가족행사를 하는 날이지요. 올해에는 장손 조카가 15일 날 해외 여행이 계획되어 있어, 하루를 앞당겨 14일날로 정했지요.
저희 가족은 그 보다 이틀 앞서 내려갔습니다.
첫 기착지는 경남 거창 위천면 황선리...거창 국제연극제가 한창 열리고 있는 수승대 일대 계곡이었지요. 모텔에 숙소를 정하고 연극 티켓을 구입한 후 계곡에 발을 담급니다. 남덕유산 자락에서 내려오는 계곡은 오염되지 않은 몇 안되는 계곡으로, 물이 얼마나 깨끗하고 차갑던지요.
참가작 중 하나, 극단 가변의 [오델로 리그레또], 위천면 황선리 수승대 계곡
밤 8시...별들이 쏟아지는 감나무 아래 특설 무대에서 연극을 관람하는 맛은 분명히 특별한 감회가 있는 일이었습니다. 계곡에서 야영하는 사람들, 마을 사람들, 외지에서 우리 가족처럼 일부러 온 사람들이, 마련 된 여러 개의 특설 무대에 꽉꽉 차서 연극을 구경할 수 있다는 것.....아무리 생각해도 놀라울 뿐입니다.
여느 평범한 시골의 담벼락이 있고, 감나무에서 후두둑 설익은 감이 떨어지는 그런 곳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법석을 이루도록 한데에는 누군가의 희생이 있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는, 산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있는 시골 길을 달려, 계곡의 상류 쪽으로 더 들어가면서, 맑은 시골 공기를 맘껏 호흡했지요. 길 양 옆으로는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백일홍이 아름답게 줄지어 서 있고, 짙푸르게 자란 벼들은 통통하게 나락을 잔뜩 배고 있더군요.
계곡 길을 따라 난 지방도로를 한참 들어가다 보면 '한결고운 갤러리'라는 예쁜 이름의 잘 지어진 현대식 갤러리가 다리 건너로 보입니다.
조각가 정무길 선생님이 이뤄 놓은 삶의 역작이라고나 할까요. 홍익대학교 조각과를 졸업하고, 평생 거창지역에서 교사(마지막 근무지는 거창여자고등학교 교장으로 올해 2월 말에 정년퇴직)로 재직하면서 틈틈이 만든 조각 작품을 전시해 놓은 한결고운갤러리...이름답게 천혜의 아름다운 계곡을 전시장 안에서 내려달 볼 수 있게, 넓은 유리로 사면을 처리하였고, 계곡의 경사면을 이용해서 지은 멋들어 진 전시관이었지요.
지난 6월에 문을 열었는데, 아기자기하게 가꿔 놓은 정원이며, 정원에 놓여 있는 정성어린 작품, 그리고 손수 설계해서 지었다는 4층 건물의 초 현대식 갤러리가 너무도 아름답게 주위 경관과 조화를 이루고 있었지요.
*
하루를 더 머물면서 연극을 더 보고 가기를 원했으나, 아이들이 어딘가 딴 곳으로 가자고 제안하는 바람에 첵아웃, 가조 온천단지로 옮겼습니다. 최근에 온천이 개발되는 곳으로, 야외 노천 온천 수영장까지 갖춘 이곳 온천에서 한 낮의 뜨거운 무더위를 날려 보낼 수 있었지요.
아직은 개발 초기여서, 온천이라고 하지만, 세련되지 않은 자연미가 느껴지는 것 같아 더욱 좋았습니다.
늦은 점심을 먹은 후에, 우리들은 고향 가까운 곳으로 가서 여장을 풀고 쉬었다가 다음 날 있을 벌초에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고향 가까이로 이동했습니다. 88고속도로를 이용해서 해인사 인터체인지까지 간 다음 그곳에서 가야산 백운동 계곡에 위치한 가야산 국민관광호텔에 여장을 풉니다. 이곳에서 고향까지는 20여분 밖에 걸리지 않는 곳입니다.
*
오후에는 가야산 정상을 올라 보기로 의기투합을 이뤘기 때문이었지요. 해인사 쪽에서 가야산을 오르는 산행길은 멀지만, 백운동으로 오르는 가야산 등산길은 왕복 4시간이면 충분히 오를 수 있는 비교적 짧은 길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하기로 결정한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호텔 첵인을 한 후, 간편한 복장으로 가야산을 오릅니다.
