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ok at the birds of the air; they do not sow or reap or store away in barns, and yet your heavenly Father feeds them. Are you not much more valuable than they?"(Matt. 6:26)
"공중의 새를 보라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창고에 모아들이지도 아니하되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기르시나니 너희는 이것들보다 귀하지 아니하냐"(마 6:26)
* 묵상 : 예수님이 산에 올라 무리를 앞에 두고 설교하신 내용을 산상수훈(山上垂訓)이라고 부르는데 오늘 묵상하는 말씀은 그 산상수훈에 등장하는 구절입니다. 이 말씀을 하실 때 아마도 예수님은 마침 공중을 나는 새와 주위에 화려하게 피어있는 백합화들을 보시고는, 무리로 하여금 그것을 보라고 손가락으로 가르키면서 이 말씀을 하신 듯 합니다.
겨울로 접어들면서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대유행의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주 그 일을 겪으면서 느낀 건, 코로나19라는 실체보다는 '불안과 공포'라는 보이지 않는 존재가 더 우리를 옥죄고 힘들게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 묵상하는 말씀이 '염려와 세상 근심'(27절, 31절, 34절)이라는 단어로 곧바로 이어지는 걸 보면 예수님 당시에도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불안과 공포 때문에 더 많이 힘들어했던 것이 분명합니다. 이 때 예수님이 주셨던 말씀은 '무엇을 입을까 무엇을 먹을까 염려하는 것 대신에,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25절, 33절)는 명령이었습니다.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것'은 거창한 게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내가 하는 아주 작은 하찮은 일을 마음과 정성, 성실을 다해서 하는 것입니다. 얼마 전에 읽었던 이문재 시인의 '오래된 기도'라는 제목의 시가 문득 생각이 납니다.
[오래된 기도]
- 이문재
가만히 눈을 감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왼손으로 오른손을 감싸기만 해도
맞잡은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기만 해도
말없이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기만 해도
노을이 질 때 걸음을 멈추기만 해도
꽃 진 자리에서 지난 봄날을 떠올리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음식을 오래 씹기만 해도
촛불 한 자루 밝혀 놓기만 해도
솔숲 지나는 바람 소리에 귀 기울이기만 해도
갓난아기와 눈을 맞추기만 해도
자동차를 타지 않고 걷기만 해도
섬과 섬 사이를 두 눈으로 이어주기만 해도
그믐달의 어두운 부분을 바라보기만 해도
우리는 기도하는 것이다
바다에 다 와가는 저문 강의 발원지를 상상하기만 해도
별똥별의 앞쪽을 조금 더 주시하기만 해도
나는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만 해도
나의 죽음은 언제나 나의 삶과 동행하고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인정하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고개 들어 하늘을 우러르며
숨을 천천히 들이마시기만 해도
- 시집 <지금 여기가 맨 앞>(문학동네, 2014)
주님, 또 하루를 힘차게 시작합니다. 오늘 하루도 지켜주옵소서. 아침부터 지저귀는 저 새들과 뜰에 피어 있는 국화 한 송이를 바라보면서도 함께 하시겠다 하신 주님의 약속을 떠올리게 하옵소서. - 석전(碩田)
'오늘의 1분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증한 예배(제사)를 받지 않으시는 하나님 (0) | 2020.12.01 |
---|---|
약속의 잔칫 자리에 초대된 자 (0) | 2020.11.30 |
토지 평등권,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 (0) | 2020.11.23 |
자기 기준으로 남을 판단하고 평가하는 인간 (0) | 2020.11.19 |
극강 제국의 군주에 맞서는 자세 (0) | 2020.11.15 |