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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 독식 - ABBA

석전碩田,제임스 2022. 9. 7. 06:39

The Winner Takes It All
승자독식, 이긴 사람이 다 가져요
- ABBA

I don't wanna talk
About things we've gone through
난 우리가 겪은 일들을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Though it's hurting me
Now it's history
그것들이 나를 아프게 해도
이제 그것들은 지나간 일이니까요
I've played all my cards
And that's what you've done too
난 내가 할 건 다했어요
그리고 당신도 마찬가지고요
Nothing more to say
No more ace to play
더 시상 할 말도 없어요
해야 할 것은 뭐든지 다 했으니까요
The winner takes it all
승자 독식이죠
The loser's standing small
패자는 초라하게 서 있을 뿐이죠
Beside the victory
승리자 옆에서
That's her destiny
그것이 싸움에서 진 사람의 운명이지요

I was in your arms
내가 당신의 팔에 안겨 있었을 땐
Thinking I belonged there
그곳이 내가 있어야 할 곳이라고 생각했어요
I figured it made sense
난 그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Building me a fence
내게 울타리를 만들어 주고
Building me a home
내게 집을 만들어 주었어요
Thinking I'd be strong there
난 그곳에서 강해지리라 생각했어요
But I was a fool
Playing by the rules
하지만 난 규칙을 지키며 게임을 하는
바보였어요

The gods may throw the dice
Their minds as cold as ice
신은 그저 얼음처럼 차가운 마음으로
주사위를 던지겠죠
And someone way down here
Loses someone dear
그러면 저 아래 인간 세계에서는 누군가가
소중한 누군가를 잃게 되지요

The winner takes it all
승자가 모든 걸 다 차지하고
The loser has to fall
패자는 쓰러져야 하는거죠
It's simple and it's plain
간단하고 분명해요
Why should I complain?
왜 내가 불평하겠어요?

But tell me does she kiss
Like I used to kiss you?
하지만 말해주세요. 그녀가 키스하던가요
내가 당신에게 키스하던 것처럼?
Does it feel the same
When she calls your name?
같은 느낌인가요
그녀가 당신의 이름을 부를 때?
Somewhere deep inside
마음속 깊은 곳 어딘가에
You must know I miss you
내가 당신을 그리워한다는 걸 당신은 알아야 해요
But what can I say?
하지만 내가 할 말이 뭐가 있겠나요?
Rules must be obeyed
규칙은 따라야 하는 것을요

The judges will decide
심판들이 결정할 거예요
The likes of me abide
나 같은 사람들은 그 결정을 따를 뿐이예요
Spectators of the show
Always staying low
쇼의 관객들은
언제나 가만히 있어요

The game is on again
게임은 다시 시작되고
A lover or a friend
연인이든 친구이든
A big thing or a small
크든 작든
The winner takes it all
승자는 모든 걸 다 가져가죠

I don't wanna talk
If it makes you feel sad
그것이 당신을 슬프게 만든다면
난 말하고 싶지 않아요
And I understand
You've come to shake my hand
그리고 난 이해해요
당신이 나와 악수하러 왔다는 걸
I apologize
If it makes you feel bad
당신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면
제가 사과할께요.
Seeing me so tense
No self-confidence
자신감 없이
내가 너무 긴장하는게

But you see
하지만 당신은 알거에요
The winner takes it all
승자가 모든 것을 가진다는 것을
The winner takes it all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고

So the winner takes it all
그러니 승자가 모든 걸 가져요
And the loser has to fall
패자는 쓰러져야 하는 거지요
Throw a dice, cold as ice
얼음처럼 차갑게 주사위를 던지면
Way down here, someone dear
여기 낮은 곳, 소중한 누군가는
Takes it all, has to fall
모든 것을 가져가고, 쓰러진다는 사실이
It seems plain to me
내게는 너무 분명해 보여요.

- 제 7 집 앨범 <Super Trouper>(1980)

* 감상 : ABBA. 스웨덴의 부부 혼성 팝 그룹으로 공전의 히트를 친 7080세대의 그룹입니다. UK 차트와 미국의 빌보트 차트에서 순위에 오른 곡들만 꼽아도 다 기억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많습니다. Waterloo, So Long, Dancing Queen, The Name of the Game, Chiquitita, Take a Chance on Me, Gimme! Gimme! Gimme!, The Winner Takes it all, Mamma Mia, I have a dream 등 수많은 팝 곡들은 듣기만 해도 절로 몸을 흔들게 할 정도로 경쾌한 리듬으로 대중을 사로잡았습니다.

늘 소개하는 이 노래는 ABBA가 1980년에 발표한 노래입니다. 제 7집 정규앨범인 <Super Trouper>에 수록된 곡입니다. 여자가 헤어진 남자를 그리워하며 헤어지면 둘 중 하나는 패자가 되고 하나는 승자가 되는 비정한 현실을 한탄하듯이 노래한 내용입니다.