가야산 정상인 칠불봉에서...칠불봉에서바라 본 상봉의 모습
며칠 전에 내린 비 때문인지, 백운동 계곡의 물이 얼마나 많은지요. 오르면서 계곡의 물을 약수 삼아 오르기를 2시간..드디어 가야산의 정상인 칠불봉(七佛峰; 해발 1433미터)에 섭니다. 연신 구름들이 몸을 휘감아 돌아갑니다. 발 아래 펼쳐지는 수림들의 바다가 휘돌아 지나가는 구름 속으로 장관을 이룹니다.
구름 때문에 시야가 가려, 우리 마을을 찾는 것 불가능했지요. 멀리서 천둥 소리까지 들리면서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것 같은 불안한 기류 때문에, 왔던 길로 다시 하산을 시도합니다.
다시 호텔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7시 15분...불과 3시간 30분 만에 정상 정복을 달성한 셈입니다.
*
14일 오전 8시..
새벽 4시에 출발해서 달려 온 가족들이 속속 선산에 도착합니다. 무성하게 자란 풀들의 생장력이란....키까지 자란 풀 때문에 묘가 하나도 보이지 않을 지경입니다.
그러나 예초기 4대로 장성한 청년들이 요란스런 작업을 하고 나면 봉긋 봉긋 산소들이 제 모습을 드러내면서 아담하게 가꿔지기 시작하지요.
점심 시간에는 준비해 온 음식들을 벌려 놓고, 온 가족은 물론 마을에 있는 어르신네들을 선산으로 모두 불러 모아 쉬원한 나무 그늘 아래서 한바탕 잔치를 합니다.
이렇게해서 올해 젬스 가족의 벌초 행사도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당초 계획보다 하루 앞 당겨서 돌아오는 고속도로는 어찌도 그리 잘 뚫려있던지요. 의미있고 신나는 가족여행...이상 보고를 마칩니다.
■ 여행 참고
1. 거창 국제연극제(KIFT) : http://www.kift.or.kr
2. 한결고운갤러리(정무길 조각가) : 경남 거창군 북상면 창선리 297-1
Tel.)055-943-2077, 휴대전화) 016-252-4301(김상미)
3. 가야산 온천국민호텔 : 경북 성주군 수륜면 백운동 1282-4
Tel.)054-931-3500
4. 가조 백두산 천지온천 : 경남 거창군 가조면 일부리 1301
Tel.)055-941-0721~3
매년 8월 15일(광복절)은 우리 온 가족이 모여 선산의 벌초를 하는 가족행사를 하는 날이지요. 올해에는 장손 조카가 15일 날 해외 여행이 계획되어 있어, 하루를 앞당겨 14일날로 정했지요.
저희 가족은 그 보다 이틀 앞서 내려갔습니다.
첫 기착지는 경남 거창 위천면 황선리...거창 국제연극제가 한창 열리고 있는 수승대 일대 계곡이었지요. 모텔에 숙소를 정하고 연극 티켓을 구입한 후 계곡에 발을 담급니다. 남덕유산 자락에서 내려오는 계곡은 오염되지 않은 몇 안되는 계곡으로, 물이 얼마나 깨끗하고 차갑던지요.
참가작 중 하나, 극단 가변의 [오델로 리그레또], 위천면 황선리 수승대 계곡
밤 8시...별들이 쏟아지는 감나무 아래 특설 무대에서 연극을 관람하는 맛은 분명히 특별한 감회가 있는 일이었습니다. 계곡에서 야영하는 사람들, 마을 사람들, 외지에서 우리 가족처럼 일부러 온 사람들이, 마련 된 여러 개의 특설 무대에 꽉꽉 차서 연극을 구경할 수 있다는 것.....아무리 생각해도 놀라울 뿐입니다.
여느 평범한 시골의 담벼락이 있고, 감나무에서 후두둑 설익은 감이 떨어지는 그런 곳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법석을 이루도록 한데에는 누군가의 희생이 있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는, 산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있는 시골 길을 달려, 계곡의 상류 쪽으로 더 들어가면서, 맑은 시골 공기를 맘껏 호흡했지요. 길 양 옆으로는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백일홍이 아름답게 줄지어 서 있고, 짙푸르게 자란 벼들은 통통하게 나락을 잔뜩 배고 있더군요.
계곡 길을 따라 난 지방도로를 한참 들어가다 보면 '한결고운 갤러리'라는 예쁜 이름의 잘 지어진 현대식 갤러리가 다리 건너로 보입니다.
