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 한식을 맞아 해마다 다녀오는 성묘는 잘 하고 제자리에 돌아왔습니다.
선영 주변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할미꽃 하나를 화분에 옮겨왔습니다. 예전에 연남동 집 마당에 옮겨 심은 것도 뿌리를 잘 내려 해미다 봄이 되면 꽃을 피웠지요. 4년 전, 집이 팔리고 우리가 떠나온 후, 새로운 빌딩이 들어서느라 그 할미꽃은 자취도 없이 사라져 무척 아쉬웠는데 이번에 또 한 그루를 화분에 옮겨왔습니다.
김해시 연지공원에서 만개한 벚꽃과 튤립을 만날 수 있었고 그 다음 날 오전, 비록 간밤에 내린 비에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부산 사는 초딩 친구 합수 부부와 다시 들러 인증샷을 할 수 있었지요.
토요일 오후 3시에 있었던 [김해시립김영원 미술관] 개관식...먼 길을 달려가 참석하길 잘 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서울 세종로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을 제작한 김영원 조각가. 홍대 미술대 학장으로 계실 때 저는 미술대 교학과를 책임지고 있었지요. 예술계 대학생들의 취업율이 반영된 대학평가는 불합리한 점이 있다는 것을 교육부에 어필하기 위해, [전국 미술디자인계열 학장협의회]를 만들어 초대 회장과 사무국장을 각각 맡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도 했던 것은 기억에 남는 일입니다.
김영원 조각가는 창원시 대산면에서 태어났고 김해시 진영읍에 있는 중고등학교를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행사는 자신을 낳아 키워 낸 고향 땅에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결과를 다시 고스란히 환원하는 의미가 있는 뜻깊은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딴 미술관이 세워진다는 사실이 개인적으로는 엄청난 명예가 아닐 수 없는 일이니까요. 그리고 지역 입장에서는 모든 문화 혜택이 수도 서울에만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생 발전이라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고요.
개관식 공식 순서 하나 하나를 맡은 모든 관계자들이 하는 말이 하나도 허투루 들리지 않았습니다. 각자 자신이 어떤 역할을 했고 또 앞으로 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알고 발언하는 그 모습들이 김해시와 아무 상관이 없는 저였지만 참 대견스럽고 자랑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경남도지사, 김해시장, 그리고 지역 국회의원과 담당 공무원들, 뿐만 아니라 당사자인 김영원 작가의 자세까지.. 모두가 같은 마음 같은 꿈을 꾸고 있었으니까 말입니다.
덤으로 구경했던 개관식을 위한 공중 퍼포먼스는 이날 행사의 백미였습니다. "김해시립김영원 미술관" 명칭이 붙은 거대한 유리벽을 배경 삼아 공연된 퍼포먼스를 행사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올려다보며 지켜 봤던 그 순간의 모습은 그야말로 앞으로 미술관이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를 알려주었다고 생각됩니다.
어느 한 사람이 북 치고 장구 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한 마음 한 뜻으로 같은 방향 같은 지점을 바라보는 모습, 그것이 바로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것이라고 알려주는 듯했지요.
세종로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을 만들 때 사용했던 거푸집(석고 모형)을 그대로 보존했다가 이번에 미술관 개관식에 맞춰 전시를 했고, 그동안 평생 제작했던 작품 258점 일체를 모두 김해시에 기증했다고 합니다.
늦은 밤, 은평구 폭포동에 도착해 보니 이곳에도 벚꽃이 활짝 피어 만개를 했더군요. ㅎㅎ 이상으로, 꿈 같은 1박 2일의 고향 나들이 보고를 마칩니다. - 석전(碩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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