금없이 이 노래를 소개하는 것은, 지난주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감상했던 영화 <베르히만 아일랜드>라는 제목의 영화에 이 곡이 삽입되어 있어 다시 한번 찾아 들으면서 ABBA의 노래를 들으며 추억에 잠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스웨덴의 영화 거장, ‘베르히만’을 소재로 다룬 영화라, 그 나라의 대표적인 팝 그룹인 ABBA가 불렀던 노래를 삽입함으로써 마음껏 ‘스웨덴’을 자랑하려고 했나보다 생각했지만, 그보다 훨씬 더 의미심장한 의도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노래는 발표 당시 그룹의 멤버 중의 하나였던 비에른 울바에우스와 앙네트 펠트스코그의 실제 이혼 이야기를 소재로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많이 제기되었습니다. 비에른은 ‘이 곡이 이혼에 관한 건 맞지만 우리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의 경우에는 이긴 사람이나 진 사람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노래 가사는 그들의 진짜 사연처럼 애절한 한 편의 드라마로 다가옵니다. 원래 이 곡이 ‘The Story of My Life’라는 제목이었다가 지금의 제목으로 확정된 것을 고려하면 그들의 이야기를 가사로 썼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는 것도 사실입니다.

연을 당한 여자 입장에서 씌여 진 가사 내용은 만남과 헤어짐을 신이 즐기는 ‘카드 게임’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게임을 하는 신(gods)을 냉혹하고 차가운 마음을 가진 존재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런 상상은, 마치 동양의 고전인 노자(老子)에서 ‘천지(天地)를 불인(不仁)하다’고 설명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나 할까요. 신이 던진 주사위에서 진 자신은 더 이상 불평할 수도 없고 그립다고 말할 수조차도 없으니 ‘그게 게임의 규칙이니 어쩔 수 없다’고 노래하는 가사가 어쩌면 이렇게 애절하게 다가오는지요!


‘베르히만 아일랜드’는 프랑스 국적의 감독 ‘미아 한센 러브’가 만든 영화입니다. 그리고 스웨덴의 유명한 영화 감독인 ‘잉마르 베르히만’이 말년을 보냈던 스웨덴 고틀란트 주의 작은 섬 ‘포뢰’를 배경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영화는 부부인 크리스(아내)와 토니(남편)가 각자 새로운 영화 작품의 시나리오를 구상하기 위해서, 영화의 거장 베르히만이 말년을 보내면서 작품 활동을 했던 포뢰섬을 방문하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시작이 됩니다. 영화 거장 예술가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공간에 머물면서 그의 삶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크리스와 토니는 시나리오를 써 내려가지만, 남편 토니가 비교적 수월하게 시나리오를 풀어가는 데 반해, 크리스는 자신의 이야기에 대한 결론 부분에서 꽉 막혀 도저히 앞으로 나가지 못하며 괴로워하게 되고, 결국 두 부부의 관계는 ‘조그만 틈’이 생기면서 묘한 긴장감 속에서 엇나가게 됩니다.

 

화는 이 과정을 묘사하면서, 영화 속에 크리스가 써 내려가는 시나리오를 마치 액자 속에 넣어서 또 다른 영화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말하자면 마치 그룹 ABBA가 부른 노래의 가사가 실제 그룹 멤버 부부의 이혼 이야기가 아닌 듯하지만, 실상은 바로 그들의 이야기임을 암시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술가의 삶이 꼭 현실을 떠나야만 위대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것일까. 현실과 위대한 예술의 작가적인 상상력은 절대로 공존할 수 없는 것일까. 바로 이런 고민 끝에 만들어 진 영화가 ‘베르히만 아일랜드’였기에 이 영화 속에서 ABBA의 노래, ‘The Winner Takes It All(승자 독식)’이 배경 음악으로 선택된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 의도된 것이었다는 말입니다.

제, 영화 평론가들은 이 영화를 감독했던 ‘미아 한센 러브(1981년생)’ 감독은 나이 차이가 엄청나게 많이 나는 ‘올리비에 아시야스(1955년생)’ 감독을 연모했는데, 바로 그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 속에 풀어낸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월이 오면 ‘그대 / 사랑이란 / 어찌 우리 둘만의 사랑이겠는지요 / 그대가 바라보는 강물이 / 구월 들판을 금빛으로 만들고 가듯이 /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 사람과 더불어 몸을 부비며 / 우리도 / 모르는 남에게 남겨줄 / 그 무엇이 되어야 하는 것을’ 노래했던 안도현 시인의 시가 생각납니다. 9월은, 우리가 써 내려가는 우리 자신의 이야기는 겉모습만 화려한 ‘영화나 노래’가 아니라, 현실에 든든히 뿌리 박은 ‘나의 이야기 그리고 우리의 예술 작품’이 되어가는, 풍성한 결실의 계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석전(碩田)

ABBA - The Winner Takes It All 전곡 유튜브 팝송 Music Video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92cwKCU8Z5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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