조각가 정무길 선생님이 이뤄 놓은 삶의 역작이라고나 할까요. 홍익대학교 조각과를 졸업하고, 평생 거창지역에서 교사(마지막 근무지는 거창여자고등학교 교장으로 올해 2월 말에 정년퇴직)로 재직하면서 틈틈이 만든 조각 작품을 전시해 놓은 한결고운갤러리...이름답게 천혜의 아름다운 계곡을 전시장 안에서 내려달 볼 수 있게, 넓은 유리로 사면을 처리하였고, 계곡의 경사면을 이용해서 지은 멋들어 진 전시관이었지요.
지난 6월에 문을 열었는데, 아기자기하게 가꿔 놓은 정원이며, 정원에 놓여 있는 정성어린 작품, 그리고 손수 설계해서 지었다는 4층 건물의 초 현대식 갤러리가 너무도 아름답게 주위 경관과 조화를 이루고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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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더 머물면서 연극을 더 보고 가기를 원했으나, 아이들이 어딘가 딴 곳으로 가자고 제안하는 바람에 첵아웃, 가조 온천단지로 옮겼습니다. 최근에 온천이 개발되는 곳으로, 야외 노천 온천 수영장까지 갖춘 이곳 온천에서 한 낮의 뜨거운 무더위를 날려 보낼 수 있었지요.
아직은 개발 초기여서, 온천이라고 하지만, 세련되지 않은 자연미가 느껴지는 것 같아 더욱 좋았습니다.
늦은 점심을 먹은 후에, 우리들은 고향 가까운 곳으로 가서 여장을 풀고 쉬었다가 다음 날 있을 벌초에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고향 가까이로 이동했습니다. 88고속도로를 이용해서 해인사 인터체인지까지 간 다음 그곳에서 가야산 백운동 계곡에 위치한 가야산 국민관광호텔에 여장을 풉니다. 이곳에서 고향까지는 20여분 밖에 걸리지 않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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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가야산 정상을 올라 보기로 의기투합을 이뤘기 때문이었지요. 해인사 쪽에서 가야산을 오르는 산행길은 멀지만, 백운동으로 오르는 가야산 등산길은 왕복 4시간이면 충분히 오를 수 있는 비교적 짧은 길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하기로 결정한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호텔 첵인을 한 후, 간편한 복장으로 가야산을 오릅니다.
가야산 정상인 칠불봉에서...칠불봉에서바라 본 상봉의 모습
며칠 전에 내린 비 때문인지, 백운동 계곡의 물이 얼마나 많은지요. 오르면서 계곡의 물을 약수 삼아 오르기를 2시간..드디어 가야산의 정상인 칠불봉(七佛峰; 해발 1433미터)에 섭니다. 연신 구름들이 몸을 휘감아 돌아갑니다. 발 아래 펼쳐지는 수림들의 바다가 휘돌아 지나가는 구름 속으로 장관을 이룹니다.
구름 때문에 시야가 가려, 우리 마을을 찾는 것 불가능했지요. 멀리서 천둥 소리까지 들리면서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것 같은 불안한 기류 때문에, 왔던 길로 다시 하산을 시도합니다.
다시 호텔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7시 15분...불과 3시간 30분 만에 정상 정복을 달성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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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8시..
새벽 4시에 출발해서 달려 온 가족들이 속속 선산에 도착합니다. 무성하게 자란 풀들의 생장력이란....키까지 자란 풀 때문에 묘가 하나도 보이지 않을 지경입니다.
그러나 예초기 4대로 장성한 청년들이 요란스런 작업을 하고 나면 봉긋 봉긋 산소들이 제 모습을 드러내면서 아담하게 가꿔지기 시작하지요.
점심 시간에는 준비해 온 음식들을 벌려 놓고, 온 가족은 물론 마을에 있는 어르신네들을 선산으로 모두 불러 모아 쉬원한 나무 그늘 아래서 한바탕 잔치를 합니다.
이렇게해서 올해 젬스 가족의 벌초 행사도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당초 계획보다 하루 앞 당겨서 돌아오는 고속도로는 어찌도 그리 잘 뚫려있던지요. 의미있고 신나는 가족여행...이상 보고를 마칩니다.
■ 여행 참고
1. 거창 국제연극제(KIFT) : http://www.kift.or.kr
2. 한결고운갤러리(정무길 조각가) : 경남 거창군 북상면 창선리 297-1
Tel.)055-943-2077, 휴대전화) 016-252-4301(김상미)
3. 가야산 온천국민호텔 : 경북 성주군 수륜면 백운동 1282-4
Tel.)054-931-3500
4. 가조 백두산 천지온천 : 경남 거창군 가조면 일부리 1301
Tel.)055-941-07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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